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이 미식 여행을 떠나면 어떤 모습일까? 의외로 그는 세련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청두를 시작으로 아시아 각국을 거치는 미식 여행은 기존 방식과 차이가 있다. 폭식 여행이 아닌 흥미로운 음식 이야기 여행이라는 점에 명확한 차이를 두고 있다.

백종원 미식 여행;
경쾌한 음악과 느린 화면, 맛있는 음식과 풍성한 이야기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라는 제목은 좀 아쉽다. 푸드 파이터보다는 푸드 ‘가이드’에 더 적합한 모습이니 말이다. 4월 23일 첫 방송 후 벌써 6회까지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흥미롭다. 엄청난 성공은 아니지만 백종원의 미식 여행에 동참하고 있는 꾸준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집밥 백선생3>를 만든 박희연 피디가 연출을 맡고 있다. 그만큼 백종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장점과 단점이 무엇인지도 충분히 파악된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방송이 무척이나 간결하고 감각적이다. 다큐멘터리 같으면서도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까지 주는 이 감각은 미식 여행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고 있다.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이들의 첫 여행지는 중국 청두였다. 중국 맥주의 본산이기도 한 청두에서 양꼬치를 시작으로 다양한 음식을 만나는 시간들은 흥미로웠다. 중국인들마저 백종원의 미식 여행을 흥미롭게 평가할 정도로 그의 다양한 지식은 음식을 더욱 흥미롭게 이끌었다.

익숙하게 알려진 음식과 음식점만 찾는 그런 미식 여행은 아니었다.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보다는 후미진 골목에서 발견하는 진짜 맛집을 찾아가는 과정은 백종원이기에 가능한 장점이라는 점에서 재미있다. 길거리 음식 역시 이름이 담고 있는 의미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역사적 사실까지 이야기해주는 모습도 <스트리트 푸드 파이트>의 재미다.

청두 미식 여행을 하며 찾은 음식점만 해도 최소 2회 분 이상의 편성도 가능하다. 백종원의 일상적인 모습까지 담아내며 기존 방식으로 풀어 가면 충분히 회차를 늘릴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했다. 며칠 동안 청두의 다양한 모습과 음식을 만나면서 한 회에 모두 담아낸 것도 매력적이다.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매력인 영상과 음악의 조화가 흥미롭다는 것이다. 기존 예능에서는 전혀 담기지 않았던 방식으로 음식을 접하는 과정이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인다. 그저 주문하고 기다리며 이야기를 하다 음식을 먹고, 평가하는 방식이라면 큰 의미가 없다.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음식을 맞이하는 제작진의 방식은 여타 프로그램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슈퍼 슬로우 모션과 경쾌한 음악으로 음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담는다. 그리고 음식에 대해 설명 과정에서 리버스 플레이로 돌아가 근원이 무엇인지 추적하는 방식은 새로움으로 다가온다.

기존 방식을 비틀어 새롭게 보이도록 만드는 것은 제작진의 아이디어이자 힘이다. 평범할 수도 있는 '미식 여행기'를 색다르고 특별하게 만드는 힘은 이런 디테일의 힘이다.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이 작은 변화가 고품격 '미식 여행기'로 이끈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청두를 시작으로 음식 도시라 해도 과언이 아닌 홍콩 여행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었다.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홍콩 맛집이 아닌 현지인들이 좋아하는 곳을 찾아가는 여행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한다. 동윤영이나 소고기 감자볶음 같은 경우 현지인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여행객들은 알지 못하는 음식이니 말이다.

'까오랏깽'과 '랏나'라는 방콕의 재미있는 음식 여행도, 색다른 '오야코동'과 '소고기 두부조림'의 맛을 전한 도쿄 음식 여행도 흥미로웠다. 하와이까지 건너가 '포케'와 '말라사다'와 '코나 커피'가 하는 특별한 시간도 매력적이었다. 방콕과 도쿄라는 미식가들을 매혹시키는 지역의 맛과 여행지로 더 알려진 하와이의 깊은 맛 역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만의 재미였다.

tvN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6회 방송된 '태국'편에선 다양한 나라와 경계를 두고 있는 태국의 각 지역별 음식의 특징들을 직접 소개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어느 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느냐에 따라 음식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는 태국의 음식 여행은 그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떠나며 매력적인 여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보이는 만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누구나 가는 알려진 곳이 아니라 현지인들이 더 자주 찾는 맛집. 진정한 그 지역의 맛을 음미하는 것 역시 여행이 주는 최고의 재미다. 국내 여행에서도 여행지에서 알려진 맛집과 현지인이 좋아하는 맛집이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서 백종원의 미식 여행은 다른 음식 여행과는 큰 차이를 두고 있다.

소위 말하는 대박 흥행을 이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블 방송으로서 안정적 시청률을 기록하는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는 무척 흥미롭다. 감각적인 영상과 흥미로운 음식 이야기, 여기에 지역의 특징과 역사까지 가미된 미식 여행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홍수인 방송 환경에서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제작진은 세련되고 현명한 방법을 찾아냈다. 최대한 시청자들의 편에 서서 손쉽게 정보를 얻고, 음식의 매력을 극대화 시키는 방식을 영상으로 담아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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