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으로 믿기 힘들 정도로 성숙한 외모를 자랑하는 걸그룹 F(X)의 멤버 설리. 현재 그녀의 주가는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지만, 정작 재능을 보여 줄 TV 무대는 좁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아이돌은 음악프로그램의 무대를 제외하곤, 대부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 그리고 '예능감'마저 없으면 푸대접을 받고, 캐스팅에서 제외되는 현실을 피할 수 없다.

물론 티아라의 은정, 지연 등과 같이 드라마에 진출해, 연기를 하는 아이돌도 늘고 있다. 설리 역시 드라마 '서동요'에서 이보영의 아역으로 출연한 바 있어, 차후 연기자로 활동할 여지를 남기고 있다. 설리 본인 또한, 지난 황금어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연기활동을 하고 싶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그렇다면 설리의 연기를 언제쯤 지켜볼 수 있을까?

숙녀돌 '설리', 제2의 전지현 될까?

웃는 모습에 귀엽고 풋풋한 매력이 숨 쉬는 설리. 그럼에도 여고생 느낌보단 대학생이상의 포스, 숙녀이미지가 강하다. 아이돌보단 숙녀돌에 가까운 그녀. 설리를 보면, 여고생 신분으로 성인배역을 맡았던 전지현이 떠오른다. 당시 드라마 <내마음을뺐어봐>, <해피투게더> 등으로 얼굴을 알렸고, 프린터 CF로 단숨에 섹시아이콘으로 등극하며, 톱스타로 부상했던 전지현.

여고생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나이보다 많은 배역을 소화할 수 있었던 건, 전지현이 우월한 기럭지와 성숙한 마스크에 있었다. 나이에 맞는 배역은 오히려 어울리지 않는 성숙한 느낌. 위로는 김혜수가 여고생 신분으로 성인연기를 했던 대표적인 케이스다. 그렇다면 숙녀돌 설리도 전지현과 같은 케이스를 밟으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지현이 데뷔할 당시엔, 지금처럼 인터넷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만일 여고생 설리가 성인연기를 한다고 하면, 인터넷에선 어떤 반응이 올라올까. 신인연기자에 가까운 만큼 기본적인 발성과 연기력뿐 아니라, 어떤 배역을 맡느냐에 따라 그녀를 바라보는 잣대는 더욱 엄격해지기 마련이다. 여기에 정통연기자 코스를 밟는 게 아닌, 아이돌가수를 겸한다는 점에서, 일정부분 선입견을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완벽한 준비가 없다면, 네티즌에게 꼬투리가 잡히고 어린 나이에 상처를 받기 쉽다는 사실이다. 티아라 지연의 케이스처럼, <공부의신>과 같은 학원물에 출연할 수도 있으나, 학생보단 교생선생님이 더 어울리는 설리. 그렇다고 <커피하우스>의 함은정과 같이 중량감 있는 배역을 맡는다는 건, 아무리 설리가 인기가 좋더라도 도박에 가깝다. 그녀는 비중이 작은 조연을 거치면서, 보다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데뷔 당시의 전지현의 케이스처럼, 차라리 설리가 아이돌가수가 아니고 지금보다 대중에게 덜 알려졌다면, 여고생 신분임에도 20대를 연기하는 연기자로서의 데뷔는 더 빨랐을 지 모른다. 그러나 현재 그녀의 숙녀이미지는 화보에서나 빛을 발할 뿐, 여전히 방송에선 귀엽고 깜찍한 모습으로 어필하고 있다.

소녀시대나 카라 멤버들처럼 예능감이 좋은 편도 아니라, 인기만큼 아직까진 뚜렷한 활약을 보여 주지 못하는 설리. 그러나 오히려 예능돌 혹은 걸그룹 F(X)의 멤버보단, 배우로서 폭발할 만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엔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외모는 전지현을 연상시키지만, 섹시함보단 순수하고 해맑은 이미지로 차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여고생 스타출신 전지현과 닮은 듯 다른 설리. 과연 설리가 언제쯤 소속사의 지원 속에 잠재된 연기본능을 드러내고, 배우로서 제 2의 전지현의 코스를 밟게 될 수 있을 지,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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