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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 플라스틱 코리아, 덮어놓고 쓰다보면 내 입으로 돌아온다![미디어비평] 톺아보기
meditator | 승인 2018.07.02 18:35

오늘 당신의 하루는 어땠나요? 이 노래 가사 같은 한 마디가 플라스틱과 함께하는 당신의 일상을 묻는 것이라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샴푸로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며 하루를 여는 당신. 물은 건강을 위해 생수를 마시고, 점심식사 후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오후를 버티며, 퇴근 후엔 마트에 들러 삼겹살 포장육, 비닐봉지에 든 마늘과 상추를 사서 푸짐한 저녁 식사를 준비하고, 시원한 캔 맥주 한 잔과 함께 그날의 피로를 풀어내며 하루를 마감하나요? 일찍이 조선시대 어느 부인네가 반짇고리 속의 물품들을 자신의 벗이라 칭했듯, 2018년 우리의 가장 친근한 벗은 '플라스틱'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벗인 줄 알았던 플라스틱이 알고 보니 '소리 없는 암살자'였다면? 

폐기되는 데 400년?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 편

7월 1일 방영된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 온 미세 플라스틱>은 먹이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미세 플라스틱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더운 여름의 인기 음료 아이스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얼마나 걸릴까? 1인당 평균 이런 1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시간은 20여분, 이들 플라스틱 제품이 만들어지는 데는 1분이 걸린다. 그런데 이 1회용 컵이 지구에서 사라지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50년, 플라스틱 빨대는 200년, 비닐포장재는 200~400년, 페트병은 450년 정도가 걸린다. 

1회용 플라스틱용품 소비에 익숙해진 우리들, 한 해 소비되는 빨대는 5억 개, 개인이 1년 동안 사용하는 1회용 컵 수량은 평균 257개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포장용 플라스틱 소비는 세계 2위, 플라스틱 원료 소비량은 132톤으로 세계 1위다. 지난 66년 동안 63억 톤의 플라스틱을 세계는 써왔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만들고 마구 써대지만, 반면 폐기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면? 결국 지구 전체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범람하게 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문제는, 지구의 마지막 정수장이라는 '바다 속 플라스틱 오염'이다.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 편

영덕에서 온몸이 붉은 색으로 변한 채 죽은 바다거북이 발견되었다. 수령 30년 정도로 추정되는 바다거북의 내장에서 발견된 건 플라스틱 비닐봉지, 비닐전단지, 비닐 끈 등이다. 바다 생물들에게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죽음의 덫이다. 바다거북만이 아니다. 놀래미, 아귀 등 익숙하게 우리 밥상에 오르는 생선의 몸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다. 해조류는 어떨까? 담치를 실험용 비이커에 넣고 미세 플라스틱으로 오염된 물을 담았다. 얼마쯤 시간이 흐른 후, 물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해져 있다. 그 모든 오염물을 담치가 흡입한 것이다. 

미세 플라스틱이란 5mm이하의 플라스틱을 말한다. 처음부터 미세 플라스틱으로 제조된 것도 있고, 플라스틱 제품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과정에서 부서지면서 생성되기도 한다. 생활 쓰레기들, 양식 등에 사용되는 스티로폼이 해양 생물 및 바다의 주오염원이 되고 있다. 한국 해양과학기술원 연구에 따르면 세계 각국에 비해 우리나라 해양은 10배나 많이 오염되어 있으며 모래사장이나 갯벌 역시 일본이나 러시아에 비해 월등히 높은 오염도를 보이고 있다.(일본 976n/㎡, 러시아 293n/㎡, 우리나라 평균 3.936n/㎡)

플라스틱 코리아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 편

문제는 이런 해양 오염이 결국 우리의 식탁 위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종 먹거리는 물론, 우리가 안심하고 사먹는 생수까지 미세 플라스틱에 오염되고 있다. 물 그 자체, 대기, 용기 등으로 인해 전 세계 생수의 93%가 오염되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10개의 생수 중 4종에서 폴리스틸렌, 폴리카보네이트가 발견되었다. 수돗물은 다를까? 국내 정수장 10곳 중 3곳에서 역시나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먹고 마시는 것만이 아니다. 우리는 단 한순간도 플라스틱을 벗어날 수 없는 플라스틱 사회에서 살고 있다. 자라나는 아이들이라고 다를까. 아이들이 공부하는 교실에서 만지고 닿는 거의 모든 것은 플라스틱이다.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프탈레이트가 아이들이 사용하는 리듬악기, 사인펜, 리코더, 미니 가방에서 기준치를 한참 초과하여 검출되었다.(리듬악기 174.4배 초과, 사인펜 174배 초과, 리코터 232.6배 초과, 미니 가방 96.7배 초과)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 편

해양 생물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바다를 오염시킨 미세 플라스틱은 '역주행'을 거듭하여 먹이 피라미드의 최상 자리에 있는 인간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미세 플라스틱은 그냥 플라스틱보다 한층 더 위험하다. 태양이나 자외선, 파도 등으로 쪼개지는 과정에서 표면적이 증가한다. 그리고 이 증가된 표면적은 바다 속에 부유하는 독성 물질의 흡착을 한결 더 쉽게 하는 것이다. 대부분 위장 기관을 통해 밖으로 배출되지만 나노로 쪼개진 플라스틱은 세포벽을 통과하여 몸에 머물게 되는데, 물고기의 간세포에 흡착된 미세플라스틱은 종양을 유발한다고 밝혀졌다.

사인펜, 악기 등 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에서 검출되는 프탈레이트는 발달 자체를 저하시키며 자폐, 지적 장애 등 심각한 장애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는 최근 늘어가는 아동 신경계 질환이 방어력이 없는 아이들에게 미친 미세 플라스틱에서 그 원인을 추측한다. 

SBS 스페셜 ‘식탁 위로 돌아온 미세 플라스틱’ 편

지난 1968년 일본에서 단 몇 달 동안 식용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폴리염화비페닐(PCB)이 흘러들어간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으로 가네미 지방 1만 4000여 명이 피부질환 등의 이상을 호소했다. 문제는 당사자들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이 지역에서는 피부가 검은 아이가 태어나기 시작했으며, 이 아이들은 시간이 지나 중년의 나이가 될 때까지 내내 피부, 신장, 위장 질환 등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자녀까지 이들처럼 검은 피부의 아이로 후유증을 고스란히 안고 태어났다는 것이다. 

이 3대에 걸친 비극이야말로 우리가 무심히 쓰고 버리는 미세 플라스틱의 재앙을 경고하는 시금석이다.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60년 전에 금지를 해도 지금까지 그 후유증이 대를 이어 나타나고 있는데, 지금 금지한다고 해도 반감기가 긴 이 '플라스틱의 난'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방비한 것이 아니냐고. 환경운동가들이 예측하는 2050년의 바다는 물 반 쓰레기 반이다. 플라스틱 지구, 플라스틱 사회의 재앙이 분명해진 세상, 그러나 오늘도 거리엔 저마다 1회용 컵을 든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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