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놀러와'에 출연한 배두나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연극배우로 유명한 배두나 어머니의 교육철학 등은 배두나를 능가하는 관심을 이끌기도 했지요. 배두나의 어머니가 이야기한 "천박해지지 마라"라는 이야기는 요즘 곽현화를 둘러싼 선정성과 맞물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선정성과 작품성만큼이나 어려운 천박한 노출의 기준

선정성이라는 기준은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서도 선정성은 달라질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노출은 이를 아름답다고 이야기를 하지 선정적이라고 이야기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선정성과 작품성에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아이돌 전성시대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선정성입니다. 물론 아이돌만이 선정적이고 그들로 인해 선정성이 시작되었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의 그녀들의 모습이 선정적인 의상과 안무로 인해 더욱 집중적으로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선정성은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닌 사회 전체를 파고들어 독버섯처럼 번져있습니다. 여성의 성 상품화라는 말로 선정적인 모습들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를 옹호하고 환영하는 이들도 상존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섹시함이 여성 최고의 덕목이라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을 정도인 여성의 선정성은 이제 남자를 대상으로 이어지는 형국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남자 연예인들은 인증이라도 하듯 복근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보여주기 위한 직업을 가진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몸만들기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노골적이고 의도적인 노출들은 여성들의 노출만큼이나 씁쓸할 뿐입니다.

몸만들기에만 치중해 정작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한 그들의 보며 짐승남이라는 표현이 단순히 몸에 대한 칭찬같은 비하일 뿐임을 그들은 알고는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청순 글래머라는 어긋난 표현만큼이나 짐승남은 남성을 성 상품화하는 단어일 뿐입니다.

'놀러와'에 출연한 배두나는 의외의 모습을 보이며 매력을 발산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솔직한 그녀의 표현이었던 "나 삐질 거야"는 의외로 귀여운 발언들이었지요. 서른이 훌쩍 넘어섰지만 여전히 그녀는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 그녀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 것은 그녀의 어머니가 들려준 주옥같은 이야기들 때문이었지요.

어렸을 때부터 공부하라는 말을 하지도 않았고 과외를 시키지도 않았던 배두나의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과외비를 타서 함께 쇼핑을 한 적도 있을 만큼 파격적이었습니다. 단순히 쇼핑만 즐긴 게 아니라 공부보다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중요시해 졸더라도 공연장에 앉혀두기까지 했다며 공부보다 소중한 가치들을 찾게 만든 어머니의 독특한 교육관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미니스커트와 빨간 스타킹 등 누가 봐도 독특한 옷을 자주 입혀주셨다며 "엄마가 입히면서 늘 하시는 말씀이 이런 옷을 입은 여자가 머리에 들은 게 많아야 천박해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부터 열심히 공부했다는 배두나는 특별한 어머니로 인해 다양한 문화적 소양과 천박하지 않은 노출이 무엇인지를 배웠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과 달리 자신도 연기를 시작하며 어머니에게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 자신에게 어머니는 '카리스마 명언'을 통해 의미 있는 가르침을 전달해주었다고 하지요. 신인시절 연기가 잘 되지 않자 연극배우인 어머니에게 연기를 가르쳐달라고 하자 "마음이 동하기 전에 기술이 들어가면 안 된다"라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연기를 강조한 배두나 어머니의 말 한마디는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이번 주 방송된 '놀러와'의 압권은 배두나의 데뷔작인 '플란다스의 개'출연과 관련된 이야기였습니다. 지금이야 국가대표 급 감독으로 성장했지만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에 연기도 검증 안 된 신인이 출연한다는 것 때문에 제작이 무산될 상황에서 제작사를 찾아간 배두나 어머니의 한 마디는 대단했습니다.

"배두나는 내 20년 기획 상품입니다. 믿고 써보세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배두나 어머니인 김화영씨의 자신감이자 딸에 대한 믿음에서 나온 최고의 한 마디였습니다. 이런 당당함은 신인인 배두나에게 잊을 수 없는 멋진 데뷔작으로 다가왔고 이후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로 거듭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배두나의 어머니가 여배우는 벗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 두려움 없는 노출은 어린 시절 그녀에게 미니스커트 등을 입히며 해주었던 '천박하지 않음'과 맞닿아 있다고 보여 집니다. 그녀가 영화를 통해 여러 차례 과도한 노출을 보인 적이 있지만 이를 선정적이라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지 못한 것을 보면 그녀의 노출은 천박함을 벗어나 보입니다.

그에 비해 최근 선정성으로 계속 언급되고 있는 곽현화가 천박한 듯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노출에 대한 철학이 부재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화여대를 나왔다는 것이 특별함이 되어서는 안 되겠지만 최근 방송을 통해 1점 모자라 의대를 포기했다는 말과 함께 가수 데뷔곡과 케이블 방송에서 보여준 선정성 논란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누군가에게 함부로 천박하다고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 천박함의 기준 역시 개인의 주관적인 가치일 뿐이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두나가 영화 '공기인형'에서 보여준 올 누드보다 곽현화가 케이블 방송에 나와 선보인 다이어트 체조가 선정적인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선정적이라는 표현은 쉽게 재단할 수는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각자의 마음속의 가위를 들고 스스로 재단할 수밖에 없는 그 선정성을 '놀러와'에 출연한 배두나와 '철퍼덕 하우스'에 출연했었던 곽현화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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