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찾아온 제주 효리네 민박집은 모두가 들떠있었다. 첫 외국인 손님과 바이크 친구들이 제주 봄을 만끽하기 위해 찾은 그곳엔 여전한 안정감과 포근함이 가득했다. 봄을 맞아 임직원들과 함께한 극장 데이트는 민박집을 더욱 들뜨게 만든 하루였다.

효리네 임직원 봄나들이;
효리와 잭슨의 새벽 대화에 가득했던 인간 이효리의 본심, 그녀가 아름답다

제주에 봄이 왔다. 완벽한 봄이라고 하기에는 섬의 가변적 날씨가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마음만은 모두가 봄이었다. 마냥 봄이라고 행복해 하기 힘들 정도로 꽃샘추위가 여전했지만, 그들의 마음에 가득한 봄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게 해주었다.

결혼 후 한 번도 극장 나들이를 해본 적이 없다는 효리 상순 부부에게는 특별한 날이 아닐 수 없다. 역설적으로 방송의 힘을 빌려 하는 데이트는 그것만으로도 행복이었다. 평소 일반인들로 인해 더 야외 활동을 하기 힘든 그들에게는 이 상황이 더욱 큰 행복으로 다가왔을 듯하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5년 차 부부에게도 일상을 벗어난 데이트는 그저 즐겁기만 하다. 친구 부부와 윤아가 함께한 데이트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집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단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행복이니 말이다.

간만의 데이트를 위해 앞서 나가 꽃을 사서 아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상순. 상순을 위해 치마로 한껏 멋을 내고 극장을 찾은 효리. 그런 그들의 데이트를 누구보다 즐겁게 봐주는 친구들이 함께하는 그 시간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대단할 것 없는 그 단순한 봄나들이는 이들 부부에게는 그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팝콘과 콜라와 함께한 극장 나들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그 행복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상순과 효리 부부의 모습은 어쩌면 유명하기 때문에 누리기 어려운 일상일 수도 있어 보인다. 아무리 편한 삶을 추구한다고 해도 주변이 이를 받아주지 못하면 공유할 수 없는 자유이니 말이다.

민박집 임직원들이 봄나들이 떠난 시간 투숙객들도 각자의 제주 여행을 이어갔다. 첫 외국인 잭슨은 유리 박물관을 찾았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즐겁다는 잭슨은 박물관을 둘러보다 끌리듯 들어간 곳에서 의도하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한국어 소통이 낯선 잭슨은 유리병 체험장에 들어서 의도하지 않은 유리병 만들기에 나섰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유리 박물관을 찾아 다양한 유리 공예에 마음이 빼앗겼던 잭슨으로서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전문가의 도움으로 직접 유리병을 만드는 과정은 행복한 경험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노력해 만든 유리병은 세상에 단 하나뿐이다.

한라산 1100고지 드라이브에 나선 바이크 친구들은 굳은 날씨임에도 행복했다. 봄비가 내리는 상황에서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제주만의 자연이 주는 상쾌함은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안개가 자욱한 날씨로 인해 장관이 될 수 있는 풍광을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 시간 자체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봄에 온 손님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모두 저녁을 민박집에 들어와 함께한다. 첫날 대접 받은 바이크 친구들은 직접 저녁을 차려주고 싶다며 '고등어조림' 만들기에 나섰다. 모두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무 고등어조림은 행복한 저녁을 선사했다. 외국인 잭슨을 위해 고춧가루를 최소화 한 맞춤형 음식에 모두가 즐기는 저녁 시간이 되었다.

지난겨울부터 고민하던 가사가 드디어 나왔다. 상순이 작곡한 노래에 가사를 직접 쓴 윤아. 그렇게 데모 작업이 시작된 작업실은 그들이 가수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했다. 지난여름 아이유와 함께했던 노래, 이번에는 윤아와 함께하게 되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윤아 특유의 목소리에 민박집에서 직접 경험한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과정을 차분하게 써내려 간 가사는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작곡가인 상순도 프로듀스한 효리도 모두 만족한 노래는 그렇게 봄날 그들의 작업실에서 완성되어가고 있었다.

새벽 요가를 간 효리와 잭슨. 요가를 마치고 지근거리에 있는 시장을 찾아 잭슨 바지와 다양한 먹거리를 사는 그 과정 자체가 낯선 이들에게는 행복한 기억이 될 듯하다. 제주 그곳이 아니라면 이런 경험은 결코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툭툭 던지듯 나온 대화 속에서 인간 이효리의 진심이 가득 드러났다.

한자리에서 20년 넘게 일해 온 시장 사람들 이야기는 효리네 아버지가 이발사였다는 대화로 이어졌다. 어린 나이에 그 직업이 부끄러웠던 효리. 하지만 나이가 들며 누구보다 아버지의 직업과 어머니의 희생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효리의 이런 마음은 아름답게 다가왔다.

이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는 잭슨은 "삶의 의미는 뭘까"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잭슨에게 효리가 건넨 이야기들은 모두를 위한 말들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중요한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엔 자기를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2>

SNS를 보면 다들 행복해 보인다. 멋지고 하지만 실생활은 그렇지 않다며 자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TV 쇼를 보고 효리는 예뻐, 돈도 많고, 좋은 남편도 있고 그러니 매일 행복하겠지? 라고 이야기들을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그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모든 것을 다 가져도 매일 행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차이가 존재할 뿐 불가능한 삶을 사는 이들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맞다. 그런 모습을 못 보인다. 어떨 땐 사람들이 내 좋은 면만 보고 싶어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멋지고 예쁜 모습만, 내가 그러고 싶은 건 아닌데, 사람들이 그걸 원하는 것 같다"

유명하면 기분 안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잭슨의 질문에 효리는 솔직하게 답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유명 연예인으로 살아온 효리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부담감이 효리의 말 속에 가득했다.

그럼에도 좋은 남편과 몇 안 되는 좋은 친구도 있어 행복하다는 효리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아니지만 모든 것을 내보여도 좋은 친구들이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니 말이다. 제주에 봄이 왔다. 그리고 효리네 민박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 어느 봄날 아침 자신의 솔직함을 드러낸 효리의 진심이 그래서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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