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오서 코치와의 결별을 선언하고 미국행을 택했다. 그동안 오서 코치와 김연아는 드림팀으로 불릴 만큼 환상적 콤비를 만들어 냈다. 하지만 불편한 관계로 자연스럽지 않은 결별을 했다. 진실이 무엇이든 오랜 세월 같이한 코치와의 결별이 자연스럽지 못했단 점은 아쉽다. 선수와 코치가 결별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선수와 코치가 오랫동안 좋은 관계로 지속되면 좋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김연아와 오서 코치의 결별이 문제가 아니다. 개운치 못한 결별 후 소식이 씁쓸할 뿐이다.

미국 LA타임즈는 김연아의 행보에 대해 더욱 우울하게 만든다. LA 타임즈는 김연아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겨스케이팅 전문기자 필립 허쉬는 최근 LA 타임즈 홈페이지의 블로그 코너에 올린 글을 통해 "나의 직감에 불과하지만, 더 이상 김연아는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 같다. 밴쿠버 올림픽의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인 김연아와 에반라이사첵 모두 선수 활동을 끝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두 선수 모두 각자 커리어의 최고 활약을 펼치며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은퇴 시기로선 지금이 전혀 나쁘지 않다"며 김연아의 은퇴 쪽에 무게를 뒀다.

김연아는 2011년 ISU 세계피겨선수권에 나설 예정인 만큼 은퇴를 섣불리 예단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향후 계획에 대해 뜸을 들인 점, 오서 코치와의 결별 소식 등을 감안하면 은퇴하는 것 아니냐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다.

밴쿠버 올림픽이 끝나고 김연아의 향후 행보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한 느낌이 든다. 은퇴를 하느냐? 선수생활을 계속 하느냐? 밴쿠버 올림픽이 끝난 후 언론에 드러난 수많은 질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4년 후 올림픽에 출전할 것이냐였다. 그만큼 언론과 국민들이 김연아에게 4년 후의 올림픽 출전을 종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그녀에게는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모든 열정을 내어 밴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김연아에게 요구된 것은 4년 후의 또 다른 올림픽이다. 왜냐하면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영광을 재연하고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고 보고 싶어 하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김연아가 아직 젊고, 4년 후에도 멋진 연기를 보여 줄 것이란 희망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 했을 것이다.

김연아는 은퇴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을 계속해 4년 후 올림픽에 출전해서 금메달을 다시 따주길 바라는 국민들이 요구 때문에 바로 은퇴를 선언하는 것은 그동안 믿고 열광해준 팬들에게 실망을 주게 된다. 김연아도 국민들의 지지와 열망을 무시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오서 코치와의 결별로 인해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코치와의 결별로 연습 공백이 있어서 심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을 생각하면, 내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좋은 결과를 내줄 거란 희망은 잠시 접어 둬야 할지도 모른다.

선택은 김연아의 몫이지만,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김연아 선수의 은퇴 소식은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하지만 김연아의 결정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녀가 어떤 결론을 내리든 그녀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칼럼니스트, 1인 미디어인 블로그가 사회 생태계 진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꿈꾸며, 새로운 감각으로 방송연예 & IT 전반을 분석하는 블로그 운영(블로그 주소 http://tiworker.tistory.com). 경향파워블로그기자로 활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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