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켄슈타인>,<벤허> 등 기존 뮤지컬과 달리 서울예술단이 추구하는 창작가무극은 한국의 신화와 역사, 설화 가운데서 소재를 찾고 음악극으로 전개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소재를 찾는 데 있어서) 내면의 소스는 한국적인 원형을 추구한다. 한국의 젊은 작가를 발굴, 개발해서 무대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 창작가무극의 역할이다.”

4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작발표회에서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이 서울예술단이 추구하는 창작가무극의 방향성에 대해 이같이 표현했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사진제공=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은 타 뮤지컬 기획사와 달리 한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찾아 한국적 악기 및 양악으로 극을 전개하는 특성을 갖는 국공립기관이다.

유희성 서울예술단 이사장은 취임 후 공식석상에서는 처음으로 취재진과 자리를 함께했다.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 단원 출신으로, 뮤지컬협회 이사장을 역임하다가 이사장에 취임한지 두 달 됐다”고 전했다.

“서울예술단은 고향과 같은 곳이라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힌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이 기존에 잘해오던 시스템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봉사하고 노력할 예정”이라는 취임의 변을 남겼다.

“기존 뮤지컬과는 변별성이 있으면서도 국제화된 (무대) 언어가 스며드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방 공연을 하면서 국제 교류를 준비하는 중이다. 믿고 보는 창작가무극을 제공하고자 한다”는 각오를 보였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무대화한 계기에 대해 유희성 이사장은 “서울예술단은 민간단체에서 쉽게 작품화하기 어려운 작품을 시도하길 즐겨한다. 국립단체라 할 수 있는 실험적인 모험을 한다”고 답했다.

이어 유희성 이사장은 “추리소설 원작을 대극장 무대에 올린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서울예술단은 과감하게 무대화를 시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사진제공=서울예술단)

오경택 연출은 <다윈 영의 악의 기원>에 대해 “이 작품은 죄와 벌, 선과 악과 같은 굵직한 테마를 다룬다. 이 작품을 연출하면서 초점을 잡은 점은 ‘우리는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짓고 어른이 된다’는 점에 집중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 오경택 연출가는 “영원한 어린아이는 없다. 언젠가는 어른이 되는 게 어린아이”라면서 “우정과 같은 순수한 가치가 멸종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한 이 창작가무극은 故 박지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이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3대에 걸친 악의 탄생과 진화의 문제를 계급사회와 정의라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원작을 무대화하면서 이희준 극작가는 “원작의 캐릭터 중 하나인 루미를 원작과는 결이 다르게 묘사하면서 다른 캐릭터는 최대한 원작을 충실하게 반영했다는 각색의 변을 남겼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10월 2일부터 7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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