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때 아닌 연정훈과 한가인의 이혼설이 실시간 검색어를 오르며 논란이 되었는데요. 해당 논란의 발원지는 머니투데이의 인턴기자가 보도한 <'PD수첩사태' 막으려 연정훈·한가인 이혼설 유포?>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MBC는 8월 17일 결방된 'PD수첩' 때문에 논란이 될 것을 예상해서, 그동안 묻어왔던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을 일부러 보도를 하면서 대중들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는 루머가 18일 오전부터 증권가와 트위터에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저도 8월 17일 'PD수첩'이 결방을 하면서 다음날 무슨 이슈가 터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는 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사건이 터지면 꼭 뒤이어 연예계 특종이 생겨나곤 했으니깐요. 가깝게는 요미우리 신문사에서 제기한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망언 때도 장동건-고소영 결혼설이 기사화 되어 많은 관심을 끌기도 했었죠.

암튼 그렇게 처음에는 기사의 내용대로 이번에는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이 특종으로 나오려나보다 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하더군요. 다른 기자들이 기사화하기 전에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은 MBC 'PD수첩' 논란 땜빵용이다" 라고 선수를 쳐서 그런지 몰라도, 연정훈-한가인 이혼 설에 대한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결과적으로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에 대한 어떠한 근거나 정황 등이 없이, 단지 해당 기자가 보도한 확인되지 않는 증권가 찌라시 내용에 의해서만 보도가 이루어졌는데요. 단순히 열애설을 기사화 할 때도 지인들의 인터뷰나 파파라치 기자의 포착 정황 등으로 기사의 신빙성을 더하기 마련인데, 이번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은 아무런 내용이 없는 껍데기일 뿐이었습니다.

덕분에 18일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이 수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는데요. 이혼설이 먼저 보도가 되고 "그 이혼설이 이제서야 보도되는 이유가 'PD수첩' 결방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라는 수순이었다면 이해가 가지만, 보도도 되지 않은 이혼설을 예측하여 선수쳐서 미래에 보도된다면 그 이유가 이것이다 라는 식의 보도는 쌩뚱맞기만 합니다. 그것도 확인도 되지 않는 증권가 찌라시의 루머만으로 말이죠.

결국 이것은 'PD수첩' 결방에 대한 기사가 아니라,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을 유포하여 논란을 부추기기 위한 목적을 가진 기사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요즘 기자들을 보면 일부러 논란을 부추기는 기사를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번에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을 보도한 기자는 역시 전날도 삼식이 구타에 대한 기사를 재탕해서 보도하면서 '제빵왕 김탁구' 시청거부 논란까지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2010/08/17 -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 - 삼식이 구타사건의 오해와 보도의 노림수는?

한가인의 소속사 제이원플로스 엔터테인먼트의 인터뷰를 봐도 그런 의구심을 가지게 만드는데요. 소속사측은 "이혼이라니 말도 안 된다. 이혼 루머를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절대 사실이 아니니 쓰지 말아달라고 했는데, 이혼설 자체를 기사로 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게 기자는 연정훈-한가인 이혼에 대한 어떠한 물증이나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자, 이번 'PD수첩' 결방 논란을 이용해 이혼설을 자연스럽게 끼워 넣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기자의 잔머리(?)는 참 비상한 것 같습니다. 이혼설에 대한 사실 유무를 확인할 수 없으니, "이혼설이 있다더라" 라는 소위 카더라 통신 기사를 통해 교묘하게 이혼설 논란을 부추기면서 그것에 대한 책임소재는 피해가고 있으니까 말이죠.

또한 'PD수첩' 결방에 따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것을 고스란히 연정훈-한가인 이혼설로 끌어오면서, 결국 논란의 시작은 'PD수첩' 결방이었지만 마지막에는 이혼설 논란으로 자연스럽고 거부감 없이 마무리가 되게 됩니다. 실제로도 정치적인 외압이 있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PD수첩' 결방에 대한 실시간 검색어보다, '한가인 이혼설'이라는 검색어가 더 상위에서 오래도록 올라와 있었구요.

암튼 해당 기자의 보도 덕분에 연정훈-한가인 이혼설은 어떠한 근거도 없이 하루 종일 네티즌의 입방아에 오르며, 출처를 알 수 없는 루머만을 더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사실 연정훈과 한가인의 이혼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요. 예전에도 실제로 가정법원에 이혼서류가 접수되었다는 루머가 돌면서 이혼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접수된 적이 없음이 밝혀졌죠. 이번에 보도된 기사의 주요출처인 증권가 찌라시는 더 황당합니다. 어떠한 이유도 없이 그냥 "연정훈과 한가인의 이혼은 기정사실이다" 라고만 하거든요.

하지만 그 증권가 찌라시 말대로 연정훈과 한가인의 이혼이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이것은 실제로 이혼 절차를 밟기 전까지는 절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부부관계는 칼로 물베기라고 하듯이, 아무리 당장 이혼할 것 같이 심각하더라도 금새 언제 그랬냐는 듯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도 하니까 말이죠.

그리고 실제로 연정훈과 한가인이 이혼을 하더라도 지금은 아닙니다. 현재 한가인은 여러 개의 CF 계약 기간이 남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이죠. 광고주는 CF 계약을 할 때, 반드시 그런 연예인 이미지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서 조항을 넣기 마련이거든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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