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부터 JYP의 수장 박진영과 디스패치의 대립이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다. 박진영이 구원파와 연관될 수 있음을 밝힌 디스패치의 폭로 기사에 박진영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변기춘은 박진영과의 만남이 구원파와 관련된 만남이 아니었다는 인터뷰를 함으로 디스패치는 한때 코너에 몰린 듯했다.

하지만 디스패치는 물러서지 않았다. 3일 오후 메인 기사로 "박진영은 구원파고, 삼성은 분식회계다"라는 제목의 후속 기사를 발행했다. 디스패치의 후속 보도 이후 박진영은 초반에 언급한 법적 대응 대신에 올 가을에 있을 자신의 성경공부를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본 기사는 디스패치와 박진영이 쌍방을 공격하는 가운데 일어난 ‘의문’에 대해 살펴보는 기사임을 밝힌다. 디스패치와 박진영 측의 논리나 기사 중 드는 의문에 의문부호를 다는 거다.

#디스패치

디스패치 보도 화면 갈무리

디스패치의 3일 기사 내용 가운데 한 문장이다.

“박진영이 ‘성경이 사실이다’며 들었던 예는, 권신찬의 설교에도 나옵니다. 많은 부분이 겹쳤습니다.”

디스패치는 기사를 통해 구원파를 만든 권신찬의 설교와 박진영의 성경공부 내용이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하나 이 문장 이후로 디스패치는 박진영의 성경공부 내용과 권신찬의 설교가 어디에서 어떻게 유사한가 하는 ‘비교’를 배제했다. 수학으로 치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대한 ‘결과’만 나왔지, 이 이론이 맞는다는 걸 보여주는 ‘증명’이 결여된 셈이다.

이에 대한 ‘증명’은 디스패치가 첫 의구심을 제기한 2일 기사 “저는 구원받았습니다... 박진영, 구원파 전도 포착”에서 다뤘기에 두 번째 기사에서 다루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기사를 자세하게 읽어도 박진영이 신명기와 시편, 이사야를 언급한 멘트 다음에 갑자기 “이는 구원파의 교리를 만든 권신찬, 그의 사위인 유병언이 지속적으로 설파한 세계관”이라고만 하면서 - 구원파의 교리가 어디서 어떻게, 왜 박진영이 언급한 성경공부 중 멘트와 어떻게 유사한가 하는 구체적인 비교가 빠져있다.

디스패치의 기사에서 권신찬과 박진영의 유사점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은 디스패치의 기사 중 그림에서 제시한 권신찬-박진영의 세계관이 유사함을 보여주는 그림 자료다.

하지만 그럼에도 궁금한 건 권신찬이 “유대인들이 단숨에 비행기로 날았다”, 박진영이 “유대인들이 비행기로 돌아온다”고 빨간색으로 명기한 그림 자료 외에는 권신찬의 교리와 박진영의 성경공부 내용이 흡사함을 비교하기에는 자세하고도 구체적인 비교가 결여돼 있음이 사실이었다.

‘주장’은 있지만 이를 증명하는 ‘과정’에 있어 빈약함이 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디스패치의 패턴을 보면 카드를 한 번에 모두 공개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2일 박진영이 법적 대응을 선언하자 3일 후속 기사를 터트린 패턴을 볼 때, 권신찬의 교리와 박진영의 성경공부 내용이 유사하다는 걸 보여주는 입증 기사는 나중에 비교 기사로 추가 보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박진영

가수 겸 프로듀서 박진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고 디스패치 기사에서만 의구심이 드는 건 아니다. 박진영은 SNS를 통해 자신의 성경공부 모임을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진영의 어제 SNS에서도 빠진 게 있다. 디스패치의 3일자 기사 중 초반부 내용이다.

“그분에게 집회 장소와 시간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식하게’ 잠입했습니다. 그냥 앉아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난관이었습니다. ‘누구의 소개로 왔냐’며 꼬치꼬치 캐물었습니다. 추천인의 신원이 확실해야 강의를 들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스패치’는 “친구가 오기로 했다”며 버텼습니다.”

통상적인 성경공부 모임이라면 참석자의 신원을 꼬치꼬치 캐묻지 않는다. 하지만 디스패치의 기사를 보면 박진영의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한 기자에게 “누구 소개를 왔느냐”며 신원을 명확하게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제 공개된 박진영의 SNS에서는 디스패치 취재진에게 신원을 캐물은 점에 대한 답변이나 해명이 빠진 채 자신의 성경공부 모임을 언론에 공개할 의향이 있다고만 밝혔다. 박진영의 성경공부 모임은 왜 성경공부 참석자의 신원까지 하나하나 세심하게 체크했어야 했을까.

디스패치 기사만 답답한 게 아니라, 참석자의 신원까지 밝혀야 한 상황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는 박진영의 SNS에서도 답답함이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전개될 디스패치와 박진영의 대립 구도 가운데서 이 궁금증은 해소될 수 있을까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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