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김건우의 힙합 컴필레이션 앨범 <블루브랜드> 2집 공개 하루만에, 수록곡 MC몽 ‘죽을만큼 아파서’가, 각종 음원사이트 1위를 휩쓸어 화제를 낳았다. 여기엔 곡에 대한 MC몽의 특별한 홍보나 활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그의 대중적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지난 30일 저녁 OBS 경인TV <뉴스755>에서 7년 전 MC몽이 치아기능 미달 판정으로,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내사중이라고 보도했다. 경찰은 MC몽이 신체검사를 앞두고 뽑지 않아도 되는 이를 일부러 뽑아, 군복무를 회피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MC몽의 치아 X-레이 사진과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치과 전문의에게 의뢰한 결과 치료 목적으로 이를 뽑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확보했다고 한다. 또한 MC몽의 치아를 뽑은 서울의 모 치과병원 원장을 소환 조사한 결과, 원장이 발치 사실은 인정했지만 정상적인 치료과정이었고, 당시 병역면제 기준도 알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밖에도 병역브로커에게 입수한 파일에서, 다른 톱스타들이 다수 포함된 사실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MC몽 외에 추가로 병역의혹 대상자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에 MC몽의 소속사 측은, MC몽이 치아문제로 병역 면제를 받은 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보도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병역면제를 위해 의사의 치료행위나 병역면제 처분 과정에 불법이 개입되어 있지 않은, MC몽은 정당한 사유에 의한 병역면제임을 강조했다. 또한 경찰조사과정에서 병역처분 과정에 대한 의혹을 낱낱이 해명할 것임을 덧붙였다.

병역비리 의혹 MC몽, 해명이 경솔한 이유?

성인 남자에게 있어, 병역의 의무는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군대가 좋아서, 체질이라서 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강제성을 띤 의무인 만큼 회피할 수도 없지만, 건강상에 아주 특별한 문제가 없는 남자라면, 형평성에 따라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이며 실질적으로 대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올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태극전사들.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이란 커다란 이정표를 세우며, 온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해외에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를 알린 일등공신으로, 돈으로 환산하기 힘든 경제적 사회적 효과를 가져왔다. 그럼에도 그들에게 병역면제라는 혜택을 줘야 한다는 일부 견해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이 다수를 이룬다.

국민에게 기쁨을 선사하는 축구대표팀의 미래를 위해서도, 해외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병역을 면제해주는 것이 타당하다며 심정적으로 공감하면서도, 형평성에 미루어 축구와 군대는 별개라는 이성적인 접근을 하게 되는 것이다.

MC몽이 아무리 힙합으로 인기를 끌고, 예능 <1박2일>에서 맹활약하며 안방까지 웃음을 전달한다해도,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치아를 뽑는 불법을 행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를 브라운관뿐이 아닌, 연예계 퇴출 1순위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싸이의 경우처럼 재입대를 하고 표면적인 면죄부를 받는다 해도, ‘비호감’의 꼬리표는 사실상 떼기 힘들다.

MC몽측의 주장처럼, 경찰청에서 의혹을 가지고 내사중인 사건인데다, MC몽이 수사기관에 아직까지 소환되지 않았다. 구체적인 혐의가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마치 ‘병역비리’를 인정한 것처럼 보도가 나간 것은, MC몽에게 억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법적대응을 운운하는 미숙한 태도는, 오히려 화를 키운 격이라 할 수 있다.

소속사측 주장대로 MC몽이 결백하다해도, 그는 현재 병역을 면제받고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최소한 겸손한 입장을 견지해야 했다. 의혹이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수사결과에서 밝혀질 것이란 멘트와 본의 아니게 물의를 빚은 점이 아쉽다는 정도였다면 어땠을까. 법적대응을 운운하며 엠씨몽의 이미지만 생각한 것은, 특히 일반 남성들에게 반감을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병역 ‘의혹’이란 단어 자체가 주는 부정적인 선입견을 감안하더라도 MC몽측의 반박은 경솔했다. 그가 결백하건 하지 않던 간에, MC몽이 병역면제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MC몽이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지금껏 활동하던 모습처럼 대범할 필요가 있다. 물론 네티즌들도 단순 심증만으로 무조건적인 비난은 자제해야 한다. 향후 수사결과가 MC몽의 군면제가 합법적이라고 밝혀지면, 지금처럼 해명할 필요도 없고, ‘의혹’만으로 그를 삐딱하게 바라보던 대중들의 시선도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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