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일 MBC <정치에세이-달콤 쌉싸래한 인생>의 한장면이다.

대선 성적표가 나왔다. 누구는 억울할 것이고, 누구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을 것이다. 끝이 아니다. 내년 봄에 또 한번 시험을 친다. 총선이 기다리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을 것이다.

이런날 정치인들이 꼭 봐야할 프로그램이 있다. MBC <정치에세이-달콤 쌉싸래한 인생>이다. 한참 지난 방송이지만 다시 꺼내볼만 하다.

MBC <정치에세이-달콤 쌉싸래한 인생>은 전직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이 출연해, 제목그대로 정치의 달콤함과 쌉싸래함에 대해 이야기한 작품이다. 방송 당시에도 많은 관심을 모으더니, 지난 추석에도 다시 볼 수 있었다.

방송에 나온 전직 정치인들은 권력을 달콤함을 향수했다. 13대 이철용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면 5백가지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어딜가도 최고의 대접을 받았고, 하루 종일 맛난 것만 먹고 살았다고 한다. 모두가 그들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강신옥 전 국회의원은 "그 맛에 빠지고 나면 헤어날 수가 없다"고 고백했다.

정혜신 정신과 박사는 이런 심리에 대해 "권력욕은 한계를 느끼지 못하는 욕망"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었다. 인간이기에 권력에 대한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국회의원이 끝나고 나니 남은 것은 허망함 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람들의 예상과 다르게 돈까지 없었다. 상당수의 전직 정치인들이 점심 한 그릇을 얻어 먹기 위해 집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콘테이너 박스에서 잠을 청하는 경우도 있었다. 무엇보다 그 많았던 사람들이 그들을 떠났다.

아울러 정치 현장에는 달콤함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고 한다. 정치는 승자와 패자가 분명히 갈린다. 그 과정이 정당할리도 없다. 전직 정치인들은 수많은 음모와 배신에서 희생양이 됐던 자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아마 그들도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똑같은 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르겠다.

김홍신 전직 국회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

"정치가 백성 위에서 누리는 것을 걷어내야 합니다. 누린다는 게 인간사로 보면 참으로 허망하고 별게 아닙니다. 지나고 나면 누렸다는 것이 황홀한게 아니고 한 사람의 영혼을 피폐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는 8년 동안 의정활동을 하면서 국회의원회관에 깔린 레드카펫을 한번도 밟지 않았다고 한다. 권력의 달콤함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그만뒀을 때 권력의 금단현상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랬다고 했다.

이제 시작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여의도를 떠날 것이고, 비슷한 수의 예비 정치인들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과연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혹시나 단순한 권력욕이 아닌지, 다시 선거에 뛰어들려고 하는게 그 달콤함을 잊지 못해서는 아닌지 궁금해진다.

승리했다고 자만하지 말라. 더 빠른 속도로 추락할지도 모른다. 패배했다고 울 필요도 없다. 그제야 진짜 정치가 무엇인지를 아는 수확을 얻을수도 있다. 국민들도 그들을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달콤함'에만 빠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감시하고 견제해야 한다. 결국 우리도 공범자가 될지도 모르니까.

방송은 MBC 홈페이지(http://www.imbc.com/broad/tv/culture/spdocu/bodo/vod/index.html)에서 '유료'(500원)로 다시 볼 수 있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