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전격 중단되었던 MBC <뉴스데스크>가 돌아왔다. 5년 전 함께 뉴스를 진행하다 밀려난 박성호, 손정은 앵커 체제가 그대로 부활했다. 그동안은 MBC 뉴스라는 이름의 30분 정도로 단축된 뉴스를 내보내던 MBC가 마침내 정상화의 형식을 갖춘 것이다. 돌아온 <뉴스데스크>는 지난 세월 망가졌던 MBC 뉴스에 대한 반성과 사과로 시작했다.

<뉴스데스크>가 집중적으로 되돌아본 것은 세월호 보도행태였다. 세월호 참사에 비견할 만한 또 하나의 참사였던 보도 참사, 그중에서도 최악이었던 MBC를 남이 아닌 자신의 손으로 드러냈다. 이미 그전부터 많은 <뉴스데스크> 시청자들이 떠난 상태였지만 그나마 남았던 시청자마저 고개를 가로젓게 했던 결정타가 세월호 보도였다.

12월 26일 MBC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갈무리

<뉴스데스크>는 이처럼 망가졌던 MBC 뉴스의 과거 전력을 숨기지 않고 매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적어도 이번 주 <뉴스데스크>는 내내 이와 같은 영상부터 내보낸 뒤에 뉴스를 하는 반복된 형태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이 진짜 달라진 <뉴스데스크>의 면모를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돌아온 <뉴스데스크>.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상황이다. <뉴스데스크> 첫 보도는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단독보도였다. 이어 “적폐수사 계속한다”는 문무일 검찰총장 발언을 내보냈다.

눈에 띄는 것은 여론조사였다. “국민 60%가 적폐청산 수사를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는 사실을 밝혀 이전 박근혜 방송이라는 오명으로부터 빨리 벗어나려는 의지를 담는 모습이었다. 반성으로 시작하는 <뉴스데스크>였던 만큼 무엇보다 선명한 이미지를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까닭일 것이다.

새롭게 거듭나려는 간절한 <뉴스데스크>의 심정에 대해 아직은 시청자 반응은 뜨겁지 않았다. 돌아온 <뉴스데스크> 첫방 시청률은 3.9%로 SBS의 5.1%보다 많이 뒤처진 수준이다. 물론 아직 많은 시청자에게 8시에 MBC 뉴스를 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익숙지 않은 일이다.

포털사이트 다음 뉴스 랭킹

시청률은 그렇지만 26일 밤 포털 이용자들은 <뉴스데스크>에 반응을 보였다. 포털 다음의 뉴스 랭킹에서 ‘많이 본 뉴스’ ‘꼼꼼히 본 뉴스’에 <뉴스데스크> 보도가 촘촘히 상위에 랭크된 것이다. 물론 다음날 아침 모두 순위에서 내려가기는 했지만 과거와 달리 <뉴스데스크>의 보도가 시선을 끌만한 내용을 갖추고 있음을 말해준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것처럼 비록 시청률 반등은 없었지만, 뉴스 구성에는 참신했다는 평가도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뉴스데스크>가 얼마간의 정비 기간을 통해 돌아오기까지 MBC는 예고를 통해 최승호 사장의 “10년 후에도 진실인 방송”을 강조했다. 그만큼 취재와 보도에 진정을 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남은 것은 시청자로부터 인정받는 일이다. 그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10년 후에도 잘못을 바로잡는 방송"의 자세도 요구될 것이다.

매스 미디어랑 같이 보고 달리 말하기. 매일 물 한 바가지씩 마당에 붓는 마음으로 티비와 씨름하고 있다. ‘탁발의 티비 읽기’ http://artofdie.tistory.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