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변양균-신정아씨 사건,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등과 관련한 보도가 '올해의 나쁜 보도'로, MBC <뉴스후>, EBS <스페이스 공감> 등이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꼽혔다.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신태섭·김서중)은 지난 18일 올해의 좋은·나쁜 방송과 사설을 선정해 발표했다.

'뉴스후', 삼성 침묵 카르텔 깨…MBC '하얀거탑' EBS '스페이스 공감'도 좋은방송

▲ MBC <뉴스후> <하얀거탑>과 EBS <스페이스공감>(왼쪽부터).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는 2007년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시사 부문 MBC <뉴스후> (연출 최원석) △교양 부문 EBS <스페이스 공감> (연출 이영호, 김준성, 김형준, 백경석) △드라마 장편 부문 MBC <하얀거탑>(연출 안판석) △드라마 단편 부문 KBS <드라마시티>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연출 지병현) '이중장부 살인사건' (연출 김원석)을 선정했다.

민언련은 "MBC <뉴스후>는 '시사저널 사태의 전말과 그후'(2월3일), '나는 공범이었다'(11월3일), 'X파일로 다시 보는 삼성의혹'(11월10일), '삼성 비리 의혹 본질을 말한다'(11월24일) 등을 통해 거대자본 삼성의 문제를 꾸준하게 지적했다"며 "삼성에 대한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통제와 자기검열의 울타리를 뛰어 넘은 발군의 보도"라고 말했다.

민언련은 MBC <하얀거탑>에 대해선 "사회와 인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흥미있고 치밀하게 풀어내 우리 드라마의 수준을 한층 높여줬다"고 평했고 KBS <드라마시티>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편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살아보려고 노력했던 한 가족을 통해 '타락한' 80년대의 갖가지 차별과 사회구조적 모순을 드러낸 수작"이라고 했다.

연예인 사생활 들춘 아침 교양 프로그램, 나쁜 방송에 선정

2007 올해의 나쁜 방송엔 △교양 부문 KBS <남희석 최은경의 여유만만 > MBC <이재용 정선희의 기분 좋은 날> SBS <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연예인 사생활 드러내기' 편 △드라마 부문 MBC <문희>(연출 이재갑) △예능 부문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 (연출 김유곤)이 선정됐다.

민언련은 "나쁜 방송으로 뽑힌 아침 교양정보 프로그램들은 시청자가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연예인의 사생활을 '정보'라는 이름으로 방송해 전파를 낭비하고 시청자들에게 '불쾌감'을 줬다"고 주장했다.

2007 올해의 좋은·나쁜 방송은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가 지난 2006년 11월1일부터 올해 10월31일까지 KBS, MBC, SBS, EBS의 시사·교양·예능·드라마 프로그램을 모니터한 결과 선정된 작품들이다.

문화, 신정아씨 '알몸사진' 보도…중앙 동아 등 삼성비자금 의혹 축소 나쁜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2007년 '올해의 나쁜 보도' 10건과 '올해의 좋은·나쁜 사설'을 선정했다.

▲ 문화일보 9월13일자 3면.
'올해의 나쁜 보도'에는 △한·미 FTA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보도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 신정아 씨 비호 보도 △김용철 변호사 양심고백과 삼성 비자금 의혹 보도 △비정규직법 시행 및 이랜드사태 보도 △시사저널 사태 보도 △2007 남북정상회담 보도 △내신반영비율 및 수능등급제 보도 △정몽구·김승연 회장 집행유예 판결 보도 △17대 대선 보도 △미,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 사건 보도 등이 선정됐다.

민언련은 한·미 FTA 및 미국산 쇠고기 수입 보도에 대해 "보수신문은 미국산 쇠고기 생산 과정의 문제점이나 광우병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수차례 광우병 특정위험물질이 검출되었을 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는 등 사실을 은폐하기까지 했다"며 "이는 친미사대주의의 극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신정아 씨 비호 보도에 대해서는 "대다수 신문들이 두 사람의 스캔들에 주목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보도 경쟁을 벌였고, 문화일보는 9월13일 신씨의 '성로비' 의혹을 제기하며 신 씨의 알몸사진을 공개하기까지 했다"며 "'황색저널리즘'의 극단을 보여준 이 사건은 두고두고 '언론사의 수치'로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12월3일자 중앙일보 6면.
또 민언련은 "'삼성공화국'이라는 우리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에 대해 중앙과 동아 등 대다수 신문들은 지극히 적은 보도비중을 보이며 사안을 축소"했으며 "김용철 변호사에게 '배신자'의 탈을 씌워 사건의 본질을 왜곡했다"고 비난했다.

민언련은 "'비정규직법 시행 및 이랜드사태' 보도는 사측의 피해를 부각하고, 이랜드를 규탄하는 집회나 파업의 부정적 측면만을 강조했으며, '2007 남북정상회담' 보도에서는 대통령선거를 앞둔 여권의 정략으로 호도하는 등 흠집내기를 일삼았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이중잣대' 꼬집은 경향 이대근 칼럼, 좋은 칼럼에 선정

또한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경향신문 10월11일자 <이대근 칼럼 / 남북정상회담을 비판하는 법>을 '올해의 좋은 사설(칼럼)'로 동아일보의 7월23일자 <광화문에서 /'아줌마 눈물' 뒤의 민주노총>을 '올해의 나쁜 사설(칼럼)'로 선정했다.

민언련은 "이대근 칼럼은 수구세력이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전쟁난다'는 북측의 주장을 '내정간섭'이라 비난했으면서 정작 정상회담 선언문의 '내정 불간섭' 조항을 두고선 북한 인권탄압의 참상을 외면하려는 속셈이라며 반대한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으며 "'이명박-부시 면담 합의'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미국의 대선개입을 환영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것은 북한과 미국에 대한 명백한 '이중 잣대'라고 꼬집는 등 북에 대한 수구세력의 냉전적 사고를 명쾌한 논리로 반박했다"고 평했다.

동아일보의 <광화문에서/'아줌마 눈물' 뒤의 민주노총> 칼럼에 대해 민언련은 "파업의 본질을 악의적인 이권싸움으로 몰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칼럼에는 정작 사태를 야기한 비정규직법의 한계와 비정규직의 열악한 고용지위에 대한 문제 지적이 결여돼 있어 사태 장기화의 원인인 사측의 소극적 협상태도와 길거리로 내몰린 해고자의 생존권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시상식은 오는 21일 금요일 저녁 7시 서울 서대문 민언련 사무실 앞 한백교회에서 '민언련 창립 23주년 기념식'과 함께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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