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의 돌직구 질문이 빛을 발했다. 권선동 법사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던진 '강원랜드' 채용 청탁 질문은 강유미가 아니면 불가능한 인터뷰였다. 제대로 된 답변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그렇게 질문을 쏟아내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협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강 특보의 돌직구;
삼성공화국에 살아가는 재판부의 생존기, 네이버에 여전한 매크로 댓글 조작

2주 만에 돌아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강유미 특보의 무데뽀 인터뷰가 빛을 발했다. 기자들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니 강유미의 이런 인터뷰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이명박근혜 시절 철저하게 사육을 당했던 언론은 언론으로서 가치를 상실했었다. 국회를 찾아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된 국회의원들을 만나는 과정은 기자들의 몫이다. 왜 기자들은 그들에게 질문을 하지 않는 것인가? 당사자가 인터뷰에 응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할 일은 없다는 식이라면 기자는 왜 하나? 이는 강유미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는 이유가 된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첫 회 "다스는 누구 겁니까?"를 외치며 시작된 강유미의 인터뷰는 권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을 만나며 빛을 발했다. 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법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 의원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에 연루되어 있다. 최소한 양심이 있다면 위원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이 무죄라면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이를 증명하면 된다. 하지만 국회 법사위원장을 품고 수사를 막기에 여념이 없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하다. 궁세에 몰린 자유한국당이 꺼낸 카드라고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노회찬 의원이 부당한 채용 청탁을 했다는,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 말장난에 불과했다. 채용 비리에 연루되었다면 함께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자는 노회찬 의원의 제안에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이 권력 집단은 파괴되어야 한다.

총선이 오랜 시간 남아 있다는 것이 이들을 절대무적으로 만드는 이유가 되지만, 그렇게 시간만 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시대는 지났다. 국민들은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다.

검찰은 성역 없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를 수사해야 할 것이다.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를 막은 윗선의 존재는 용기 있는 검사에 의해 드러났다. 권선동 의원 측의 압력으로 수사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내부 고발'은 이제 검찰이 스스로 자정 능력을 갖추고 검찰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 판단될 수 있는 기준이 되었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이재용 부회장을 구하기 위한 판사의 눈물 나는 노력은 국민들로 하여금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부당한 권력을 촛불의 힘으로 무너트렸지만, 사법 개혁까지 이뤄내지는 못했다. 삼성공화국에서 주군을 지키기 위한 재판부의 눈물 나는 사투는 결국 이 부회장 무죄 만들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20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사법부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런 일이 성사되도록 도왔던 인물들은 후에 중요한 자리에 앉게 된다.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 언급했던, 서기석 판사는 헌법재판관이 되었고 양승태 판사는 대법원장이 되었다. 이들은 모두 삼성에 유리한 판결을 한 판사들로 지목된 존재들이다.

정형식 판사는 이 부회장을 풀어주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이 부회장을 집행유예로 풀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 판사의 선택은 국민들이 분노해도 죄가 아니라고 우기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판사 하나하나가 독립된 사법부라는 점에서 재판부의 판결은 존중 받는다. 범죄자를 억울한 피고인으로 둔갑시키는 마법은 그래서 가능하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판사라는 직책을 가지고 무슨 판결을 하든 그건 법치주의 국가에서 인정받을 수밖에 없다. 법을 집행하는 자가 명확한 이유 없이 범죄자를 무죄로 판결하는 일은 존재할 수 없다. 삼성 장학생들은 대한민국을 지배하고 있고 그 엄청난 자금으로 삼성공화국을 건설했다. 판사들이 앞장서 이 부회장을 비호하기에 여념이 없는데 법치주의는 무슨 법치주의인가?

조선일보가 이 부회장 집행유예를 가지고 피해자라고 언급하는 기가 막힐 기사가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다. 엄청난 자본으로 언론을 길들이는 삼성의 행태는 이미 오래된 관습과 같은 것이니 말이다.

삼성에 비판적인 언급을 하는 언론사에는 광고를 집행하지 않는다. 2017년 촛불 정국에서 SBS가 삼성으로부터 광고가 1/3로 깎이는 동안 JTBC는 1/16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JTBC의 경우 2017년에 1%대라고 하니 삼성의 횡포가 어떤 식으로 이어지는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네이버의 매크로 논란은 이번에도 언급되었다. 그리고 실제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장사하는 자들이 존재한단 사실이 학원 강사에 의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현상금 10억을 걸고 매크로 프로그램을 하는 자들을 찾았고, 4명이 돈을 받기 위해 폭로했다.

단순 가담자가 아닌 실제 프로그램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던 이들의 폭로는 얼마나 오랜 시간 매크로 장사가 이어져 왔는지 알 수 있게 한다. 문제의 학원 강사 우형철을 음해하는 내용만 200기가가 저장되어 있다고 했다.

네이버의 매크로 조작 방치는 심각한 문제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의 말도 안 되는 댓글 지적에 이해진 네이버 이사는 국회 출석해 모두 옳다며, 댓글 조작이 용이한 댓글 정책을 내놨다. 무조건 공감만 높으면 상위 노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는 매크로 조작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댓글 정책 자체를 바꿨다는 것이다.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이들은 국회의원이 제안한 것은 국민의 소리라는 점에서 바꿨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대변자가 한 발언이니 댓글 정책을 바꿨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에 "네이버 바꾸겠습니까? 응답하라 네이버"란 노회찬 의원의 말은 씁쓸함으로 다가왔다. 자유한국당의 한 마디에 매크로 조작이 용이하도록 댓글 정책을 바꾸는 네이버의 행태는 비난 받아 마땅하다.

모든 이들이 다 알고 있는 매크로를 네이버는 알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IT 전문가들은 너무 쉽고 그리고 일상적으로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여론 조작이 일어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댓글이 여론 형성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는 매크로를 통해 댓글 조작을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방치하는 것은 스스로 매크로를 통해 부당한 여론을 조작하는 데 네이버 역시 동조하고 있다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 말이다.

삼성공화국과 네이버 세상, 거대한 힘에 쏠린 대한민국의 권력 지도는 그렇게 불편부당한 현실을 만들고 있다. 부당하게 덩치를 키운 권력들을 어떻게 바로잡을 것인가? 결국 다시 그 모든 것은 국민의 몫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정당한 처벌을 받도록 요구하는 것도, 네이버의 말도 안 되는 여론 조작 방치 역시 국민의 관심이 아니면 바꿀 수 없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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