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와 배신이 주인공에서 점점 그 주변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거성그룹을 배경으로 탐욕스런 전인화가 그 중심에 서 있었다. 하지만 전인화는 악랄하고 집요한 괴롭힘으로 분노한 신유경(유진)이 본격적인 복수의 칼을 들게 만든 단초를 만드는 장본인이기도 하다. 자신의 악랄함으로 자신에게 칼을 겨누게 만드는 전인화의 악행은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이 생각나게 한다.
전인화의 악행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마는 신유경의 복수극이 신유경을 좋아 하는 김탁구에게는 배신으로 다가 오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상류층에 대한 동경이 부른 배신이다. 구마준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상류층에 대한 기대와 부러움에 있었던 것이다. 세상을 바꾸자고 운동권 활동도 했지만 무모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좌절이 떠올랐던 것이다. 희망을 보지 못하던 과정 속에서 전인화의 악행은 석유에 불을 붙이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복수로 인해 자신이 좋아한 탁구가 괴로워할지도 모르지만......,
사실 드라마에서 김탁구는 그의 밝은 모습과 긍정적 사고, 때 묻지 않은 마음으로 주변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마음을 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진 소유자로 그려진다. 그런 김탁구와 2년여 동안 같은 방에서 동거하면서 구마준이 마음의 동요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던 김탁구가 제빵 기술에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면서 시기심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신유경에게 복수를 위해 자신을 이용하고 그들을 용서하지 말자며 이야기를 한 것이다. 신유경을 자신의 여자로 만들면 김탁구에게 아픈 상처를 주고, 그것을 통해 단순 승리감을 도취하게 만들 수 있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 비극은 어른들의 문제임에서 기인한 것임에도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초반 막장 드라마로 시작한 드라마가 훈훈한 마무리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듯 보이지만 배신과 복수 그리고 살인청부 등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가지고 있는 드라마다. 시청률이 높다고 좋은 드라마는 아닌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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