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을 표방하는 무한도전에서 레슬링 특집을 시도한다고 했을 때 이를 반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대부분 "이번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지, 지금처럼 상황이 뒤바뀔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무한도전 레슬링 특집 방송분을 단 1회를 남겨두고 있는 현재, 언론들을 중심으로 "누구를 위한 레슬링이었나?"라며 무한도전의 무리한 레슬링 도전을 두고 말이 많다. 막상 베일을 벗기니 내용도 기존 무한도전과 비교해서 재미가 없었으며, 시청률도 하락했다는 게 많은 언론들과 무한도전의 레슬링 특집을 비판하는 측의 주장이다.

무한도전만 마냥 많은 언론들의 질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한도전과 예능계에서 쌍두마차를 이루는 1박 2일 또한 많은 사람들의 질타의 대상이다. 많은 사람들은 김종민 문제를 거론하고, MC몽의 문제로 최근 1박 2일을 비난하고 있다. 사실상 예능프로그램을 대표할 수 있는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많은 언론들과 사람들의 질타의 대상이 되어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런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두고 언론은 모순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다. 한 쪽에서는 시청률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비판하면서 한 쪽에서는 '어떻게 해야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이 위기를 건널 수 있냐?'나 '이렇게 욕을 먹는데도 시청률이 이 정도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를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언론들이 언급한 해결 방안 또는 시청률이 유지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 하지만 이는 너무나도 자기중심적이며, 변동적인 설명이라서 대중들을 상대로 무한도전과 1박 2일의 시청률이 유지되고 브랜드 가치가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본다. 대신 난 그 이유로서 '고정 팬'을 들고 싶다.

많은 언론들이 말하는 비법이나 해결 방안의 뼈대는 모두 '고정 팬'에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고정 팬은, 무한도전, 1박 2일을 비난해도 정규 방송 시간이 되면 특수한 상황이 아닌 이상 본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를 일컫는 말이다.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어쨌든 본 방송을 시청하는 사람이 많다는 소리다. 그런데 이를 두고 어쩌고 저쩌고 떠드는 것보다, 무한도전과 1박 2일에는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다르게 많은 고정 팬이 있다고 말하는 게 훨씬 설명하기에 더 쉽다. 끈끈한 우정이네, 잦은 제작진 혹은 출연진 교체가 없네 하며 그들을 비판해도 어느 순간에는 다시 그들을 보기 위해 TV 앞에 보이는 팬들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결국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잦은 구설수와 언론들의 지긋지긋한 비판 플레이에도 이처럼 시청률이 유지되고 브랜드 가치가 깎이지 않는 이유는, 그들을 비판해도 어느 순간에는 다시 그들을 지지해 주는 고정 팬이 있기 때문이라고 봐야 맞는 소리다. 모든 이유를 제쳐놓고,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이 자리까지 올라 올 수 있었던 이유도 결국 '고정 팬'들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터넷 상이나 오프라인 상에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을 좋아한다는 사람은 즐비하지만 무한도전이 했던 행동이나 각종 상품 판매, 혹은 1박 2일이 갔던 여행지를 찾는 팬들은 거의 없다. 대신 이와 반대로 모든 것을 지원해주는 고정 팬들이 있다. 만약 이 글에서 언급한 개념의 '고정 팬'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에게 존재하지 않았다면, 무한도전이나 1박 2일의 방송 기간은 최대 3년을 넘기지 못했을 것이라고 본다. 1박 2일은 더 짧았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고정 팬이 없는 예능프로그램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은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지금 바로 눈앞에서 잘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왜 많은 언론들은 이렇게 단순 명료하고 설명하기에도 쉬운 '고정 팬'이라는 개념을 잊은 채 무한도전, 1박 2일 어떻게 되었네, 시청률이 하락했네, 재미가 없었다고 떠드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어떻게 설명하든 지금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다른 예능프로그램에게는 얼마 있지 않은 광 팬, 즉 고정 팬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한 무한도전과 1박 2일에게 믿을 것은, 언론들과 많은 시청자가 아니라 '고정 팬'이라고 말하고 있다.

물론 고정 팬이 시청률을 등락 폭을 가름짓지는 못 한다. 그러나 사회 모든 것에는 기반이 튼튼해야 잘 되는 것들 있다. 그것이 바로 방송인 예능프로그램이다. 고정 팬들이 있기에 그들의 위기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비판했다고 해서 고정 팬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고정 팬은 방송이 끝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 팬 층이다. 지금 무한도전과 1박 2일이 피 터지는 예능프로그램들의 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 '고정 팬'이 많기 때문이라고 해야 맞는 설명이다.

시본연의 연학가 소식 http://hwking.tistory.com을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본 연예계라는 뜻의 '시본연'처럼 최대한 즐겁고 유쾌하게 글을 쓰고, 이로 많은 네티즌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