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지도 못하는 월드컵 이야기, 가능하면 하지 않으려 했다.
최대한 월드컵 자체보다 그저 K리그와 관련된 이야기들, 그냥 소소한 느낌들만 말하려 했다.

하지만.

월드컵 중계가 어느덧 독점으로 서서히 흘러가는 이 마당에, 한마디 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 이제 와서 극적 타결이 이뤄진다 해도 그간의 모습들은 이미 실망스럽다.-

K와 M은 이미 현장에서의 월드컵 중계가 어려워진 상황, 경기 그림을 보며 중계하는 것이라도 하고 싶어 하는 가운데... S는 한국전과 북한전은 공동중계 논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 하는 걸 보면 쉽지 않을 듯하다.
-사실 솔까말, 한국전, 그리고 거기에 북한전까지가 월드컵의 목적 아니겠나?-
뭐, 3사가 똑같이 혹은 순차로 예선전을 하더라도, S가 시청률에서 나머지 2사를 이기긴 쉽지 않은 상황, 거기에 우리나 북한이 16강 이상을 진출하면 순차중계도 쉽지 않을 거다.

월드컵 중계권, 뭐 그건 어찌 결정되더라도 상관없다. 사실...

그런데, 축구중계란 거, 월드컵만 있는 건 아니다.
축구팬들, 국내의 적지않은 팬들, 특히 K리그의 열혈 팬들은 목소리를 높여 K리그에 대한 열의나 관심이 기준이라 여기고 주장한다.

따지고 보면, K본부는 그래도 "비바K리그"를 꾸준히 이어온 공로가 있으니 K리그에선 1등,
M본부도 유사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당장 지난해 개막 즈음과 시즌 말미를 봐도, 또 올해 개막 즈음을 봐도...
K본부와 M본부는 의미 있는 순간들마다 공중파 중계를 하는 작은 성의라도 보였다는 거다.

그에 비해 S본부, 지난해는 간신히 순서에 따라(?) 올스타전인 JOMO컵 한경기만을 공중파로 중계했다.
-그나마 스포츠채널의 중계도 후반전 생중계가 상당히 많았던 기억이 있다.-

올 시즌도 개막 초반까지 시큰둥하더니, -혹은 전략적으로 초반엔 접근하지 않더니(?)-
리그 8라운드에 접어들어 갑작스러운 공중파 중계를 선택한다. 10라운드는 스포츠채널로 무려 3경기를 커버하더니... 어린이날, 또다시 공중파 중계를 한단다. 허허... 갑작스러운 변화, 축구에 이제부터 애정이 생기신걸까?

모르겠다.
이번 월드컵 중계권 논란을 계기로 축구에 새로운 애정을 갖기로 마음먹었을지도...

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켜보겠다. 월드컵이 끝나고, 혹은 올해가 지난 뒤, S본부의 K리그 중계가 지금처럼 한달 내에 2번씩 이뤄지는 날이 올런지 말이다. 지금의 그것이 진심이라면, 오히려 그들의 단독 중계를 지지하고 관철시키라 응원하고 싶어질지도 모르겠지만... 결코 그러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금 갑작스러운 K리그를 향한 애처로운 관심, 왠지 더 기분 나쁘다.

앞으론 최소한... 월드컵 공동중계가 이뤄지건, 단독 중계로 펼쳐지건, K리그가 어느 정도 그 기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다. 그럴 정도의 논의와 장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처럼 어이없는 경쟁과 싸움, 그리고 어색하고 불편한 변화를 보기 싫기에!

스포츠PD, 블로그 http://blog.naver.com/acchaa 운영하고 있다.
스포츠PD라고는 하지만, 늘 현장에서 가장 현장감 없는 공간에서 스포츠를 본다는 아쉬움을 말한다.
현장에서 느끼는 다른 생각들, 그리고 방송을 제작하며 느끼는 독특한 스포츠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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