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안현우 기자]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와 관련해 지상파방송이 ‘태양의 후예’ 같은 고품격 드라마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수 있다며 정부를 향해 적극적인 대응, 조치를 요구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 IPTV에 넷플릭스를 탑재하는 제휴를 맺었다.

넷플릭스는 2016년 케이블MSO인 딜라이브와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지상파의 반발은 크지 않았다. 하지만 넷플릭스 제휴 상대가 통신사로 넓혀지자 목소리가 달라졌다. 몇년되지 않았지만 유료방송계의 변화가 상당하다는 판단이다.

17일 한국방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LG유플러스와 넷플릭스의 제휴를 한국 미디어산업 전반의 생태계를 훼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체결하면서 국내콘텐츠 사업자의 1/3도 안 되는 통신인프라 사용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LG유플러스 고가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넷플릭스를 3개월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넷플릭스는 통신인프라를 국내콘텐츠 사업자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또한 이용자를 늘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지상파 역시 통신사에 온라인 동영상을 공급하는 콘텐츠 사업자로 통신인프라 사용 수수료, 콘텐츠 제공 대가 등을 놓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방송협회는 “이러한 역차별은 6년 만에 VOD 시장의 90%를 해외기업에 내준 영국의 사례에서 쉽게 예측할 수 있다”면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투자 감소와 그에 따른 저가 콘텐츠 양산으로 귀결될 것이고 그 피해는 시청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협회는 정부를 향해 “이번 기회를 통해 국내 미디어산업을 보호하고 그 역량을 키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를 향해서는 “힘 없는 국내 사업자를 역차별하는 행위를 전면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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