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퇴직공무원이 가장 많이 취업한 기업은 '삼성'인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계열사에 취업한 공무원이 총 18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인사혁신처러부터 제출받은 '지난 10년간 퇴직공무원 취업심사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이 확인됐다. 이 대표는 "퇴직공무원이 취업심사를 요청한 총 3560건 중, 취업제한에 걸린 456건을 제외한 3104건이 승인됐다"며 "취업 3104건 중 삼성전자 등 삼성계열사에 취업한 수는 총 181건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각 부처별 취업심사 신청수 순으로 살펴보면 경찰청 994건 신청 중 838건이 승인됐고, 국방부는 657건 신청 중 592건, 검찰청 176건 중 169건, 국세청 152건 중 118건 등의 순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106건 중 101건, 관세청 106건 중 99건, 국토교통부 96건 중 76건, 국가정보원 93건 중 92건, 외교부 77건 중 70건이 승인됐다.

노동부의 경우 취업심사 23건 중 삼성그룹 취업승인이 4건으로 확인됐으나 그 중 동일신청인 1명을 포함, 3명이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신청인은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시 노동부 고위관료와 연락을 취했던 황우찬 상무가 삼성경제연구소로 취업 후 삼성전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2회 취업심사한 것이다.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연합뉴스)

이정미 대표는 "삼성그룹 계열사를 모두 확인한 결과, 노조 파괴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삼성전자 및 삼성경제연구소에 47명이 취업해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서비스에는 12명이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삼성전자서비스에 재취업한 12명은 모두 경찰 출신"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들은 모두 삼성그룹에 노조가 설립된 2012년부터 최근 6년간 집중 채용됐다"고 강조했다.

이정미 대표는 "삼성그룹 계열사에 취업한 퇴직공무원 소속 기관으로는 경찰청 63명, 국방부 32명, 검찰청과 감사원이 각 10명, 외교부 9명, 국세청이 8명이었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국토교통부 등 부처 이외에 모든 부처와 청 구분 없이 삼성으로 이직 현상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이정미 의원은 "퇴직공무원의 재취업은 공직자윤리법이 정한 제한 규정을 반영해 사회발전과 개인의 능력을 발휘하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특정업체 이직 쏠림 현상은 공무원 재직 시 해당 기업의 눈치를 보게 되는 역기능이 나타나는 것 또한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홍문표 자유한국당 의원은 경찰공무원 간부급 퇴직자 중 81%가 대기업이나 경찰 직무와 관련된 이익단체에 임원으로 재취업했으며, 취업심사 대상자 전원이 재취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홍문표 의원이 경찰청이 제출한 경정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116명의 경찰 퇴직자 취업 심사대상 중 94명이 삼성 등 대기업을 비롯한 5대 대형로펌, 도로교통공단, 건설, 경비업체 등 취업제한 업체에 고위급 임원이나 고문 등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12월 퇴직한 경무관 출신 경찰간부가 4개월만에 두산중공업 고문으로 취업하고, 경찰청 국장급 치안감 퇴직자 8명 전원은 삼성물산, SKT, 법무법인 대륙아주, 도로교통공단, 총포화학안전기술협회 등에서 이사장, 고문, 감사, 본부장으로 재취업했으며, 지방경찰청장급 치안정감 11명 퇴직자 전원도 대기업 임원자리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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