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동이와 숙종의 기다리던(?) 합방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공중파라 뭐 볼건 없었는데요. 하지만 도대체 그 둘의 합방을 어떻게 그려낼까 상당히 궁금했는데, 이렇게 웃기게 그려낼 줄은 생각도 하지 못 했습니다.
숙종은 정말 상선영감의 말대로 동이의 처소가 다 지어지는 대로 합방을 할 계획이었을까요? 앞으로 일산은 준비하지 말라며, 까무잡잡한 것을 좋아하는 동이를 위해 선텐이라도 할 기세입니다. 암튼 숙종은 상선영감이 합방 얘기에 부끄러워하는 자신을 보고 웃자 무안해 하는데요. 그리고 동이 처소의 나인들이 괴질에 걸렸다는 얘기를 듣고는, 동이가 맘 불편해 할 것을 염려하여 콧바람이라도 쐬어줄 겸 나름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게 됩니다.
상선영감으로 하여금 동이에게 나인복을 입혀 궁궐 밖 주막으로 데려오도록 하고는, 자신은 먼저 주막에 가서 황주식과 영달을 불러 술을 마시며 동이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영문을 모른 채 상선영감을 따라 궁궐 밖을 나온 동이는 주막에서 숙종과 황주식, 영달을 발견하고 기뻐하게 됩니다. 어떻게 된 일이냐는 동이의 물음에, 숙종은 궁궐에 있으니 답답할 때가 된 것 같아 바람을 쐬게 해주려고 했다고 하는데요. 안 그래도 답답해하던 동이에게 숙종의 그런 세심한 배려는 감동 그 자체였죠. 그렇게 동이는 숙종에게 한번 감동을 하게 됩니다.
해가 질 때까지 담소를 나누며 술을 마시던 숙종은 영 맘이 불편한데요. 영달이 술이 취해서 개념 없이 자신의 여자 동이에게 반말을 하며 이름을 자꾸 부르고 함부로 대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동이는 눈치 없이 괜찮다며 생글생글 웃지만, 숙종은 그것이 영 맘에 들지 않는데요. 그래도 즐기자고 부른 자리에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참고 있는데, 괜찮다는 동이의 말에 개념줄을 놓아버린 영달은 동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기도 하고, 동이에게 억지로 술을 먹이려 동이의 손을 잡기도 하죠. 그것을 본 숙종은 마침내 폭발해버리고 맙니다.
그런데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모두 깜짝 놀라는데요. 숙종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얼른 자신의 갓을 벗어 동이에게 씌워주며 비를 맞지 않도록 해줍니다. 그렇게 동이는 옥체를 보존해야할 국왕이 비 맞는 것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에게 갓을 벗어 주는 것에 세 번째로 감동하게 되는데요. 그렇게 3번의 감동으로 숙종은 합방의 필수요소인 사랑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게 됩니다.
숙종의 도둑키스, 기다리던 합방이 이렇게 웃길 줄이야
정말 부끄러워하는 숙종과 아무것도 모르는 동이의 합방은 하늘이 도와주는데요. 배편이 끊겨 섬에 남겨진 연인처럼 천둥번개와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해줍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결국 비바람이 너무 거세서 환궁하기는 위험하다는 말이었죠. 결국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에 숙종은 난감해하지만, 옷깃을 여미며 마음을 추스려봅니다. 그런 숙종의 모습에서 오늘 합방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것을 직감한 상선영감은 그 첫날밤이 주막인 것을 안타까워하는데요. 그리고 상선영감은 숙종과 동이의 합방이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도록 주위 경계를 삼엄히 하라는 지시를 내리게 됩니다.
그래도 첫날밤이라고 약소하게나마 주안상을 차려놓고 숙종과 동이는 대화를 나누는데요. 자신 때문에 숙종이 곤욕을 치루는 것 같다며 미안해하는 동이에게, 숙종은 단 한 번도 동이와 있으면서 좋지 않았던 적은 없다고 합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상황이 재밌다 하는 정도였는데요. 이 이후 동이와 숙종의 모습이 너무 웃기더라구요.
그런데 역시 동이도 여우였을까요? 그렇게 영특하고 똑똑하던 동이가 갑자기 어리버리해지면서 술을 일부러(?) 넘치게 따르고 맙니다. 그러고는 주먹을 입에 물기도 하고 어쩔줄 몰라하며 어떻해를 남발하는데요. 그 동이의 황당하면서도 귀여운 모습에 숙종은 웃음이 터지게 되고, 동이는 넘친 술을 닦는다며 숙종의 손을 잡고 수건을 가지고 술이 묻지도 않은 숙종의 가슴까지 쓸어내리며 스킨쉽을 유도하게 되죠.
그런 동이의 귀여움과 스킨쉽은 불에 기름 부은 것 마냥, 숙종으로 하여금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게 만드는데요. 결국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동이를 바라보던 숙종은 동이의 이름을 부르곤 도둑키스를 하게 됩니다. 숙종은 한번으로는 부족했는지 놀라서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끌어내리며 다시 한 번 도둑키스를 하는데요. 그러고는 본격적으로 동이의 얼굴을 감싸고 진한 키스를 하게 됩니다.
사실 숙종이 그렇게 도둑키스를 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요. 너무도 순수하게 쪽 소리를 내며 입술 박치기를 하는 모습이 분명 로맨틱한데... 사극이어서 그럴까요? 뭔가 어색하면서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그리고 마지막까지 배꼽을 잡았던 것은 그렇게 숙종과 동이가 키스하는 장면이 끝나고, 비를 맞으며 주막을 지키는 호위무사들 가운데 우뚝 서있는 상선영감이 슬며시 고개를 방쪽으로 돌리는 장면이었는데요. 마치 니들 내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은근슬쩍 쳐다보는 그 모습이 너무도 웃기더군요.
그나저나 동이가 그렇게 왕자를 낳고 숙빈의 자리에 오르려면 천씨를 최씨로 바꾸어야 할텐데, 과연 앞으로 그것을 어떻게 풀어낼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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