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경기-인천 후보 신발끈 ‘질끈’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후보(왼쪽),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출정식에서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하는 뜻으로 운동화 끈을 매고 있다.ⓒ 탁기형 선임기자 한겨레
12일 오후 국회에서는 낯익은 모습이 연출됐다. 한나라당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김문수 경기도지사후보,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가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출정식에서 지방선거 필승을 다짐하는 뜻으로 운동화 끈을 매고 있었다.

이 모습 어디서 많이 본 모습이었다. 지난 2004년 3월 29일 한나라당이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4.15 총선 승리를 각오하며 운동화 끈을 맨 장면과 같았다. 당시 한나라당은 총선에서 '탄핵정국'을 뚫고 나가야하는 상황. 당사도 천막으로 옮겼다.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당관계자들은 신발을 운동화로 갈아 신었다. 운동화는 그야말로 한나라당의 부활을 상징하기도 했다.

▲ "이랬던 운동화가..." 2004년 3월 29일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출범식 당시 박 대표를 비롯한 선대위 위원들이 "열심히 뛰겠다"며 신었던 운동화들 ⓒ2004 오마이뉴스
당시 전여옥 대변인은 "중앙선대위 발대식을 끝낸 박 대표가 운동화를 신고 전국을 누비면 한나라당의 지지도가 서서히 회복되고 열린우리당의 일당 독재를 견제하려는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 의식이 살아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총선이 끝난 뒤 2004년 4월 17일 한나라당 천막당사 쓰레기통에 버려진 "총선 승리 각오 신발" ⓒ2004 <브레이크뉴스>
그러나 4.15 총선이 끝나고 난 후 4월 17일 민의를 상징하던 운동화는 쓰레기통에 버려졌다. 단 이틀만이었다. 관리인 아저씨는 혀를 끌끌 찼다. 아직도 새 운동화이지만 버려진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는지 국민들이 보내온 성원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인지 모른다.

12일 오후 국회. 한나라당 후보들의 모습은 희망찼다. 국민을 위해 뛰겠다는 후보자들의 각오는 가히 하늘을 찔렀다. 그들은 이제 발바닥에 땀날 정도로 뛸 것이다. 부디 열심히 뛰어주길 바란다.

그리고 6월 2일 지방선거가 끝나고 난 후, 후보들이 신고 뛰었던 운동화는 반드시 쓰레기통이 아닌 자신의 사무실에 놓여 있길 바란다. 그리고 그래야만 한다. 그것이 후보들을 바라보고 희망을 품었던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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