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가 끝난 뒤 민주당 분위기가 뜨겁다. 전국적으로 보면 4년 전 '파란나라' 일색에서 대반전에 성공했으니 그럴 밖에.

하지만 민주당의 오랜 '텃밭'으로 여겨져 온 광주의 분위기는 좀 다르다. 한마디로 민주당이 승리감에 들떠있을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이번 선거 결과, 민주당은 광주시장부터 구청장과 시의원, 구의원의 대부분을 석권하긴 했다. 구청장은 5곳 가운데 4곳, 시의원은 지역구 19석 가운데 18석, 구의회는 지역구 59석 가운데 44석을 차지했다. 이만하면 '압도적' 승리다.

▲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3일 오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 중소회의실에서 `6·2 지방선거 당선증 교부식’을 갖고 강운태 광주시장 당선자와 장휘국 교육감 당선자, 비례대표시의원 당선자 5명에게 당선증을 전달했다. 이날 교부식에 참석한 당선자들이 당선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광주드림

그러나 속내도 정말 압도적일까.

일단 민주당은 광역의원 정당비례대표 지지율이 55.9%에 머물렀다. 열린우리당과 양분해야 했던 4년 전은 차치하고, 양당의 통합 이후 치러진 2008년 총선에서 당시 통합민주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70.4%였다. 보다 앞서 2007년 대선에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79.75%를 얻었다.

'공산당 투표냐'는 비난이 일 정도로 절대적이었던 민주당 지지세가 이번 선거에선 이어지지 않았다.

또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의 득표율도 56.7%에 머물렀다. 물론 후보가 6명이나 나와 표가 분산됐음을 탓할 수도 있겠다. 특히 진보 및 개혁진영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민주당 후보를 포함해 4명이나 되면서 가능한 핑계다. 더욱이 이번 선거는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와 달리 지방일꾼을 뽑는 선거 특수성도 있었다.

하지만 같은 민주당 소속인 전남지사 득표율은 68.3%였고, 전북지사 득표율 68.7%를 기록했다. 광주와 가장 맞은 편이랄 수 있는 대구에선 한나라당 소속 시장후보는 72.9%를 얻었다.

이처럼 민주당이 겉과 달리 속내를 끓이는 동안 한나라당은 광주에서 ‘선전’했다.

그동안 '당선은 둘째고, 지지율 두 자릿수 만이라도'를 외쳤던 한나라당의 광주시장 후보는 14.2%까지 치고 올라갔다. 2위를 차지한 국민참여당 후보와 불과 0.3%P 차이였다.

물론 한나라당에 대한 비례대표 지지율은 여전히 8.3%대에 머물기는 하지만, 분명한 건 광주의 민심이 더 이상 민주당에게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 된다‘던 시절의 분위기가 아니란 얘기다.

문제는 이같은 광주 민심의 변화에 대해 과연 민주당이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지다.

여전히 전국 승리감에 도취돼 집안 기둥뿌리 썩는 줄 모른다면, 2년 뒤 총선은 물론 이후 대선에서도 장담키 어렵다는 따끔한 회초리가 이번 선거에서 광주가 보여준 민심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