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2.5.28 토 12:49
상단여백
HOME 미디어비평 skagns의 제3의 시각
동이, 안쓰러운 차천수의 해바라기 사랑[블로그와] skagns의 제 3의 시각
skagns | 승인 2010.07.08 14:14

   
 
동이에서 숙동커플의 합방을 하늘이 도우면서, 그동안 동이의 밀당에 안달 난 숙종의 마음을 공유하며 바라보던 시청자들은 십년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것 마냥 그 둘의 합방을 기뻐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주인공의 아름다운 사랑 뒤에는 눈물을 머금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는 조연이 있었으니...

동이의 어릴 때 말만 굳게 믿은 바보 같은 차천수  
 
차천수는 동이의 오빠 동주와 죽마지우로, 동이가 어릴 때부터 "나 크면 천수오빠한테 시집 갈 거야!"라고 할 정도로 좋아하고 가족같이 믿고 따르던 사람이었는데요. 동이는 어릴 때 별 생각 없이 했던 그 말을 차천수는 항상 잊지 않고, 동이만을 바라보고 동이만을 헌신적으로 사랑합니다. 그렇게 차천수는 프로필에 적힌 검계의 재건에 대해서도 잊어버릴 만큼, 차천수에게 있어 동이는 전부였는데요.

   
 
그렇게 차천수는 어릴 때 동이의 말만 믿고 다 클 때까지 기다렸더니, 죽써서 개준다고 동이는 딴 남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 상대는 평범한 사내도 아닌 나라의 임금이었죠. 사실 차천수에게 있어 임금이란 존재는 상관없습니다. 차천수는 천민들이 모여 있는 검계의 소속이고, 임금과 왕실 그리고 양반에게 있어서 그런 검계는 탄압의 대상일 뿐이었기 때문이죠. 서용기를 도와 포도청에서 일하는 것도 나라에 충성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동이를 지켜주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게 차천수는 여차하면 임금이든 누구든 신경 쓰지 않고 동이를 데리고 도망가 버릴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차천수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동이가 그 사람을, 숙종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동이가 사경을 헤매면서도 자신의 죽음을 알리지 마라라는 이순신 장군처럼, 숙종이 걱정할테니 한사코 알리지 말라며 사정을 하는 것을 보면서 차천수는 동이가 숙종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었습니다.

   
 
사실 차천수는 자신이 그렇게 동이를 오라비로서가 아닌 여자로서 사랑하고 있는지를 자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그저 어릴 때 자신에게 시집을 오겠다는 동이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당연히 그런 줄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미 동이는 다 커서 시집갈 나이가 되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현재의 동이에 어릴 때 이미지를 겹쳐 보고 있었던 것이죠. 또한 동이에게 있어 그리고 차천수에게 있어서도, 서로는 잃어버린 가족을 대신할 단 하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차천수는 동이를 대함에 있어 오라비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동이는 이미 자신의 여자나 다름이 없었는데요. 한 번도 동이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죠.

그러다 사라진 동이를 미친 듯이 찾아 헤맬 때 서용기에게서, 동이에게 오라비가 아닌 다른 맘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적을 당하기도 하는데요. 그리고 숙종이 동이에게 자신의 몸과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듣기도 하면서, 차천수는 자신이 이미 동이를 여자로서 보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동이는 이미 숙종에게 맘을 뺏긴 상태였고, 자신의 마음이 오라비의 마음이 아니라 한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마음이라는 것을 동이에게 전달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게 되죠.

가슴에 묻어버린 차천수의 해바라기 사랑   
 
동이가 승은상궁으로 입궐했다는 소식을 들은 차천수는 마음이 착잡할 뿐더러 걱정부터 앞서게 되는데요. 비록 동이가 숙종에게 맘이 있다고 하지만 검계수장의 딸이란 이유로 동이가 두려워하고 힘들어할 것을 예감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다급해진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직접 숙종을 찾아가게 되는데요. 그렇게 차천수는 숙종을 만나 먼저 동이에 대한 숙종의 진심을 말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숙종은 그 말을 대답하기 전에 선수 쳐서 자신을 찾아온 것이 오라비로서 찾아온 것인지, 한명의 남자로서 찾아온 것인지 직접 대놓고 물어보는데요.

   
 
사실 숙종이 그렇게 차천수에게 물어보기 전에 덧붙인 말들 속에서 동이에 대한 진심을 알 수 있어, 숙종은 이미 차천수의 물음에 대한 답을 한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결국 숙종의 진심을 확인한 차천수는 자신의 마음을 숨겨버린 채 오라비로서 온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이 우려하는 것을 조심스레 물어보게 되죠.

그렇게 숙종과 대면하고 나온 차천수는 동이에 대한 숙종의 진심에 가슴이 아파오는데요. 행여 숙종이 왕이라는 지위로 동이를 즐기기 위해 가벼이 대하는 것이었다면, 차천수는 동이를 데리고 도망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이에 대한 숙종의 마음이 결코 가볍지 않은 진심이라는 것을 알게 된 차천수는 이제 그럴 명분조차도 사라지게 된 것이죠. 또한 동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차천수는 분명 동이가 검계 수장의 딸이라는 이유로 두려워하고 힘들어 할 것을 알고 있기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그러던 중 동이를 만나게 되고 차천수는 역시 자신이 우려하던 대로 동이가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되는데요. 하지만 동이는 자신이 죄인으로 누명을 썼던 검계 수장의 딸이라는 것보다, 숙종을 속이는 것에 대해 더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채게 됩니다. 이에 차천수는 동이에게 숙종을 몰랐던 때처럼 도망가서 살아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는데요. 이것은 동이가 그렇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넌 그럴 수 없으니 그런 일로 괴로워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나마 소심하게 차천수 자신의 마음을 아니 바람을 얘기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그렇게 차천수는 동이에게 넌 도망쳐봐야 숙종을 잊고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없다고 얘기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렇게 숙종의 곁에 있으며 괴로워하기 보다는 차라리 동이가 도망을 치면 자신이 평생 곁에서 동이를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 차천수는 그런 자신의 마음은 가슴에 묻어버리고 마는데요. 동이가 옷을 벗어두고 도망가 버리자, 어차피 그렇게 도망쳐봐야 동이는 숙종을 잊지 못하고 평생을 힘들어할 것을 알고 있기에 숙종에게 동이가 있는 곳을 알려주게 됩니다.

결국 동이는 숙종과 다시 재회하게 되고 궁궐로 돌아오게 되는데요. 승은상궁으로서 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차천수는 새장 속에 갇힌 새처럼 답답해하는 동이를 보고 다시 한 번 도망치겠느냐고 물어보지만, 이때는 차천수의 마음은 이미 가슴 속에 깊이 묻어둔 상태로 웃으며 한 말이었죠.

차천수의 해바라기 사랑이 안쓰러운 이유  
 
참 그런 차천수의 해바라기 사랑을 보니까 참 안쓰럽기만 한데요. 특히 배수빈의 한효주에 대한 해바라기 사랑이 처음이 아니라 더욱 그런걸까요? 찬란한 유산 때도 그렇게 한효주를 지켜주고 도와주다가 이승기에게 빼았기고, 이번에도 한효주의 곁에서 지켜주고 헌신적으로 사랑하다가 결국 지진희에게 뺏기게 되었습니다. 또한 천사의 유혹에서도 이소연에게 된통 당하고 복수하더니, 이번에는 한효주를 지키기 위해 이소연의 계략을 파헤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네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안쓰러운 것은 작가와 PD의 대본 수정인 것 같습니다. 원래 동이는 숙종과 차천수의 삼각관계를 그리기로 되어 있었지만, 드라마 초반 숙동커플에 대한 인기가 너무 많아지자 숙동커플에 대한 에피소드를 많이 넣기 위해 차천수의 러브라인을 빼버렸다고 하죠. 그렇게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가슴에 묻어버리게 된 차천수의 해바라기 사랑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차천수는 처소에 갇혀 지내는 동이를 위협하는 장희빈의 계략을 파헤치기 위해 손발이 되어 뛰어다니겠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skagns  1pro@hanmail.net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2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