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에서 아역의 등장으로 다시 탄력을 받는 듯한 느낌인데요. 훗날 영조가 되는 이금 역의 이형석이 참 또랑또랑하게 연기를 감질맛 나게 하네요. 뿐만 아니라 동이의 목에 힘들어간 연기도 그렇고, 아들 이금을 바라보는 애틋한 숙종의 표정연기까지 참 돋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45회를 보면서 또 저의 호기심을 자극한 부분이 있었는데요. 바로 마지막 예고편에 나왔던 숙종이 6년이라는 긴 시간을 기다려오면서 숨겨두었던 의중이 과연 무엇일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동이는 이미 역사와는 많이 어긋나고 있는 상태라 예측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큰 맥락은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역사와 비교하면서 스토리를 추리해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숙종이 6년의 세월을 참으며 숨겨두었던 의중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숙종이 숨겨두었던 의중이 예고에서 보여준 동이의 사가가 불타는 것을 보고, 왕실 사람의 안전을 위해 동이와 아들 이금을 궁궐로 재입궁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실텐데요. 저는 생각이 조금 다릅니다. 숙종은 대신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숙원을 다시는 보지 않겠다 선언을 했는데, 그런 자신의 말을 뒤집는 일은 없을 것 같은데요. 결국 드라마 동이에서 동이가 궁궐로 재입궁하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숙종의 의중은 동이가 아닌 아들 이금만을 궁궐로 불러들이는 것 같은데요. 그렇게 숙종이 6년이라는 세월을 참으며 기다린 것은, 바로 이금이 어느 정도 자라는 것을 기다린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역사에서 이금은 6세(1699년, 숙종 25) 때 연잉군으로 봉해졌는데요.

그렇게 동이에서 숙종은 이금이 왕손인 점을 들어 나이가 어느 정도 찬 것을 명분으로, 이금을 연잉군으로 봉하면서 자연스럽게 궁궐로 불러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죄를 지은 후궁의 왕자라 대신들의 반발이 있을 수는 있으나, 현재 세자가 병약한 점, 그리고 왕손이 세자를 제외하고 이금 밖에 없는 점을 들어 충분히 궁궐로 불러들일 명분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현재 역사와는 달리 세자의 후사를 보지 못하는 병이 빨리 나타나고 있는데요. 원래 역사에서 세자는 장희빈 사후 그 충격으로 병을 얻어 자식을 낳지 못했습니다. 야사에서는 장희빈이 죽으면서 세자의 거시기를 움켜쥐고 죽는 바람에 아이를 낳지 못했다고도 하는데요. 암튼 중요한 것은 장희빈이 죽은 뒤에 얻어야 할 병을 동이에서는 장희빈이 죽기도 전에 이미 앓고 있는 것이지요.

현재 장희빈은 그런 세자의 병을 숨기고 있고,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은 인현왕후는 이를 파헤치려하는데요. 결국 어떤 식으로든지 세자의 병은 밝혀지게 되면서, 더욱 연잉군이 궁궐로 들어올 명분이 생기고 숙종은 연잉군으로 하여금 경종의 대를 잇게 하겠지요. 실제로 역사에서도 숙종이 세자가 병으로 자식을 낳지 못하는 것을 알자, 좌의정 이이명에게 연잉군이 경종의 대를 잇게 하라고 명을 내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잉군은 후궁의 자식이기 때문에 왕세자에 오를 수는 없었는데요. 그래서 숙종은 연잉군이 대군과 같은 지위를 얻을 수 있도록, 1703년 왕비의 양자로 입적을 시키게 됩니다. 이때 왕비가 바로 인원왕후인데요. 인원왕후는 1701년 여인들의 암투 속에서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죽게되면서, 숙종이 후궁은 왕비가 될 수 없다는 법을 만든 뒤 왕비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들인 왕비입니다.

사실 동이는 이때부터 궁궐에서 사가로 나가 살게 되는데요. 역사에서는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죽기 전까지 숙빈의 자리까지 오르며 연잉군 이후 1남 2녀를 더 낳게 됩니다. 그런데 현재 드라마 동이에서는 벌써 동이가 사가로 나가 있는데요. 그러다보니 동이가 궁궐로 재입궁을 하게되면, 인현왕후와 장희빈 사후 1년여 사이에 인원왕후가 들어오면서 연잉군을 양자로 내어주고 다시 바로 사가로 나와야 하는데, 스토리상으로도 차라리 동이는 재입궁을 하지 않는 것으로 그리는 것이 휠씬 더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3라운드에서 가장 눈여겨 볼 인물, 인원왕후

동이 홈페이지를 보면 동이의 등장인물 소개에서 연잉군의 출산 이후, '숙종임금의 사랑과 인원왕후와의 갈등, 신분이 불안한 아들 연잉군의 왕재교육과 은인의 만남'이라고 나오는데요. 주목을 받았던 인현왕후와 장희빈이 죽음으로 하차하면서, 그 바통을 이어받는 상대가 소론들 사이에서 연잉군을 지켜주는 인원왕후와 경종을 왕위로 올리는데 큰 공헌을 하는 장무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신동 연잉군에게 본격적으로 왕재교육을 시키게 되는 스승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듯 한데요. 45회 예고편에서 동이와 심운택이 맹상훈에게 운학선생 댁이 어딘지 물어보는 장면이 나왔는데, 무슨 사연인지 아직 알 수 없지만 맹상훈은 그 찾는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마도 동이가 찾는 운학선생은 맹상훈이 아닐까 하는 예감이 드는데요. 과연 그가 어떤 독특한 방법으로 연잉군을 가르치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암튼 3라운드에서는 인현왕후와 장희빈의 죽음이 큰 사건이긴 하지만, 이후 등장할 인원왕후 역시 숙종과 동이, 그리고 연잉군 사이에서 중요한 인물로 주목을 받을 것 같은데요. 숙종이 동이를 두고 인원왕후를 왕비로 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의 안타까움과, 자신의 아들을 왕세자로 올리기 위해 부득이하게 왕비인 인원왕후에게 연잉군을 양자로 입적시키면서 연잉군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동이의 슬픔까지, 이후 남은 스토리에서 인원왕후가 스토리의 중심에 자리 잡으며 활약하게 되겠지요. 과연 누가 인원왕후 역할을 맡게 될지도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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