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수목극의 판도는 <제빵왕김탁구>가 완벽하게 장악한 상황이다. 비담 김남길의 <나쁜남자>도 원조 나쁜남자 소지섭의 <로드넘버원>도 당분간 빵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떨어질 정도로 <제빵왕김탁구>의 위력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문제는 <제빵왕김탁구>의 인기가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총 30부작으로 기획돼 다음 손님 받을 채비를 갖췄다는 사실이다. 덕분에 '이승기-신민아' 주연의 <내여자친구는구미호>와 '김현중-정소민' 을 앞세운 <장난스런키스>가 억세게 운 나쁜 대진표를 들고 대기 중이다.

승부는 결정 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드라마를 끌어내린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김탁구(윤시윤)가 브라운관에서 빵을 굽는 이상, 후속드라마는 턱걸이라도 시청률 두 자리만 찍는다면 성공했다고 봐줘야 할 상황이다.

이변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극히 희박하다고 볼 때, 브라운관 밖에서 바라볼 포인트는 무엇이 될까. 바로 주인공 이승기와 김현중의 매치가 하나일 수 있다. 이들은 본업인 가수 외에도, 예능과 드라마에서 두각을 드러낸 케이스라 닮은 점이 있다.

'이승기-김현중', 같은 위기 다른 부담?

시청률 부담 이승기

물론 <찬란한유산>, <1박2일>, <강심장>의 이승기와 <꽃보다남자>, <우리결혼했어요>의 김현중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한다는 건 무리가 있다. 트리플크라운의 사나이 이승기는 출연한 프로그램마다 간판선수로 활약했고, 김현중은 주연보단 서브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히려 이승기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제빵왕김탁구>는 강 건너에 있다지만, 김현중에게 마저 발목이 잡힌다면, '황제' 체면이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장난스런키스>는 <내여자친구는구미호>보다 늦게 시작한다는 단점까지 안고 있다.

또한 주로 10, 20대 시청자를 타겟으로 한 로맨틱코미디란 공통점. 겹치는 시청자파이를 누가 더 가져올 수 있느냐는, '이승기VS김현중'의 채널파워와도 직결된다. 김탁구는 접고라도, 김현중에게 자리를 내준다면, 황제 이승기에 대한 거품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마저 존재한다.

연기력부담 김현중

로맨틱코미디는 주연 배우의 비중이, 다른 장르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다. 식상한 에피소드도 새롭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하고, 재미로 엮는 기술은 배우의 '힘'을 빌려야 한다.

그럼에도 연기를 아무리 잘 해도, 본전 취급받는 게 로맨틱코미디란 장르다. 오히려 연기가 어색하다며 지적받기 쉽다. 잘 해도 티 안 나는 연기에, 시청률마저 외면한다면, 1차적으로 캐릭터를 못 살렸다며 배우에게 화살이 돌아가기 쉽다.

<소문난칠공주>와 <찬란한유산>으로 배우로서 이미 검증을 마친 이승기는, <꽃보다남자>에서 연기력 논란을 빚은 김현중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내여자친구는구미호>가 실패한다해도 이승기에겐 꾸준히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장난스런키스>의 실패와 맞물려 김현중이 배우로서 주목을 끌지 못한다면, 차기 주연 명단에서 그의 이름을 찾기 힘들 것이다.

새수목극에 투입될 이승기와 김현중은 적잖은 부담을 안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이승기는 '시청률'에서, 김현중은 '연기력'이다. 그리고 이 점은 묘하게도 파트너와도 상관이 깊다.

연기력은 준수하나 '시청률 분쇄기'로 통하는 신민아가, 과연 이승기를 등에 업고 소폭 반등이라도 엮어낼 수 있을까. 반면 <나쁜남자>의 신데렐라 정소민은 <장난스런키스>를 통해, 주연에 걸 맞는 연기력을 선보일 것인가에, 또 다른 시청 포인트가 있다.

<제빵왕김탁구>라는 같은 위기를 맞은 '이승기-김현중'. 그러나 위기는 두 사람이 부른 것이 아니기에 비교적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들이 느낄 부담은, 그동안의 커리어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무겁게 다가온다. 때문에 아직은 젊은 그들이, 부담감을 이겨내고 작품에 임한다면, 오히려 배우로서 탄탄한 입지를 다지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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