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디어행동과 정장선 의원실 주최로 열린 '언론악법 불법 날치기 폭거 1년, 미디어 민주주의를 말한다' 대토론회 ⓒ 오마이뉴스
“벌써 1년이다. 국회가 민의의 전당임을 포기한 날이 1년이다. 검은 일식이 우리나라를 몰아간 날이다.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탐욕에 눈이 멀어 언론악법을 날치기 처리했다.”

미디어법 통과 1주년을 맞아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지난해 7월 22일 국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고, 앞으로 언론의 민주화를 위해선 어떤 과제가 있는지를 돌아보는 자리였다.

전병헌 “날치기 1년, 종편은 여전히 불확실”

이날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미디어법이 통과되는 과정을 돌아보면서 “언론악법 날치기 1년이 지난 지금 종편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방통융합, 일자리, 콘텐츠서비스 등의 산업적 구호는 선전용에 불과했고, 방송의 구조개편을 통해 정권의 나팔수 만들기와 독점적이고 일방적인 여론형성구조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규정했다.

미디어 민주주의의 과제와 관련해 유영주 언론개혁시민연대 상임정책위원은 “행정권력과 의회 권력을 장악한 세력이 강력한 언론의 사유화를 추진할 때 이를 막아야 하며, 언론인들은 비판적 지성으로서의 과제를 담당해야 한다”며 “또한 향후 다양한 미디어 민주주의 과제를 설정해면서 미디어 민주주의를 위한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을 향한 따가운 질책 이어져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을 향한 따가운 질책도 이어졌다. 미디어법이 통과된 이후 “과연 민주당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냐”라는 지적이다.

서복경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교수는 미디어법 반대 투쟁에 있어서 내용적으로 더 세련되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교수는 “내용의 논리와 유권자의 논리에서 더욱 세련되게 나가야 한다”며 “객관적인 수신료인상의 범위, 공공성 보장에서 제도적 문제를 분리해 미디어의 공공성이 무엇이냐, 미디어의 독립성을 무엇을 가지고 볼 것이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소장은 “최근 지방선가가 끝나고 사람들은 민주당의 승리보다는 정부여당이 못해서 나온 결과라고 말한다”며 “한나라당은 얻을 것은 다 얻었다. 자기 플레이어의 줄세우기도 성공하고 있다. 민주당이 1년 동안 미디어와 관련된 이 문제를 무효화 하고 관련 운동 진영과 미디어 공공성을 심화 시키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훼손한 것이고, 민주당의 정치적 입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김보협 한겨레 전노조위원장도 “1년 전 현장에 있었지만 현업복귀를 해서 취재를 해보니 관심이 떠난 점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지금 민주당, 야당, 언론노조, 시민사회 단체 등의 당면한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가? 몇 문장으로 떠오른 게 없다. 이는 상징적으로 이슈화 시키는 게 실패한 것”이라며 “다시 어느 방향에 치중을 하고, 어떤 측면에서 싸움을 할 것인가에 대해 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촉구했다.

이근행 문화방송 노조위원장도 민주당에 대해 쓴소리를 건넸다. 이 위원장은 “언론의 공공성과 독립성을 지키는 것은 현재 진행형”이라며 “민주당은 미디어법 투쟁과 관련해 법리적인 부분에 숨어서 투쟁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MBC와 KBS도 파업투쟁으로 몸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를 민감하게 반응하고, 이슈화하는데 태만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위원장은 “지상파가 정치권력으로 인해 탄압을 받고 있는 것에 정치권에서 무관심하고 방기하고 있다. 과연 앞으로 정치권이 종편에 대해 얼마큼 싸울 것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전병헌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언론법과 관련된 전선은 민주냐 반민주냐의 싸움이다. 지금은 콘텐츠를 만들어서 방송시장을 넓히느냐, 광고를 넓히느냐 종편을 1~2개 만드느냐의 싸움이 아니다”라며 “본질적 핵심 구조는 민주냐 반민주냐, 자유언론이냐, 장악되고 왜곡되는 언론이 되느냐에 대한 싸움인 것이다. 전술적인 논제로 끌어가는 순간 한나라당의 의제에 말려들게 마련”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 의장은 “그동안 민주당이 무엇을 했냐고 묻고 있지만 민주당은 당원들을 동원해 가면서 전국 각지를 누비며 200만 명의 서명을 받아냈고, 헌재에 제소하기 위한 노력도 했다”며 “민주당이 최선을 다해 싸우지 않고 의석탓만 하고 있다는 말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리는 서로의 함량과 역량을 제대로 평가해 서로 보듬고 힘을 모으기 위한 자리인 것 같다. 밖에서 불을 지펴주고, 에너지를 공급해줄 때 민주당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최문순 의원은 ‘4가지 전선’에 대해 언급하면서 향후 과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종편을 몇 개로 할 것인가의 문제와 1개를 할 경우, 그리고 종편을 살리기 위한 KBS 수신료 인상, 마지막으로 종편의 채널 배정 등 4가지 전선이 형성될 것”이라며 “이 모든 전선이 국회로 모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막으면 법안이 통과되지 않은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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