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지난 5일 YTN이사회는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MTN) 대표이사를 YTN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YTN노동조합은 최남수 전 MTN대표가 이번 YTN사장선거에 입후보할 때부터 선임 반대입장을 펴왔다. YTN 노동조합은 최근 긴급 대의원회의를 열고 최남수 전 대표의 사장 내정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는 한편 파업과 출근저지를 포함한 향후 투쟁 방향을 노조 집행부에 일임하기로 결의했다.

YTN노동조합이 최남수 전 MTN대표를 내정한 사장추천위원회와 YTN이사회를 비판하는 가운데 10일 전국언론노조는 YTN의 1대 주주인 한전KDN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정철회를 촉구했다.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진수 YTN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나 최남수 내정자에 반대하는 이유를 물었다.

10일 서울 을지로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열린 '최남수 YTN사장 내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진수 YTN노동조합 위원장을 만났다.

Q. YTN차기 사장으로 최남수 MTN 전 대표가 내정됐다. YTN노동조합은 최남수 내정자가 사장선거에 입후보할 때부터 반대입장을 밝혀왔다. YTN노조가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최남수 내정자에 반대하는지 궁금하다.

박진수 위원장 : 우리가 2008년부터 싸워왔던 목적은 '공정방송'이었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돼 공정언론을 해야한다는 큰 명제에서 싸움을 시작했고 그것은 작게는 우리회사의 생존과도 결부돼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실질적으로 공정언론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건 사장선임의 문제다. 사장선임의 문제는 회사의 미래와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하는 문제다. 2008년 언론장악의 시작점도 사장문제였다.

그런데 최남수 씨는 촛불민심과 시대정신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시대적인 명제를 제외하더라도 지난 9년 동안 이 사람의 행적을 보면 언론사 경영진으로서 적절치 않다. 언론사 경영진은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얼마나 독립적일 수 있는지, 공정방송의 의지가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그건 말로만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 사람의 그동안의 행적을 보면 나타난다. 최남수 씨는 YTN을 두 번이나 등지고 떠난 인물이고 떠났을 당시 행위를 보면 사장 내정은 더 기가 막힌 일이다.

최남수 씨는 2001년 처음 회사를 떠났다. 당시 최남수 씨는 회사 자기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회사는 최남수 씨의 해외연수기간을 1년 연장을 시켜주면서까지 그가 학위를 딸 수 있게 해줬지만 최남수 씨는 돌아올 때 YTN에 오지 않고 삼성으로 자리를 옮겼다. 굉장히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돌아오자마자 사표를 제출하고 삼성화재로 갔다. 지금 YTN에서 연수를 떠나고 바로 이직할 경우에 연수비를 전부 토해내게 돼있다. 이런 기회주의자, 이런 인사들 때문에 생겨난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최남수 씨는 2005년 삼성 계열사에서 몸집을 키운 뒤 다시 YTN에 입사했다. 사실 그때부터 이미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었다. 그런데 당시 노조위원장이 "최남수 씨는 보도국이 아닌 경영부분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여론을 무마했다. 최남수 씨는 재입사 후 경영기획실에서 근무하게 되었으나 1년 뒤 부국장 직위로 경제부장에 복귀했다. 심지어 당시 보도국 추천제가 있었는데 후보로까지 선출됐다. 본인이 지원했다.

그러다 2008년 3월 정권교체 이후 낙하산 사장이 온다는 소문이 돌고 분위기가 횡횡해지자 다시 머니투데이로 이직했다. 이직을 할 때도 보면 머니투데이 방송을 위해서가 아니라 머니투데이에서 당시 뉴스채널 방송을 준비했는데 본부장급으로 갔다. 그리고 9년동안 보도본부장을 거쳐 부사장, 사장까지 역임했다. 그런데 다시 YTN에 지원한 원서를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당연히 이사진이 이 분을 제외시키지 않겠나 생각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이사진은 최남수 씨를 지명했고 내정했다.

구성원과 노동조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왜 이 인사를 내정했겠나. 나는 회사 내 이사진들이, YTN의 개혁을 막고 청산을 두려워하는 세력들이 준동을 했다고 본다. 때문에 노동조합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이 인사를 막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Q.최남수 내정자가 두 번째로 회사를 나간 시기는 2008년 3월이고 YTN 해직사태가 본격적으로 발발한 시기는 2008년 10월경이다. 당시 3월부터 YTN 사태가 일정정도 예견되었던 상황이었는지, 그때 당시 사내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하다.

2008년 봄 당시 현덕수 YTN노조 위원장이 최남수 씨의 집을 찾아갔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나선 것은 10월 해직 사태지만 그전에 7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었고 당시 정권교체 후 봄에 이미 구본홍 씨가 YTN사장으로 임명됐다는 횡횡한 소문이 나돌았다. 그때 MBC의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촛불 쪽에서는 'YTN이 낙하산에 넘어갔다더라'라는 소문도 번졌다.

당시 현덕수 위원장은 최남수 씨의 집까지 찾아가 "후배들이 공정방송 투쟁과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곤란한 상황이 닥쳐와도 선배로서 중심을 잡아달라"며 부탁을 했다. 그러나 최남수 씨는 퇴사 의사를 접고 회사를 지키는 데 일조해달라는 부탁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떠났다. 조직의 충성도까지 크게 거론하지 않더라도 최남수 씨가 YTN을 보는 인식이 확연히 드러나는 사례다.

Q.최남수 내정자는 한 인터뷰에서 '후배들과 간극이 있지만 메워보겠다', '내 언론관과 후배들의 언론관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복직기자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부여하겠다'라고 밝혔는데 진정성이 있다고 보는가?

배석규 취임 당시 글을 봐도 비슷하고 구본홍 사장 취임당시 글도 비슷하다. 말로써 하는 행위들은 어떤 것도 담보화될 수 없다.

최남수 내정자가 "최소한 9년의 언론장악 기간의 의사결정구조에 있던 사람들은 책임을 묻겠다"고 글을 올렸다. 청산을 얘기하는 주체가 도덕적으로 우월하지 않으면 청산을 행할 수 없다. 누가 청산을 하겠다는 건가. 경영진 몇 명이 논의해서 하겠다는 건가. 어떤 잣대로 하겠다는 건가. 굉장히 애매모호하고 우리를 호도하는 것이다. 복직자는 어떻게 주요하게 쓴다는 건가. 본인이 9년 동안 회사에 없었는데 누구한테 어떤 얘기를 듣고 어떻게 적용하겠다는건가. 위험한 생각이다.

최남수 내정자는 YTN을 모르고 있다. 이사회는 노동조합이 반대하는 인사를 강행했다. 그럼 최남수 내정자는 누구의 조언을 받나. 최남수 내정자는 노동조합의 대척점에 서겠다는 것인가? 노동조합의 대척점에 서지 않고 귀를 기울이려면 최남수 내정자는 자기 거취를 밝혀야 한다.

최남수 내정자의 말은 허구다. 입바른 립서비스에 불과하다. 립서비스에 9년동안 당해온 사업장이다. 믿을 수 없다.

Q.사장을 선출하는 이사회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YTN노조와 언론노조 성명에 따르면 최남수 씨의 내정이 박근혜 정권 시기 임명된 이사들에 의해 회사 내-외부에서 어떤 압력이 작용한 결과라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압력이 작용했다고 보는가?

YTN은 공적 자본이 대거 투입된 회사다. 대주주는 한전KDN, KGC인삼공사, 한국마사회, 우리은행 등이다. 나는 촛불민심으로 태어난 현 정부의 기조에서 실질적으로 이사진이 회사가 잘되는 길에 역행할 리 없다고 순진하게 생각했다. 노동조합이 '이사회가 전면교체되지 않으면 사장인선을 못하게 하겠다' 같은 주식회사의 기반을 흔드는 상식에 벗어난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YTN노동조합은 최소한의 상식에 기반해 최소한의 시스템인 사장추천위원회를 요구했다.

그런데 지금 사추위와 이사회를 보면 결국 사추위는 유명무실한 시스템으로 작용하고 말았다. 대주주가 선임한 이사들과 사추위원들의 힘이 작용했을 때 시스템이 무방비하게 무너졌다.

어떤 검은 손들이 작용했다고 본다. 검은손들이 이사회를 준동하고 이사회는 박근혜가 선임한 이사였다는 점들이 융합돼 이런 결과가 나왔다. YTN구성원들 내부를 마타도어 하고 프레임에가둬 해직기자가 오면 회사가 절단난다는 식의 말을 여러군데에서 했던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Q.회사내부에 지난 9년간 적폐인사로 불릴 만한 인물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자리를 보존하기 위해 마타도어를 퍼뜨리거나 사장 선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가?

X들의 준동, 누가 왜 YTN 적폐청산과 개혁을 두려워 하느냐는 곧 적폐와 개혁을 막으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와 연결된다. 지난 9년간의 잔재가 사내 곳곳에 그리고 꽤 많은 중심부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 이사회 선임과정에서 최남수 인사에 대한 내부분위기는 굉장히 안 좋았다. 한쪽은 고통받는 9년이었고 한쪽은 호가호위하고 호의호식한 9년이었는데 그걸 어떤 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었겠나.

그런데 이사진 중 회사 내부인사인 등기이사가 내부 분위기를 이사회에 전달하지 않았다. 등기이사인 김호성 상무는 최남수 씨에게 표를 던진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원래 표결을 거의 하지 않고 만장일치제로 의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결로 갔고, 표결로 갔는데 회사 사정을 전해야 하는 등기이사가 최남수 씨에게 표를 던졌다면 이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김호성 상무는 이미 차기사장에게 본인의 거취를 맡기겠다고 한 인물이다. 본인의 이해관계를 자신이 선정하게 된 것이다. 상식대로라면 본인은 기권의사를 표했어야 하거나 또는 사내의사를 전달했어야 했다. 등기이사가 이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안 했거나 일부러 안 했다면 거의 X의 당사자가 아닌가 생각된다.

Q. 최남수 내정자가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머니투데이는 무노조 경영을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머니투데이는 무노조 경영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최남수씨는 그 회사에서 주요보직을 맡았던 분이고 자회사 사장까지 역임한 인물이다. 굉장히 우려스럽다. 과연 노동조합을 회사와 같이 갈 수 있는 상생의 파트너로 생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머니투데이에서 이 분의 행적으로 볼 때 노조와 상생은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본인이 회사를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달콤한 사탕발림을 하는 것이지만 결국 노조와 발 맞추지 못하고 본인의 경제논리와 어떤 치적으로 회사를 운영해나갈 것이다.

12월 주주총회에서 사장이 최종임명된다.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보기 어려운데 향후 YTN 노동조합은 어떻게 상황을 이끌어갈 계획인가

조준희 사장이 5월에 나간 후 빨리 신발 끈을 동여매고 뛰어야 될 상황에 이런 구체제 적폐세력 잔당들의 선동에 의해서 정상화가 늦어진다는 게 가슴아프다. 우리는 최남수 내정자에 대한 문제제기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합원들과 함께 이 부분을 헤쳐나갈 계획이다. 가깝게는 다음 주 쯤 집행부 회의를 거쳐 내정철회집회 등 수위를 논의할 생각이다.

앞으로 벌어질 노동조합의 전략, 그 몫은 이제 최남수 씨에게 던져졌다. 최남수 씨가 거취표명을 하든 뭘 하든 그 사람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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