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깨방정 숙종과 풍산개 동이의 담장 로맨스를 비롯하여, 한번씩 밤이 되면 서로 만나 보여주는 그들의 능청스럽고 당찬 모습이 참 재밌었는데요. 숙종에게 있어 동이는 답답하고 살벌한 궁궐 내에서 자신이 임금이라는 중압감을 내려놓고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숙종이 잠행을 나갔다가 우연히 동이를 만나 임금인 사실을 숨기게 되는데요. 자신이 임금인 줄 모르는 동이의 조련술(?)은, 그동안 궁궐 내에서 임금으로서 떠받들어지던 숙종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자 색다른 재미였습니다. 그렇게 숙종은 잠행을 나가면 동이를 찾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는 잠행길에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닌 동이를 만나기 위해 잠행을 나가는 등 숙종의 외도(?)가 시작되는데요.

이때부터 알게 모르게 숙종의 마음속에는 동이가 자리 잡게 됩니다. 동이가 궁궐에 들어와 자신이 임금임을 들킨 후에도 동이를 따로 불러, 자신을 임금이 아닌 평범한 남자로서 편하게 대해달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답답할 때면 동이를 만나 동이의 밝은 모습에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런 숙종의 맘을 알고 있는 상선영감의 센스는 또 다른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는데요. 밤에 숙종이 동이를 불러달라는 말에 한발 앞서 나가 동이를 침소로 들이겠다는 상선영감의 말은 순간 숙종을 당황시키긴 했지만, 동이를 여자로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암튼 이때까지만 해도 숙종은 동이가 자꾸만 보고 싶고 만나면 편하고 웃게 되는 그 이유를 깨닫고 있지 못했는데요. 숙종은 동이가 자신을 홀대(?) 할 때면 괜찮은 척 하지만 돌아와서는 얼굴이 붉어지며 씩씩거리고 질투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정작 자신은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그러다 이번 주 23회에서 동이는 숙종이 궁궐을 비운 사이 내수사에 몰래 들어가 장희빈의 죄를 입증할 단서를 빼오지만, 장희재가 보낸 자객에 의해 쫓기게 되고 그들이 던진 표창에 부상을 입게 되는데요. 동이는 필사적으로 도망을 쳐서 숙종을 만나기 위해 숙종이 있는 함경도로 들어가지만, 숙종을 눈앞에 두고 자객의 표창으로 입은 부상으로 인해 기력이 다해 쓰러지고 맙니다.

능행길에 사슴사냥에서 사슴을 잡은 숙종은 동이를 위해 사슴의 가죽으로 가죽신을 만들라고 하는데요. 그렇게 동이에게 자신이 사슴을 잡았다는 무용담을 들려줄 생각에 들떠있던 숙종은, 내수사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환궁을 하게 됩니다.

먼저 경위를 조사하러 보낸 오윤이 가져온 보고는 숙종이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는데요. 동이와 서용기는 그동안 궁궐에서 쫓겨난 인현왕후에 때문에 장희빈에게 앙심을 품고, 장희빈을 모함하기 위해 증엄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찾지 못하자 동이가 내수사에 화재를 내고 도망쳤다는 것이었습니다.

동이가 그랬을 거라고 믿을 수 없는 숙종은 심란하기만 한데요. 결국 서용기를 직접 찾아가 자초지종을 듣게 됩니다. 자초지종을 듣게 된 숙종은 그동안 왜 동이가 자신에게 그런 사실을 얘기하지 않았는지 섭섭해 하지만, 이어지는 서용기의 말에 숙종은 비로소 자신이 그동안 자신의 답답함을 풀기 위해 말하기만 했지 동이의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는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요.

또한 동이가 실종되어 그 행방을 알 수 없다는 소리에 그 모든 것이 자신이 미리 동이의 얘기를 들어주지 못해 생긴 일인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암튼 그렇게 서용기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숙종은 장희빈을 의심하게 되고 결국 장희빈을 찾아가 물어보게 되는데요.

숙종은 동이가 아무런 이유 없이 장희빈을 모함하려 했다는 것을 쉽게 믿을 수 없다고 하고, 장희빈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숙종에게 섭섭함을 토로하며 자신은 단 한 번도 숙종을 속인적도 없다고 부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장희빈은 이틀 후면 중전 책봉식인데 그렇게 자신을 믿지 못하겠으면 그것을 미루라고 하는데요. 장희빈의 혐의에 대해 어떠한 증엄도 없는 상황에서 심증만 가지고 중전 책봉식을 미룰 수 없는 숙종은 결국 서용기를 종사관에서 파직하게 됩니다.

중전 책봉식 하루 전 상선염감은 망설이다 숙종의 명으로 동이에게 주기 위해 사슴가죽으로 만들었던 신발을 숙종에게 보여주는데요. 숙종은 그 신발을 보고는 동이를 생각하며 슬픔에 잠기게 됩니다. 그렇게 숙종은 동이에 대한 걱정과 이 모든 것은 자신이 동이의 얘기를 들어주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라는 죄책감 때문에 가슴으로 눈물을 흘리며 동이를 그리워하게 되죠.

동이야. 대체 어딨는 것이냐? 대체 지금 넌 어딨는 것이야?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 다른 것은 어찌 되어도 좋다. 그러니 제발 제발 살아만...

옆에 있던 사람이 사라져봐야 그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숙종 역시 사라진 동이를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며 사랑이 점점 깊어질 듯 한데요. 그렇게 동이를 그리워하다 이후 불사신 동이가 다시 궁궐로 귀환하게 되면 결국 동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고 승은을 내리게 될 듯 합니다.

그동안 그들의 알콩달콩한 핑크빛 모드가 참 재밌었는데 드디어 그들의 로맨스도 애절모드로 넘어갔는데요. 그렇게 숙종이 동이를 그리워하며 깊어져만 가는 사랑이 절정에 이르러 살아 돌아온 동이를 보았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상당히 기대가 됩니다. 맘으로는 보이는 즉시 달려가 안아주면서 어떻게 된 것이냐고 질책하며 다그칠 것 같지만, 품위(?)를 생각해야 하는 숙종이기에 또 함부로 그럴 수는 없겠지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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