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2의 예선이 끝나고 슈퍼위크가 시작되면서 뛰어난 실력자들 사이에서 그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룹미션을 통해서 모두 20명의 합격자가 나오게 되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추가로 4명의 합격자까지, 모두 24명이 두 번째 미션인 라이벌 미션을 수행하게 되는데요. 이 라이벌 미션은 비슷한 성향의 2명을 짝을 지어 노래 한곡을 가지고 평가를 하여, 둘 중 한명만 합격하게 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 방식에는 커다란 오류가 있는데요. 단순히 비슷한 성향으로만 짝을 짓다보니까, 다른 조에 비해 월등히 뛰어난 두 명이 짝이 지어지면 어쩔 수 없이 한명은 실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탈락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번 슈퍼스타K2의 참가자들 중에서 누가 우승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일단 슈퍼위크 그룹미션까지 봤을 때 가장 눈에 띄고 우승후보라고 할 만한 참가자는 김지수, 장재인, 존박, 허각입니다. 강승윤도 강산에를 떠올리게 하며 눈에 띄기는 하지만 왠지 우승후보라고 하기엔 아직 다소 미흡한 점이 보이고, 좀 더 다듬어져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요. 이 외에도 나머지 참가자들 역시 다들 실력은 뛰어나지만 위 4명에 비해 감동의 크기는 확실히 덜 하죠.

그런데 이 우승후보라고 생각되는 4명이 모두 이번 라이벌 미션에서 짝을 지어 조기에 맞붙게 되었습니다. 김지수는 장재인과, 존박은 허각과 경쟁을 펼치고 그 중 반드시 한 명씩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솔직히 그 4명이 4강을 형성할 것이라고 기대했던 터라, 두 명이나 조기 탈락을 한다는 것은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지난 3일 방영된 김지수와 장재인의 '신데렐라'는 정말 환상적이었는데요. 둘 다 원곡인 서인영의 '신데렐라'를 모르는 상태에서 그 짧은 시간동안 기타반주에 맞춰 편곡하고 재해석하여 자신들만의 색깔로 소화해내는 모습을 보며 정말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심사위원이었던 박진영 역시 "관객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정말 즐겁게 들은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너무 신났고 감동적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는데요. 그 둘이 뭉쳐서 한 무대에서 함께 하게 되니 정말 그 시너지 효과가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흥도 잠시, 이내 그 둘 중 한명은 탈락을 해야 된다는 사실이 정말 슬프게 다가왔는데요.

이 둘의 결과는 이번 주 방영분에서 결정이 나게 되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심사위원들의 분위기상 장재인이 떨어지는 듯 보이는데요. 김지수가 과거 이승철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면, 장재인은 과거 자우림의 김윤아를 떠올리게 만들며 인상적이었는데 참 안타깝습니다.

존박과 허각의 대결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존박은 이미 미국 아메리칸 아이돌에 참가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고, 허각은 한국형 폴포츠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존박이 감미롭고 완성도 높은 목소리라면, 허각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목소리인데요.

그 둘은 그룹미션을 할 때도 같은 조를 하면서 우정을 쌓아온 터라, 죽느냐 사느냐를 두고 외나무다리에서 대결하는 그들이 참 안쓰럽게 느껴집니다. 특히 허각은 존박이 가사를 제대로 암기 못해 그룹미션에서 떨어질 때도 자기 때문에 떨어진 것 같다며 울음을 터트린 적이 있는데요. 패자부활전으로 돌아온 존박을 보고 기뻐서 끌어안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고 참 덩치에 맞지 않게 여린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존박의 경우 외국에서 생활해온 터라 공과 사는 확실히 분간을 하는 것 같지만, 허각의 경우 너무 정에 이끌려 그 둘의 대결에서 행여나 자신의 실력을 100% 이상 발휘하지 못할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허각이 통과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실력이 좀 더 뛰어나고 완성도 높은 목소리는 노력 여부에 따라 다듬어질 수 있지만, 감동을 주는 목소리는 노력한다고 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최측의 입장에서도 슈퍼스타K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권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국민 오디션인데요. 미국의 아메리칸 아이돌과 영국의 브리튼즈 갓 텔렌트를 본떠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그렇기에 존박이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TOP20 안에는 들었다고 슈퍼스타K에서 승승장구할 것이라고는 생각이 되지 않았는데요.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하나 한국의 슈퍼스타K 역시 만만치 않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존박이 떨어지고 패자부활전을 통해 올라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결과적으로 존박은 패자부활전을 통해서 다시 올라오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가장 우승권에 근접하다고 생각하는 허각과 라이벌 미션을 수행하게 되었는데요. 분명히 존박 역시 스타성이 보이고 상품성이 있지만, 슈퍼스타K의 입장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폴포츠 같은 영혼을 울리는 목소리를 발굴하는 것이 더 큰 이득을 가져다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결국 떨어진 존박이 슈퍼스타K에서 우승을 하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구요.

어찌되었든 보다 높은 곳에서 서로 경쟁하지 못하고 대진운이 나빠 조기에 맞붙어 둘 중 하나는 탈락하게 되는 상황이 정말 안타깝기만 합니다. 최종 4명이 남아 자웅을 겨루게 되는 장면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당장은 그들의 대결을 보며 감동을 받지만, 이후 대결은 김빠진 풍선처럼 긴장감이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데요. 그래도 앞일은 알 수 없다고 덜컥 김그림이 우승해버리는 변수가 생기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skagns.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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