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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4회- 정유미 이광수 좌충우돌 생존기, 라이브 의미를 보여주다사건을 위한 공간이 아닌 그 공간 자체가 주인공
장영 기자 | 승인 2018.03.19 14:26

생방송처럼 이어지는 이야기의 흐름. 이 드라마가 왜 <라이브>일 수밖에 없는지 4회는 잘 보여주었다. 있는 그대로 경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힘이 드러났다. 취준생에서 경찰 공무원이 된 청춘들, 경찰학교를 거치고 시보 생활을 시작한 그들의 생존기는 날 것 그대로라서 반갑다. 

영특한 정오 어색한 상수;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경찰들의 일상, 그 안에도 살아 숨 쉬는 인간들이 존재한다

경찰 지구대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사실 경찰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들은 많다. 하지만 지구대 안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자세하게 그린 작품은 없었다. 그저 배경일 뿐 그 안에서 어떤 사람들이 근무하며 살아가는지 자세하게 들여다 본 적은 없다는 점에서 <라이브>는 흥미롭다.

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가장 힘들다는 지구대를 선택한 시보 3인방의 적응기는 결코 쉽지 않다. 먹고 살기 위해 경찰이 되었지만, 진짜 경찰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너무 많다. 취업이 힘겨운 청춘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된 공무원이라는 자리 역시 만만할 수 없기 때문이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다른 공무원과 달리 경찰 공무원에겐 더욱 많은 것들이 요구된다. 육체적인 고단함과 정신적 피로감을 모두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 생각만큼 쉬운 직업은 아니니 말이다. 정오와 상수, 혜리에게도 경찰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마지막 희망과 같았다.

미혼모 엄마와 살며 힘겨웠던 정오, 빌딩 청소부로 힘겹게 사는 엄마가 바라던 공무원이 된 상수, 동생들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혜리까지 만만한 삶이 없다. 그렇게 힘겹게 공부해서 공무원이 되었지만, 시보라는 힘겨운 계단을 다시 올라가야 한다. 그런 그들에게 쉬운 삶이란 없다.

존재만으로도 힘겨운 시보들에게 더욱 고난의 삶은 오양촌이 같은 지구대로 옮겨온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매의 눈으로 그들의 잘못을 지적해내는 양촌은 최고의 사수이기도 하다. 철저하게 잘못을 지적하고 고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는 최고이지만, 상대와 관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항상 문제가 있다. 가부장적 가치관이 여전한 그에게는 모든 관계가 서툴다. 

상수의 말 한 마디로 시작된 지구대의 분주함은 강력 범죄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정오와 상수의 생존기는 극명하게 나뉘기 시작했다. 영특한 정오는 상황 대처를 현명하게 하며 모두의 관심을 받는 것과 달리, 상수는 양촌과 비슷한 성격으로 상황 전환이 능숙하게 되지 않으며 고생을 사서하게 된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정오는 명호와 함께 신혼부부 집으로 향한다. 이웃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들은 문을 강제로 열었다. 문이 열리자마자 비린내를 맡은 정오는 얼어붙기 시작했다. 아직 보지 못했지만 그 안에 어떤 상황이 펼쳐져 있을지 피 비린내만으로도 충분히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성이 잔인하게 살해당해 있었다. 피가 낭자한 현장을 보며 경직된 정오는 겨우 119에 신고를 하는 것이 전부였다. 경찰이 되어 처음으로 살인사건 현장을 목격한 충격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정도다. 실제 피로 가득한 시체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이자 트라우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충격이 여전히 정오를 사로잡고 있었지만 그녀는 결정적인 변수를 만들어낸다. 도로 CCTV를 보며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갑작스럽게 남편이 방향을 틀어 집으로 향하는 과정. 이 상황이 이상했기 때문이다. 거래처를 들렀다고 하지만, 그곳은 집과 가깝다. 갑작스럽게 가던 방향을 돌린 이유는 명확했다. 

부인의 외도를 의심하고 있던 남편은 방안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했다. 사건이 일어난 날 출근하던 남편은 외도 장면을 목격하고 집으로 방향을 돌려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경찰이 바로 출동하자 당황한 남편은 그렇게 도망쳤다. 그 모든 것을 정오가 밝혀냈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경쟁 아닌 경쟁을 하던 상수는 매번 힘겹기만 하다. 음주 측정을 불허하고 도망치는 음주 운전자를 추적하러 선배들이 떠난 자리에 문제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등장했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고 그것도 모자라 경찰까지 폭행한 그들을 상수는 망설임 없이 체포했다. 

매뉴얼대로 하라는 양촌의 말을 따랐을 뿐인데 지역구 전현직 국회의원이라는 사실이 문제였다. 온갖 악행은 다 저지르며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은 홍일지구대 기한솔 대장을 폭행하기까지 했다. 자신들을 체포한 사실과 바로 풀어주지 않은 것에 대한 화풀이를 하는 그들의 행태는 욕이 나올 정도다. 

바보처럼 맞기만 한듯 했지만 한솔은 모든 상황을 바디캠으로 찍었다. 서장이 검찰 간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녹취도 받았다. 모든 증거들이 다 모였다. 즉시 반박할 수도 있지만 한솔은 선거가 시작되면 세상에 이 모든 것을 풀어버리겠다고 했다. 정치꾼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 국민들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는 선택이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의 한심한 작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검찰과 경찰 사이의 알력도 적절하게 잘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번 에피소드 역시 흥미로웠다. 공소권을 두고 여전히 대립 중인 검경 역할론의 핵심은 그들이 제대로 국민을 위해 일을 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이야기일 뿐이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상수는 자신의 행동으로 대장이 폭행까지 당한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가 결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것은 사건 현장에서 그의 행동이었다. 신고를 받고 찾아간 낡은 집. 그곳에서 이상한 약과 발자국 등을 발견한 양촌은 본능적으로 큰 사건이 발생했음을 직감했다. 그 순간 사람을 찾았다며 소리치는 상수를 보러 나간 순간 절망했다. 

사건 현장을 완전히 망쳐버렸기 때문이다. 안에서 막힌 것이 아니라, 밖에서 테이프로 틈새를 모두 막았다. 그리고 안에 연탄불까지 피운 채 농약을 마신 피해자가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을 상수는 무시했다. 사람을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로 행동했지만 결과적으로 양촌은 상사에게 욕만 얻어먹는 신세가 되었다.

기본 매뉴얼대로 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었다. 물론 보다 능숙했다면 현장을 보존하면서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겠지만 시보인 상수에게 이는 어려운 일이다. 이 일로 인해 상수는 시보도 제대로 끝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 

tvN 주말드라마 <라이브>

양촌의 집까지 찾아가 멱살을 잡고 분노하는 상수. 그는 절대 그렇게 끝낼 수 없었다. 어머니가 그토록 원했던 공무원 자리를 쉽게 잃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상수의 이런 독기는 결국 그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힘이 되어간다는 점에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촌에게도 당당한 정오, 현명함과 영특함으로 사건을 능숙하게 풀어내는 정오의 행보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부드러운 매력이 가득한 명호가 관심을 표하는 상황에서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조금씩 다가오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라이브>는 기존 경찰 드라마와는 전혀 다르다. 라이브로 그들의 삶을 보여주듯 지구대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들과 이를 처리하는 경찰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담아내는 이 드라마는 그래서 흥미롭다. 사건을 위한 공간이 아닌 그 공간 자체가 주인공인 <라이브>는 그래서 매력적이다

장영 기자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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