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훈은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까? LG에서 방출된 정성훈에게 그 어느 팀에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38살이라는 나이에 많은 연봉을 줘야 하는 선수를 선뜻 영입할 팀은 없으니 말이다. 최근 모든 팀들이 세대교체를 시작하고 있고,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는 상황이다.

효용성 따져야지 나이가 은퇴 이유 될 수 없다

정성훈이 과연 다시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설 수 있을까? 스타 야구 선수 중 하나인 정성훈에게는 아찔한 시간이 아닐 수 없다. 올 시즌 주전에서 밀리며 향후 입지가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추측은 본인도 했을 것이다. 다만, LG에서 협상도 하지 않고 자신을 버릴 것이란 생각을 못했던 듯하다.

양준혁이 세운 최다출장 기록을 단 한 경기 남겨두고 있는 정성훈으로서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야구는 기록의 경기다. 그리고 남겨지는 것은 모두 기록이다.

문제는 원소속팀에서 쫓겨난 정성훈을 데려가려는 팀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팀들이 세대교체를 하고 있고, 외부 자원을 데려오는 데 신중하다. 과거처럼 무조건 내지르고 보는 식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를 데려오는 일은 사라져가고 있다.

정성훈(연합뉴스 자료사진)

대부분의 팀들은 내년 시즌을 위해 구성을 완료한 단계다. 이런 상황에서 기아가 정성훈을 영입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광주에서 야구를 하고 기아에서 프로 데뷔를 했던 정성훈이 은퇴 전 고향팀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나쁘지는 않다.

정성훈이 만약 기아로 가게 된다면 여전히 1루수 자리나 대타 요원으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기아에게는 1루 자리가 무주공산과 유사하기는 하다. 김주찬이나 서동욱, 김주형 등이 나눠 책임지는 방식으로 1루가 약점이 될 수밖에는 없다.

하지만 외야가 꽉 찬 상태에서 김주찬의 역할은 기아에게는 중요하기도 하다. 김주찬이 아직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성훈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은 묘하다. 정성훈을 통해 압박을 하려는 언론플레이로 다가오기도 하니 말이다. 물론 이런 상황이 김주찬 계약에 유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정성훈이 과연 기아에 필요한가에 대한 궁금증은 존재한다. 기아의 전신인 해태 시절 1순위로 프로 유니폼을 입은 정성훈은 기대만큼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트레이드되었다. 그렇게 새로운 환경에서 야구를 시작하며 전성기를 찾은 정성훈은 LG의 상징적인 선수가 되었다. LG의 9시즌 동안 6시즌을 3할 타율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했다.

1루수로 시작했지만, 3루수로 전향해 코너 내야수를 모두 책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선수다. 한 시즌을 풀로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점에서 기아에서 영입한다고 해도 백업 선수로 활용할 수밖에 없다. 1, 3루 수비가 모두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재 기아에게는 유용할 수 있다.

KIA 최원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범호 역시 나이가 들어 전성기를 조금씩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이 상황에서 이범호의 뒤를 이을 선수를 찾아야 하는 기아로서는 그 기간 전력 누수를 막아 줄 선수가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 역할을 정성훈이 해줄 수 있다. 3할 타율을 해줄 수 있다면 정성훈은 유용한 대체 자원이다.

정성훈이 영입된다면 젊은 선수 자리 하나가 사라진다.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기아에는 황대인과 최원준이라는 원석이 있다. 황대인이 2016 시즌을 마친 후 상무에 입대했다. 1살 차이인 황대인과 최원준은 향후 기아를 책임질 핵심 선수라는 사실은 명확하다.

두 선수 모두 내야 자원과 외야 자원으로 모두 활용 가능하다. 더 매력적인 것은 두 선수가 탁월한 파워를 지닌, 타격이 우수한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 말은 타격에 비해 수비가 부족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황대인이 상무에 입대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돌아오면 기아에 중요한 자원이 될 가능성은 높다.

최원준의 경우도 조만간 입대를 해야 한다. 현재 상황에선 국가대표가 되어 군 면제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해결해야만 한다. 최원준의 경우 황대인이 제대한 후에나 입대를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한 기아로서는 왕조를 새롭게 만들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 1, 2년 정도 누군가는 이들의 자리를 채워주고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 과정에서 전력 누수가 되어서도 안 된다. 이범호가 하락세를 걷고 있다고 해도 여전히 이범호다. 중요한 순간 한 방을 때리고 잡아줄 수 있는 선수는 팀에 큰 존재감이다.

정성훈은 그런 점에서 중요할 수 있다. 기아가 2018 시즌에도 우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최대한 누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는 점에서 정성훈은 여전히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KIA 김주찬 (연합뉴스 자료사진)

김주찬과 계약이 끝난 후에야 결정될 정성훈. 과연 그는 1순위로 뽑아주었던 기아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돌아간다고 해도 주전이 보장되지는 않을 것이다. 높은 연봉을 받고 다년 계약을 맺어 금의환향할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기아는 여전히 고참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이 주축이다. 이는 불안 요소이기도 하다.

고참들이 주축이라는 것이 나쁜 일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그리는 그들이 여전히 팀의 주축이라면 팀 자체도 하향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아의 정성훈 선택은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재 전력에서 정성훈을 능가할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고민은 커질 수 있다.

핵심 자원이 아닌 팀 전력을 배가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다면 정성훈 영입은 나쁘지 않다. 현재 기아의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코치들만이 아니라 멘토가 될 수 있는 고참 선수들이 중요하니 말이다. 어떤 선택이 이어질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그 모든 선택은 기아의 왕조 구축을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단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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