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당선자의 기조 발언이 끝나고 내신 기자 4명과 외신 기자 1명의 질문을 받은 뒤 기자회견은 끝났다. 이날 회견은 이명박 당선자의 첫 기자회견이라는 점에서 이 당선자가 던질 메시지 내용뿐만 아니라, 하루 밤 사이에 달라진 그의 위상으로 인해 기자들이 어떻게 대하느냐도 또 다른 관심거리가 될 만 했다.
질문을 받겠다고 하자 먼저 동아일보 기자가 손을 들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동아일보의 OOO 기자입니다.” 답변이 끝나고 그 다음 연합뉴스 기자가 손을 들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연합뉴스의 OOO 기자입니다.”
게다가 기자 입장에서는 ‘대통령 당선자’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존칭이 되는데 굳이 ‘당선자님’이라고 부른 기자도 있었다.
기자는 각 신문사를 대표하여 취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취재원에게 '예의는 갖추되' 항상 취재원과 대등한 입장에서 묻고 답하고 취재하면 된다.
대통령을 부를 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라는 말 자체가 최고의 존칭이기 때문에 기자들은 그냥 “OOO 대통령께서는…”이라고 하면 된다. 청와대에 근무하는 참모들이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상하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신경 쓸 일이 아니다.
이것이 옳으냐 그르냐의 문제는 아니다.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었기 때문에 우리 기자들이 더 깎듯이(?) 예의를 갖춘 것 아니냐고 주장하려는 것도 아니다.
기자가 감시의 대상인 정부 관리나 취재원을 어떻게 부르느냐가 경우에 따라서는 엉뚱한 오해를 살 수도 있고, 기자와 공직자 사이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도 있다. ‘견습기자’ 시절에 선배들한테 훈련받을 때 생각이 나서 해 본 소리다.
기자들이여, 공직자와 취재원에 대해 "예의는 갖추되 당당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