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능프로그램 1박 2일이 처한 상황을 비유 할 수 있는 말을 찾아보면 ‘망하는 지름길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내부의 적이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듯하다. 1박 2일은 순간 시청률이 50%에 육박하고, 평균 시청률 30%를 밥 먹 듯 넘으며 일요일 예능 아니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일주일을 대표하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매김 했다. 그런 1박 2일은 많은 사람들에게 당분간은 그들을 대적할 상대가 없을 것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 1박 2일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1박 2일의 계속 된 독주가 막혀 버린 것이다. 아직까지도 1박 2일을 대적할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은 존재하지도 않다는 게 중론이지만, 1박 2일이 최고의 전성기를 지나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암흑 시기에 들어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박 2일이 추락하는 이유는 우습게도 외부의 적도 아니고, 이들을 비난하는 여론도 아닌 계속해서 등장하는 내부의 적들 때문이다. 첫 번째 내부의 적은 시청률을 비교해 1박 2일을 따라 올 예능프로그램은 없으며, 또 이들의 화제성을 능가 할 예능프로그램이 없다는 점에 너무나도 심취하여 자기 통제력을 잃어버린 현상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통제력 없이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1박 2일 멤버들의 목적 없는 협상 제안이다. 예전 1박 2일은 강호동을 중심으로 한 제작진과의 협상을 통해 최고의 웃음을 만들어 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제작진과 협상했지만, 지난 18일 방송된 내용을 보면 이러한 노력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아침부터 혹서기 대비 캠프에 피곤해 할 멤버들을 위해 제작진이 특별히 돈까지 주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까지 해줬으나, 1박 2일 멤버들은 강호동을 중심으로 은지원까지 가세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였다. 현재 1박 2일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려고 자기 스스로를 다스리는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던 멤버들은 사라졌고, 자신들을 추월한 적수가 없다고 하여 너무나도 편하게 방송을 진행하려고 하는 현상만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이는 제작진도 다르지 않는다. 예전에 악을 쓰고 멤버들을 굴려 다소 비난을 받기도 하였으나,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재밌다’는 평가를 내렸었다.

그러나 요즘 1박 2일 제작진들에게서는 이러한 노력을 찾아 볼 수 없다. 이가 최근에 생겨난 1박 2일을 망치고 있는 내부의 적 두 번째이다. 제작진도 멤버들처럼 자아도취에 취해 1박 2일 제작을 편하게 제작 하려고 하고 있다. 협상안을 제시하며 제작진에게 협상을 요구하던 멤버들과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샅바 싸움을 하던 제작진들은 사라졌고, 멤버들의 요구를 너무나도 쉽게 수락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분에서도 확인 할 수 있었던 것처럼 강호동의 요구에 제작진은 힘없이 당하고 말았다. 예전 같았으면 상대 해주지도 않았던 ‘입장 바꿔서 도전’도 마치 대본에 있는 것처럼 아무런 대응 없이 순순히 받아 드렸다.

예전 주도권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선사했던 긴장감에서 나오는 웃음은 사라졌고, 그 자리를 넘쳐나는 협상이 대신하고 있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자아도취에 취해 통제력을 잃어버린 1박 2일 제작진의 치밀한 계획 또한 사라졌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1박 2일 제작진들은 무기력 해졌다.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말도 있는데, 지금 1박 2일 제작진은 아직도 자신들이 멤버들을 장악하고 있는 줄 아는 모양이다. 아무리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려고 해도 1박 2일 제작진이 멤버들의 손 안에서 놀아나고 있다는 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1박 2일 제작진은 이에 대해 대비책을 세우기보다는 오히려 멤버들을 놓아주고 있다.

제작진이 놓아버린 1박 2일 멤버들은 흥분한 소처럼 날 뛰고 있다.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일이 있으면 화부터 내는 강호동, 여기에 가담하는 은지원, 여기에 동조하는 MC몽, 또 그대로 따라가는 여타 다른 멤버들까지 이들은 지금 통제력을 상실해 버렸다. 무엇보다 1박 2일에서 절대적인 위치에 있는 강호동을 통제 해야만 제대로 된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칠 수 있는 상황으로 돌아 갈 수 있지만, 지금 제작진은 멤버 통제력을 상실 한 채 강호동의 페이스에 말려들고 있다. 김C가 빠지면서 사실상 강호동이 무방비로 날뛰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이를 말리지 못하니 지긋지긋하고, 보기 불편한 협상 제안 계속해서 이어지고, 힘없고, 무기력 해진 제작진은 이를 들어 줄 수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자기 통제력을 잃어버린 1박 2일. 이대로 가다가는 언젠가는 방송분의 절반이 협상을 하는 1박 2일 멤버들을 촬영한 장면으로 채워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계속해서 이러한 상황으로 가다가는 방송분의 대부분이 멤버들과 샅바 싸움에서 져 무기력 해진 제작진이 ‘입장 바꿔서 도전’하기로 채워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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