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 13회 역시 상당히 중요한 의미들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스토리라인을 따라 그것이 가지는 의미들을 분석해보는 리뷰를 작성해볼까 했는데, 도저히 잊혀 지지 않는 섬뜩한 장면이 저를 잡아끌었는데요. 정말 오싹하게 만드는 문근영이라는 배우를 보면서 정말 감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덧 24살이지만 아직도 국민여동생으로 어리게만 보이며, 발랄하고 귀여웠던 그 문근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었죠.

'죽여버릴거야' 보다 더 섬뜩한 은조의 '살려줘'

대성도가에 강숙을 찾는 이상한 사람의 정체는 바로 노름판 사채업자였는데요. 노름판에서 손목까지 내걸며 빛을 진 장씨가 급한 마음에 예전 강숙이 장씨를 떼어내기 위해 주려했던 그 돈을 기억하고, 강숙을 물고 늘어진 것이죠. 그렇게 강숙을 찾아가면 자신의 빛을 갚아줄거라고 사채업자를 달래게 되고 사채업자는 돈을 받기 위해 강숙을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대성도가로 강숙을 찾아온 사채업자는 장씨를 얘기하며 돈을 갚으라고 하는데요. 강숙은 어이도 없고 기가 차지만 은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알겠다며 일단 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은조와 함께 들어오던 효선이 전에도 한번 찾아와 강숙을 찾았던 수상한 그 남자를 보고, 은조에게 친척 중에 장택근이라는 사람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놀란 은조는 바로 강숙을 찾아가고 자초지종을 듣게 되는데요. 아무것도 아니라고 자신이 알아서 하겠다는 강숙을 믿을 수가 없는 은조는 자신이 그 일을 처리하려 합니다. 그래서 정우를 불러 돈을 주지 않으면 계속 대성도가를 들락거릴거라며 사채업자를 만나 돈을 주고 와 달라고 하는데요. 순간 본질적인 문제는 사채업자가 아니라 장씨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함께 따라가 장씨를 만나서 얘기를 하겠다고 합니다.

암튼 그렇게 다음날 일찍 은조와 정우는 사채업자를 찾아가 돈을 주고 털보장씨를 빼내오는데요. 정우가 털보장씨에게 국밥을 사주는 것을 기다린 은조는 다 먹고 나오는 털보장씨를 보고 차에 타라고 합니다. 정우에게는 기다리라며 자신이 2-3시간 이내 돌아오지 않으면 혼자 돌아가라고 하죠.

장씨를 태운 은조는 광란의 질주(?)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겁을 잔뜩 준 은조는 장씨를 산속의 호수가 앞으로 데리고 가서, 차에서 내리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는데요. 당장이라도 장씨를 묶어 산 속에 묻어버릴 것처럼 노려보던 은조는, 갑자기 무릎을 꿇으며 장씨에게 살려달라고 합니다.

나 좀 살려줘 아저씨, 살려줘요. 죽을 것 같아요.
나 맨날 맨날 죽을 것 같다구요. 간신히 살아요. 죽을 수 없어서 산다구요.
여기서 아저씨까지 얹히시면 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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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울 엄마 딸이야 아저씨. 송강숙 딸, 은조. 독한 년. 은조.
아저씨 술취해서 잘 때 확 죽여버리려 한 적도 있었어. 그거 몰랐죠. 아저씨.
나 정말 칼도 품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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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술 취해서 울 엄마한테 손찌검 할 때마다
이 손, 이 손 짤라버릴려고 칼 갈았었어.
고작 열 몇 살 밖에 안 된 계집애가 이 손 자르겠다고 날마다 흉하디 흉한 상상을 했었다고. 알아?
또 다시 그런 악몽 꾸며 살바에는 안 사는게 나아. 아저씨. 진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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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닥쳐 아저씨. 잘못했다는 말 하는 거 아니야. 잘못 했으면 다신 안 그래야 하잖아. 근데 아저씬 잘못했다 말하고 또 잘못하잖아. 지금 잘못했다고 말해놓구두 담에 또 똑같이 잘못할거야.
아저씨, 나 봐. 아저씨 잘못이 사람 하나 간단히 죽일 수 있다는 거 보여 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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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그리고 문근영의 표정 하나하나가 정말 잔잔하면서도 섬뜩했는데요. 특히 "나... 나... 나..."를 읖조리다가 자신이 강숙의 딸 독한 년 은조라며 표정이 점점 돌변하는 것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어쩜 저렇게 앳되고 귀여운 얼굴에서 그런 섬뜩한 표정을 지어내는지 정말 대단하더라구요.

그리고 손을 짤라 버리기 위해 칼 갈았다며 손을 덥석 잡는 장면에서는 마치 공포물을 보는 것처럼 헉 소리가 나더군요. 또 마지막에 잘못이 사람 하나 간단이 죽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돌아서는 모습도 정말 장난이 아니구나 저건 진심이다 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자포자기로 자신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독기로 세상을 버리려는 듯 말이죠.

그렇게 은조는 호수가로 가서 물속으로 점점 걸어 들어가게 됩니다. 놀란 장씨가 달려와 은조를 들쳐 매고 물 밖으로 나오는데요. 문근영은 바람의 화원 때도 물속에 빠지는 연기를 하면서 수중 촬영까지 할 정도로 연기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었죠. 이번 신데렐라 언니에서도 수중 촬영까지는 아니지만, 실제 호숫가에 목이 잠길 때까지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암튼 정말 매회 신데렐라 언니를 보면서 문근영의 연기에 감탄하게 되는데요. 1, 2회만 하더라도 국민여동생 이미지의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무뚝뚝하고 뚱해보여서 좀 어색했는데, 점점 볼수록 은조라는 캐릭터에 싱크 100%를 넘어서는 것 같습니다. 대사의 강약, 숨쉬기, 디테일한 표정과 상황을 주도하는 분위기까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화평론가, 블로그 http://skagns.tistory.com 을 운영하고 있다. 3차원적인 시선으로 문화연예 전반에 담긴 그 의미를 분석하고 숨겨진 진의를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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