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전구장 만원이란 기분 좋은 기록에는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도 그 이름을 같이 했습니다.
대구는 이미 올시즌 들어 7번째 만원사례, 이날의 만원은 전날 롯데와의 평일 경기에 이어 이틀연속 만원관중으로 이는 대구구장의 드문(?)기록일 듯합니다.

선두를 질주하는 SK의 문학구장이 4번째, 지난해 챔피언 KIA의 광주구장은 올시즌 2번째 만원 관중이란 점에서도 비교가 되는 대목이죠.
인기팀 롯데가 올시즌 사직에서 2번의 만원을 기록했고, LG는 어제 경기가 홈으로 잠실에서 맞이한 2번째 만원이란 점에서도 대구의 7번째 만원은 대단해 보입니다.
다른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올시즌 삼성 라이온즈의 만원사례는 분명 달라진 모습, 야구장에 나갈 때마다 직접 느껴진다는 겁니다.

하지만, 삼성라이온즈의 인기가 과연 급상승했고, 그런 결과로 만원사례가 거푸 반복되는 걸까요?
대구구장의 만원 비결, 그 속사정과 마냥 행복하진 않은 씁쓸한 이면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무는 최근입니다.

삼성의 인기비결? 혹은 만원비결... 글쎄요, 과연 어떤 변화가 이런 현상의 직접적인 이유일까요?
기본적으로 야구의 인기가 전국적으로 엄청난 상승을 거듭하며, 과거부터 야구의 인기와 관심이 높았던 지역의 야구열기가 같이 살아난 측면이 클 듯합니다.

특히나 이런 변화는 젊은층에게 더 크게 작용한 듯한데요. 분명, 야구장에 사람들은 늘었고 지난해에 비해 야구장 자체의 분위기도 밝아지고 또 젊어진 듯하다는 거.
여기엔 분명 삼성의 중심 선수들이 젊은 층으로 바뀌었고, 그 선수들이 스타성을 발휘하며 팬들에게 어필한 측면이 커 보입니다.
-상대적으로 예전부터 야구장을 찾던 골수팬들의 모습은 줄어든 듯한 느낌을 준다는 거.-

하지만! 무엇보다, 대구구장의 만원 비결은 작은 야구장이란 점이 가장 큰 이유가 될 듯하다는...
뭐, 작은 야구장이란 한계는 다른 구단에도 있습니다.
우리 프로야구의 정식 홈구장 가운데 1만명 규모는 8개 구단 가운데 절반인 4곳, 대구 외에도 광주, 목동, 대전이 작은 야구장입니다.
하지만, 다른 만명대 야구장인 목동, 대전, 광주의 경우, 모두 1만 3천에서 4천명 사이를 보이는데 비해, 대구구장은 더 작은 야구장입니다.
-정확하게 1만석이 만원인 대구구장의 특징은 분명 손쉬운(?) 만원의 비결입니다.-

뭐, 작은 야구장이란 한계를 감안해도 시즌 초반 벌써 7번이나 가득 찬 관중으로 경기를 치렀다는 거, 대단하긴 합니다만.
롯데와의 경기가 펼쳐졌던 어린이날 같은 경우, 많은 관중들이 서서 관람하고, 표가 없어 돌아가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너무 작은 야구장의 한계가 명확하게 보이는 결과라고나 할까요?

과연 지금의 만원관중이 마냥 행복한 현상이자, 인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야구장은 시설이나 환경, 즐길거리와 먹거리에서 여전히 달라진 점이 없고, 팬들의 숫자는 늘어난 듯하지만, 열성적인 팬들의 불만은 여전한 삼성, 그리고 대구구장.
지금의 결과가 어떤 근본적인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란 사실은 씁쓸함을 더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해결책이라 할 야구장 신축,
야구장을 새로 짓는다는 이야기는 매년 반복되지만 구체적인 결과물은 보이지 않고, 팬들은 여전히 불안한 안전상황과 지저분한 환경속에서 야구를 봐야한다는 거.
오랜 지역의 삼성팬들은 지역의 올드스타, 혹은 연고 스타의 활약과 모습을 더 자주 보고 싶어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습니다.

시즌 초반 7번이나 만원을 기록했지만, 그렇기에 더욱 씁쓸한 대구구장의 현실, 만원관중이 즐거운 것보다 더 많은 고민을 주는 현실입니다.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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