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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없었던 박시후의 서변앓이는 왜 생겼을까?[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5.23 11:31

이젠 막을 내린 수목드라마의 경쟁은 처음부터 1위로 독주를 한 <신데렐라 언니>보다는 2, 3위를 다투던 <개인의 취향>과 <검사 프린세스>의 대결이 더욱 볼만 했습니다. 이민호와 손예진을 앞세운 '개취'의 초반 우세와는 달리, 후반으로 가며 탄력을 받아 마지막 경쟁에서 승리한 박시후와 김소연의 '검프'에는 그럴 이유가 분명했습니다.

   
   
이민호가 가지지 못한 서변앓이

1. 절반의 성공으로 만들어 버린 배역의 힘

2009년 <꽃보다 남자>로 엄청난 열풍을 몰고 왔던 이민호가 후속 작으로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았던 작품이 바로 <개인의 취향>이었습니다. 여기에 손예진까지 여주인공으로 출연한다는 소식은 수목드라마 강자의 모습으로 손색이 없었지요.

더욱 취향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지만 베스트셀러였던 동명 원작이 주는 대중성도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에 비해 <검사 프린세스>는 '아이리스'와 '추노'의 조연들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드라마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초반 주목도는 낮았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얻었었던 <찬란한 유산>의 작가와 피디가 손을 잡고 내보이는 작품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무기가 되었지만, 대중성에 앞서는 '개취'를 '검프'가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보다는 1년 넘게 저주가 내린 MBC 수목드라마가 이 작품으로 화려하게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와 <신데렐라 언니>를 넘어서 수목드라마 최강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섣부른 예측까지도 이어졌습니다.

뚜껑이 열리며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이민호나 손예진이 아니라 작품의 엉성함이었지요. 연출과 극본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개취'를 보면 알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손발이 오글거리게 만드는 대사들과 어설픈 전개들은 배우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에 비해 '검프'는 초반 김소연의 극단적인 된장녀 포스가 질타를 받기도 했지만, 얼개가 잘 엮어진 극본은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고 '검프'만의 재미에 빠지도록 유도했습니다. 세상물정 모르는 부잣집 딸의 검사 이야기가 아닌 복수와 용서 그리고 화해로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는 '서변앓이'를 만들어내며 하나의 신드롬이 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이민호에게 있어야 할 신드롬이 방송 전에는 크게 주목 받지 않았던 박시후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하지요. 바로 등장인물인 서인후라는 역할이 주는 매력 때문이었습니다. 이민호가 연기한 '개취'의 진호와 박시후가 연기한 '검프'의 인우는 비슷한 과거를 가진 이들이었지요. 믿었던 사람들에게 당한 아버지의 배신과 죽음, 그리고 복수를 다짐하며 살아왔던 삶과 용서와 화해까지 이 두 남자 주인공의 극중 삶은 비슷하기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인우 변호사에게는 '서변앓이'라는 후한 평가가 이어졌지만, 전진호 대표에게는 '진호앓이'가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탄탄한 극본이 주는 캐릭터의 매력이 서변에게는 강력하게 집중되었지만 진호에게는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연기를 선보이는 연기자라 해도 그런 극본과 연출 속에서는 자신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완성형이 아닌 성장하고 있는 이민호에게는 아쉬운 작품이 아닐 수 없지요. 어설픈 얼개들과 바보 같은 결론들은 진호에게 감정 이입되며 극중 배역과 인물이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진한 감동이나 행복함은 사라진 채 이민호라는 인물에 대한 개인적인 선호만이 남겨졌습니다.

2. 이민호를 넘어서게 만든 배역의 힘

이민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관심이 적었던 박시후는 나름 탄탄한 줄거리와 멋진 배역으로 인해 이민호도 가지지 못한 '서변앓이'를 만들어냈습니다. 아무리 배역이 좋아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면 얻을 수 없는 평가이기에 최선을 다한 박시후의 서인후 역은 참 좋았습니다.

이민호로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의 이번 드라마는 절반의 성공에 그칠 뿐이었습니다. 엉성한 배역이 주는 연기력에 대한 논란이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는 없겠지만, 확실한 것은 이민호라는 배우로서의 상품성이 다시 한 번 대내외적으로 검증됨으로서 이후 연기 활동에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중간 중간 드러났던 부정확한 발음과 아직 완전히 버리지 못한 재벌남의 포스는 그를 여전히 한계에 머물게 합니다.

그가 더욱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소지섭이 '미사'에서 연기한 배역 같은 것을 맡게 된다면 완벽한 변신을 할 수 있겠지요. 너무 곱상한 그의 외모는 한정된 연기만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가 좀 더 배우로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버리고 배역에 올인 할 수 있는 특별한 캐릭터를 찾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평소에 알지 못했던 박시후라는 배우를 '검프'를 통해 발견했다는 것도 행복이었습니다. 강직하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수도 있는 남성은 모든 이들이 바라는 이상이기 때문이지요. 결코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완벽한 이 남자를 확실하게 연기한 박시후에 대한 사랑은 당연했습니다.

많은 마니아들을 양산하며 설득력 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한 '검프'와 쫓기듯이 정리하며 말도 안 되는 해피엔딩으로 열연한 배우들을 바보 만든 '개취'의 차이는 너무나 크기만 했습니다.  

서로 두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아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벌였던 그들은 이제 다시 시작점에 놓여있습니다. 이민호로서는 절반의 성공이 완벽한 성공을 넘어 확실한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뜀박질이 필요합니다.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힌 박시후도 연기자로서 확실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음 작품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각본과 연출로 인해 너무 달라져 버린 이 두 배우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앞으로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밖에 없는 소중한 배우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차기작에서 그들이 보여줄 연기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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