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SBS 북미 정상회담 특집 방송에서 안현모 동시통역사가 등장하자 이에 대한 어뷰징 기사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동아일보·한국일보·서울신문 등 다수의 언론은 안현모 통역사를 소개했다. 이들 언론은 기사에서 ‘외모 품평’을 하고 ‘개인 신상’을 명시했다. 전형적인 어뷰징 기사이다.

안현모 통역사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라갔다. 이 시점을 시작으로 어뷰징 기사가 급증했다(네이버 화면 캡쳐)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전하는 SBS에서는 안현모 동시통역사가 CNN 보도를 통역했다. 이에 오전 9시 54분경 안현모 통역사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고, 언론사들도 본격적으로 어뷰징 기사를 작성했다. 12일 안현모 통역사와 관련된 기사는 150 여개가 작성됐다.

이 중 안현모 통역사의 신상과 외모 품평을 하는 언론사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이트페이퍼 <안현모, '범접 불가' 스펙? "미모에 지성까지" "멋지네, 같은 여자가 봐도" 누리꾼들 '폭발적 반응’> <안현모, '산타'로 변신한 모습?…빨간색 미니 원피스 입고 '찰칵'> ▲뉴스인사이드 <안현모, 북미정상회담 중계…누군가보니? "기자계의 신민아+라이머 부인“> ▲데일리한국 <안현모, '범접 불가' ? "미모에 지성까지" "멋지네, 같은 여자가 봐도" 누리꾼들 '관심 폭발’> ▲조이뉴스24 <안현모 몸매 대박! 얼짱 기자 출신다운 미모에 바비 인형 비율 '완벽’> ▲인천뉴스 <안현모, 모니터 뚫는 존재감... '색다름으로', 세련된 봉춤을> 등이 대표적이다.

지면을 가지고 있는 대형 언론사도 어뷰징 기사 작성에 동참했다. 조선일보 <안현모 라이머, 역시 사랑꾼 부부…"역사적 순간 역대급 통역"> ▲동아일보 <안현모, 북미정상회담·로드먼 인터뷰 동시 통역…기자출신 미녀, 그는 누구?> ▲한국일보 <북미정상회담 화제인물 안현모, 그녀는 누구? ‘래퍼 라이머 아내’> ▲서울신문 <‘안현모 ♥’ 라이머, CNN 북미 정상회담 “역사적 순간 역대급 통역”> ▲전자신문 <안현모, 북미정상회담 동시통역 '화제'...지성+미모 갖춘 사기캐릭터 '완벽스펙’> <안현모, 빌보드어워드→북미정상회담 동시통역 호평 이어져 “승자는 라이머?”> ▲서울경제 <'북미정상회담 통역' 안현모 누구? 기자계 신민아+라이머 아내> ▲부산일보 <북미정상회담 동시통역 안현모, '엄친딸' 이력 '화제’> 등이다.

안현모 통역사 관련 어뷰징 기사를 작성한 대형 언론사들(네이버 화면 캡쳐)

이러한 보도에 대해 “기사를 저널리즘적 판단이 아니라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기자는 메시지의 가치를 판단해서 기사를 써야 한다”며 “이런 기사는 보도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현모 통역사가 미인인지, 남편이 누구인지 독자가 알아야 할 이유가 없다”며 “흥미성 기사를 써 클릭을 유도해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진봉 교수는 “주요 언론사도 그런 식으로 보도를 했다는 것은 어뷰징 기사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목표의식이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형 언론사마저 이렇게 나온다면 언론시장이 저널리즘 가치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전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김언경 사무처장은 “외모지상주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보도 행태”라고 비판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외모 품평, 개인 신상을 기사에 쓰면 읽힐 것 같으니 (어뷰징 기사를) 쓴 것 같다”며 “안현모 통역사가 불쾌할 수 있는 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현모 통역사는 전문성을 가지고 본인의 일을 하는 것”이라며 “동의 없이 SNS 글을 쓰고, 외모에만 집중해 기사를 쓰는 행태는 무례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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