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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CCTV 등 외국방송도 등급 표시, 맞긴 맞는데"국내법 적용해야" vs "외교적 문제 불거질 수 있어"
김광선 기자 | 승인 2010.09.09 17:54

   
  ▲ NHK 방송국  
방송통신위원회가 NHK,BBC,CCTV 등 외국방송에 대해 등급분류 표시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최근 외국방송재송신 사업자 및 그 대리인에게 공문을 보내 방송 심의 규정인 '프로그램 등급분류 이행계획'을 올해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방송법에 제78조2에 따르면 외국방송도 국내 방송 심의규정에 따라 '15세', 또는 '19세' 등의 프로그램 등급분류 및 표시를 이행해야 한다. 만일 외국방송이 프로그램 등급분류 및 표시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받거나 심하면 승인취소를 받아 국내에서 방송을 할 수 없게 된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외국방송도 심의 규정 준수를 약속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까지 등급분류 및 표시를 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이는 실질적으로 국내 방송법을 어기고 있는 것으로 방통위는 심의규정 준수를 위한 이행계획서 제출을 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통위가 이처럼 심의규정 준수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NHK, BBC, CCTV 등 주요 나라의 공영방송 외에 다른 외국방송들이 19세 이상의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거나, 자극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그동한 문화적 다양성과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해 외국방송의 뉴스와 다큐 등은 등급표시에 대한 필요성이 없었다"며 "하지만 외국방송이 늘어나고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서 국내법 적용을 엄격히 해야할 필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외국방송이 심의 규정 준수에 대한 이행계획서를 제출한 이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행정처분 및 승인취소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CCTV 방송국  
방통위가 이처럼 외국방송에 대해 심의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고 나섰으나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외국방송이 우리나라에만 등급표시를 적용해 전파를 송출하기 위해선 위성으로 송출되는 전파에 코드를 삽입해야 한다. 또한 방송을 송출하는 외국방송에서도 별도의 장치가 필요하고 국내의 케이블이나 위성방송도 셋탑박스를 설치해 이 코드를 풀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돈이다. 외국방송의 한 관계자는 "만일 한국을 위해서만 등급표시를 할 경우, 한달에 3천 만원 이상 소요되고, 1년이면 3억 6천만원, 10년이면 36억 원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외국 공영방송의 경우, 고품격 다큐를 방송함에 있어서 등급표시를 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심의 규정을 지키라고 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그는 "만일 돈이 너무 많이 들어 우리 회사가 한국에 방송을 보내지 못하겠다고 하면, 이는 국제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의 방통위가 심의 규정을 이유로 우리 방송을 취소할 경우, 우리 또한 한국에 엄격한 법 규정을 적용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KBS는 중국의 CCTV를, CCTV는 KBS월드를 각각 대신 송출해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의 요구대로라면 CCTV도 KBS에 동일한 요구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KBS의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만일 CCTV에 엄격한 심의 규정 준수를 요구한다면 CCTV에게 그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것이고, 그러면 KBS도 중국에서 같은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외국방송에 대해 엄격한 심의 규정 준수를 요구하는 것은 타당한 측면이 있으나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과거 외국 방송사에서 근무했던 한 관계자는 "방통위가 외국방송에 대해 규제를 하는 것은 법적인 부분에 있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으나, 상황을 봐서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광선 기자  ksu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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