국가대표 수비수인 장현수가 영원히 대표팀으로 뛸 수 없게 되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장현수는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류 조작은 중대 범죄다.

월드컵에선 경기력 논란, 병역특례 서류 조작으로 화룡점정

장현수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서 수많은 축구 팬들의 공분을 샀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수비로 패전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실수는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경기 중 실책만으로 장현수를 비난하는 것은 부당해 보일 수도 있었다.

월드컵은 끝났다. 그리고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이 군 면제를 받기 원하는 수많은 이들은 환호를 보냈다. 누군가에게는 아깝기만 한 군 면제를 손흥민만은 꼭 받길 원하는 팬들의 마음은 단순했다.

해외 리그에서 활동하는 손흥민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다. 군복무로 인해 그의 선수생활이 단절되지 않기 원하는 팬들이 많았다. 이전에 대표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딸 수도 있었지만 당시 소속팀인 레버쿠젠의 반대로 출전을 하지 못했었다.

이후 손흥민에게는 기회가 오지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 기회였던 아시안게임에서 그는 그의 힘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많은 이들은 박수를 보냈다. 최선을 다한 그에게 그만한 대가는 당연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장현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현수는 이미 군 면제를 받았다. 나름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월드컵 전에도 장현수 수비 실력에 문제를 지적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리고 실제 월드컵에서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실책을 저지르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시간이 지나면 경기력에 대한 불만은 조금씩 누그러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서류조작 사건은 장현수라는 축구 선수를 기억하게 하는 키워드로 남겨졌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온다.

대한축구협회는 장현수에게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혐의로 '국가대표 퇴출'이라는 철퇴를 내렸다. 그들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현재 병역 특례 논란이 시끄럽기 때문이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에 대한 공분이 격하게 일었다. 야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고도 쫓기듯 귀국해야 할 정도였다. 병역 문제 논란으로 인해 한국 야구의 절대적인 존재였던 선동열 감독은 국회 청문회장에 서게 됐다.

병역 문제 하나만으로 야구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은 아니다. 과도한 연봉과 선수들의 자질 논란,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마추어 팀들과 가진 경기에서 드러난 처절한 경기력 등 정상적인 구조 속에서 이뤄지는 프로 경기이고 대표팀 경기인지 의문을 품은 이들이 많았다.

역설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금메달을 딴 축구대표팀은 이후 평가전에서 구름 관중을 모으며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야구장에서나 볼 수 있었던 환호가 다시 축구장으로 옮겨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현수가 봉사활동 서류 조작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대한축구협회가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았다.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서창희 스포츠 공정위원회 위원장이 병역특례 봉사활동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난 수비수 장현수(FC 도쿄)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축구협회 공정위원회는 1일 장현수에 대해 국가대표 자격을 영구 박탈하고 벌금 3천만 원을 부과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국가대표 자격을 일시 박탈하는 것이 아닌 영구적으로 박탈한다는 조처는 강력하다. 그 어떤 이유로도 장현수가 다시는 국가대표로는 뛸 수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건 불합리하다. 재발 방지 차원에서 엄중하게 벌을 내렸다"

공정위원회 서창희 위원장의 설명이다. 당연한 조처다. 더 과격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는 팬들은 장현수에게 군 복무를 하라고 요구할 정도다. 마땅히 해야 할 봉사 활동을 하지 않은 채 서류 조작을 했기 때문에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로서는 현재 상황이 불안하기도 할 것이다. 아시안게임 성과로 인해 모처럼 관심을 받기 시작한 시점에서 장현수의 서류 조작 사건이 다시 논란을 부채질 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지배하고 있었을 것이다.

장현수에 대한 국가대표팀 자격 영구 박탈은 당연한 조처였다. 논란이 터진 직후 일본 소속팀 팬들에게는 사과를 하고, 국내에서 대한축구협회 결정이 내려진 이후에야 사과문을 낸 장현수는 여러모로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대중이 원하지 않는 프로 선수는 존재 가치가 없다. 그런 점에서 장현수는 축구 선수로서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장현수 사건으로 인해 스포츠 선수들의 병역 특례 논란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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