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가 10회 연장을 결정하고 점점 전개가 늘어지고 있다. 연기자와 제작자 간의 연장 합의는 됐으나 작가와는 연장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 내용이 빈약하다. 세자와 연잉군의 형제애를 다루는 것이 훈훈했지만 세자와 연잉군이 궁을 나와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세상 구경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세자가 도둑 누명을 쓰고 포청에 갇힌 상태가 된 것이다. 세자의 신분이 발각 되면 문제가 되는 상황이라 신분을 밝히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궐은 비상이 걸린다.

세자가 없어진 긴박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세자와 연잉군이 대궐에 없다는 사실을 시간 때우기처럼 한 컷 한 컷 열심히 담았다. 또한 세자를 찾기 위해 내금위와 의금부 군사가 여기 저기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는 장면을 세심한 배려로 그려냈다. 또한 동이가 직접 나서서 세자와 연잉군이 찾기 위해 허둥지둥 찾아다니는 모습으로 드라마 시간을 모두 채운 듯하다.

이것이 연장 방송의 효과인 듯싶다. 세자와 연잉군이 동시에 없어진 상황이기는 하나 진전없는 상황을 연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정말 지루하다 못해 화가 날 정도로 짜증스런 방송이었다. '동이가'가 시청률이 30%를 넘은 적도 있었으나, 지금은 겨우 20%대 시청률에 머물러 있다. 연기자들 놀라는 장면은 예술로 촬영한 듯하다. 동이가 좌우 고개 돌리며 놀라는 장면은 어김없이 옆에 있던 차천수도 고개 돌리며 놀란다. 사극이란 점을 감안해도 지나친 오버연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시간 때우기란 점을 감안하면 놀랍지도 않다. 연장 방송에 합의했다면 그에 맞는 내용이 추가되었을 텐데, 뜨뜻미지근하게 늘어지는 엿가락 전개를 하는지 이해할 수밖에 없다. 이는 연장에는 합의했으나 내용은 추가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존의 전개를 늘어지게 함으로써 시간 때우기처럼 느껴진다.

국내 드라마 제작 환경에 있어 사전 제작이란 것이 어렵고 때에 따라서는 연장 방송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장방송이 모두 좋은 것은 아니다. 연장 방송으로 인해 드라마 전개가 흐트러지거나 짜임새 있던 드라마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전개로 진행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물론 연장 방송으로 시청자들은 더욱 오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고, 때에 따라서는 연장을 요구하기도 있지만, 전개가 늘어지고 흐트러지는 연장은 시청자들도 원치 않을 것이다.

이번 주 방송된 '동이'는 내용 없는 시간 때우기 방송밖에 되지 못했다. 의미 있는 사건 전개는 빈약하고 그저 저잣거리 구경만 실컷 한 셈이다. 진전 없는 전개는 무의미한 엿가락 전개밖에 되지 않는다. '동이'가 왜 30% 시청률에서 20%대로 하락했는지 그 이유는 분명하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