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전혁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비핵화 선제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동시행동의 원칙'을 준수한다면 비핵화를 취할 의지가 있다고 했다. 5일 북한을 방문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 같이 전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연합뉴스)

6일 정의용 실장은 대북특사단 방북 관련 브리핑에서 진행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여러차례 분명하게 천명하고 강조했다"며 "자기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구심 제기에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드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그러면서 풍계리는 갱도의 2/3가 완전 붕괴돼서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고,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도 북한 내 유일한 실험장이고, 향후 장거리탄도미사일 중지를 뜻한다. 이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것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도 요청했다"며 "공개할 수는 없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결정에 대한 자신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느낄 여건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연내 종전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생각하는 종전이 뭐고 상응하는 조건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잘 아시는 것처럼 종전 선언은 이미 남북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며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관련국 간의 신뢰를 쌓기 위해 필요한 첫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북한도 우리의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과 우리나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문제, 종전 선언을 하면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든지,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든지 하는 것들은 종전 선언과 전혀 상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입장을 우리에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의용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무산 관련 질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최근 북미 협상이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의용 실장은 "그러면서 이러한 신뢰의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간의 70년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과 관련한 구체적 답변은 하지 않았다"며 "다만 북한의 선제적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계속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고 전했다.

정의용 실장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북한도 한국의 역할을 좀 더 기대하고 있다"며 "이번에 대통령이 평양에 방문하게 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간 협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용 실장은 관련국에 특사단 방북 결과를 어떻게 알릴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우선 주변 주요국과의 특사단 결과 공유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할 계획"이라며 "필요하다면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여러분께 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정의용 실장은 "핵무기 초기 조치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한은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비핵화 조치를 취할 용의와 의지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