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에서 비밀병기라 기대하던 심운택이 드디어 등장하였습니다. 동이 제작진은 이 심운택 역을 캐스팅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고 하는데요. 촬영 하루 전까지 오디션을 진행하며 치열한 경합에 의해 결국 김동윤이 캐스팅되었다고 합니다. 김동윤을 볼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박용하를 닮은 외모인데요. 저는 몰랐는데 이미 영화, 드라마 등을 오가며 꽤 많은 활동을 했더군요.

영화 : '울어도 좋습니까?', '도화지', '좋은 밤 되세요', '그날', '오르골' 주연
방송 활동 : '산너머 남촌에는', '두근두근 체인지', '상두야 학교가자
뮤직비디오 : 원더걸스 1집 'Irony', 고호경 2집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등

동이에서 드디어 꽃미남 등장으로 많은 여성들의 관심을 끌 것 같은데요. 숙종 지진희 못지 않은 깨방정으로 이후 동이의 전개에 있어 중요한 역할도 하면서 상당한 웃음을 선사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또한 심운택이라는 배역 자체도 여자들에게는 참 매력적인데요.

자신을 죽이려는 장희재를 피해 궁에서 도망친 동이의 입궐을 도울 뿐더러 이후 동이가 숙빈이 되어 죽을 때까지 곁에서 보필하는 주요인물

서인(노론)의 적극적 핵심인물로서 경신대출척 때 의주에 유배되어 있던 중, 궁을 탈출한 동이를 우연히 만나 인연을 맺는다. 학식과 재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덜렁대는 성격에다가 밉지 않게 큰 소리를 잘 치나 겁도 많아 위기에 닥치면 곧잘 뒤로 숨는다. 그러나 결정적 순간에는 몸을 사리지 않는 용기도 있다. 양반도 꼭 필요하면 도둑질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파격적인 인물로 훗날 서인의 중심인물이 된다.

서용기와 차천수가 궁궐 밖에서 동이에게 힘이 되어줬다면, 심운택은 궁궐 내 암투 속에서 동이를 보필하며 동이가 숙빈최씨의 자리에 오르는데 지대한 공을 세우게 될텐데요. 향후 동이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난 장희재와의 대결이 상당히 기대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제 장희빈 VS 숙빈최씨(동이), 제 2라운드 대결이 장희재 VS 심운택의 추가옵션으로 2:2 팀 대전이 됨에 따라 더욱 흥미진진해 지네요.

심운택은 숙빈최씨의 숨겨진 남자?

드라마 동이에서 심운택의 역사적 인물은 바로 김춘택입니다. 김춘택의 자는 백우, 호는 북헌으로 서인 노론의 중심가문인 광산 김씨의 명문 자재였는데요. 숙종의 첫째 왕비인 인경왕후가 고모로서 숙종의 조카였습니다. 아버지는 호조판서인 김진구였고, 할아버지는 광성부원군 김만기, 증조부가 바로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의 저자 김만중이죠. 또한 김춘택은 어려서부터 재질이 뛰어나 김수항의 탄복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김춘택의 가문은 1689년 기사환국 이후로 남인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풍비박산이 나는데요. 김춘택 역시 여러 차례 유배 투옥되기도 하였습니다. 암튼 그렇게 김춘택은 기사환국 이후로 몰락한 집안과 서인을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서인 세력들을 규합하고 정권을 잡기 위해 노력하는데요.

여기에서부터 숙빈최씨와 김춘택 사이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숙빈최씨와 김춘택의 만남은 1689년에서 1693년 사이로 추정되는데요. 두 사람은 1670년생으로 나이도 같고 20대 초반의 한창 때 서로 만나게 된 것이죠.

숙빈최씨가 천한 무수리의 신분에서 숙종의 눈에 든 것은 수문록을 보면, 폐출된 인현왕후 탄신일에 성찬을 차려놓고 기도를 하다 숙종의 눈에 띄어 승은을 입었다고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숙빈최씨가 우연히 숙종의 눈에 띄었다기 보다는 정치적 해석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은데요. 바로 조사석이 장옥정을 숙종의 눈에 띌만한 곳에 들여보내 숙종의 관심을 얻어낸 것처럼, 김춘택 역시 숙빈최씨를 숙종의 눈에 띌 수 있게 만든 계략이었던 것이죠.

그렇게 김춘택은 숙빈최씨를 이용하여 장희빈을 견제하고, 서인이 정국을 뒤집을 판을 그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황당한 점은 김춘택과 숙빈최씨의 관계는 서로 연인 관계였다는 것인데요. 그렇게 서로 사랑하면서도 김춘택은 숙빈최씨를 후궁으로 들어가게 도와주고, 자신은 그것을 서인의 세를 다지는데 이용했던 것입니다.

역사에 있어 아직도 숙빈최씨의 아들인 영조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은데요. 숙빈 최씨와 사랑을 나누던 김춘택이 임금의 씨가 아닌 자기 씨앗을 숙빈 최씨에게 잉태시키고, 그래서 태어난 것이 영조라는 것은 당시 18세기를 살던 조선 사람들 태반이 믿던 소문이었다고 전해지기도 합니다.

1693년 4월 23일 성은을 받은 숙빈최씨는 첫째 아들인 영수를 10월 6일에 낳았는데요. 결국 태어난지 두달만인 12월 13일 영수는 갑작스레 사망하긴 하지만, 대략 5개월만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에 숙종의 아이가 아니라는 소문이 나돌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1694년 9월 13일에 연잉군(영조)가 태어나는데요. 이것 역시 아이를 밴 날짜를 거꾸로 세어보면, 영수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영수가 사망할 때쯤 바로 임신을 한 것입니다. 그래서 영수의 죽음으로 위협을 느낀 김춘택과 숙빈최씨가 다시 아이를 갖기 위해 사랑을 하였고, 연잉군은 그렇게 태어났다는 것이죠. 이 때문에 영조는 집권 내내 숙종의 아들이 아닐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괴로워했다고 하는데요.

결국 "영조는 숙종의 아들이 아니다. 왕실의 씨가 바뀌었다" 라는 내용으로 영조 집권 4년만인 1728년 3월 15일에 이인좌의 난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인좌의 난은 보름만에 진압이 되지만 영조는 집권 내내 190여차례 괘서사건을 접하게 되는데요. 그 내용 중의 하나가 바로 영조는 숙종의 아들이 아닌 김춘택의 아들이라는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암튼 김춘택은 장희재의 첩도 건드려 자신의 여자로 만들 정도로 매력이 있었다고 전해지고, 숙빈최씨는 장희빈의 미모를 능가하는 미인이었다고 하니 당시 조선시대 최고 훈남훈녀의 만남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죽을 때까지 귀양지를 떠돌던 김춘택은 1717년 4월 22일 객지에서 숨을 거두고, 이듬해인 1718년 3월 9일 숙빈최씨 역시 원인도 모르게 시름시름 앓다가 피를 토하고 숨을 거두었습니다.

과연 숙빈최씨가 평생 맘 속에 품고 있던 사랑하는 사람은 숙종이 아닌 김춘택이었던 것일까요? 드라마 동이에서는 절대 그런 식으로 그려지진 않겠지만 말이에요.

참고 및 인용 출처 : 영조의 세가지 거짓말(김용관 저)

영조의 세 가지 거짓말 -
김용관 지음/올댓북

P.S> 그나저나 전 차천수가 참 안쓰럽네요. 동이만 쫓아다니다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본다고 말이에요. 원래 차천수 역은 동이와 숙종 사이에서 삼각 관계로 그릴 예정이었다는데, 숙동라인이 인기를 끌자 차천수와 동이의 러브라인은 빼버렸다고 합니다. 배수빈은 찬란한 유산 때도 그러더니 동이에서도 한효주 바라기로서만 남는군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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