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혹시 밤새 주문이라도 좀 많이 들어올까 해서 밤을 지새는 중인데 잔잔한 감동의 소식 하나를 접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재작년과 작년 2시즌동안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호주출신 브래드 토마스가 빅리그 첫승을 올렸다는 낭보다.

일본에서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의리를 지키며 한화와 재계약했었고, 금전문제를 떠나서 마지막 메이져리거로의 도전을 감행했던 토마스...

아내의 건강이 나빠져서 병원에서 밤새 간병하며 곁을 지키느라 또한 훈훈한 감동을 주었고 딸 시에나가 너무나 귀여워서 사랑받기도 했던 기억.

토마스가 일본에서 재계약에 실패하고 한국으로 왔을 때는 반신반의했지만,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강점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다.

국민감독과 함께 한화에서 2년, 팀의 몰락을 안타깝게 지켜보기도 했지만 확실한 것 하나는 한국야구에서 실력과 경험이 늘었다는 점일 것이다.

흔히들 일본야구를 현미경야구라 한다. 철저한 데이타분석에 의한, 흡사 컴퓨터 프로그래밍같은 야구를 구사하고... 사실 무지 재미없다.

그저 아시아 홈런왕 승짱이 뛰고 있기에 또 미스터 제로 임창용, 이혜천, 별명이와 꽃범호가 가 있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뿐이다.

일본야구에서 퇴출되었다가 한국에 와서 부활 후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되거나 본토 메이져리거로 승격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우즈는 두산에서 야구를 배우고 일본 가서 떼돈을 벌었고, 페타지니는 엘지에서 부활 후 다시 일본으로 돌아갔다.

퇴출직전이긴 하지만 왈론드 역시 마찬가지고, 기아출신 스캇 시벌이나 유격수 윌슨 발데스도 마찬가지다.

자국의 스포츠를 견리그, 견비오, 견비엘이라 폄하하는 모든 한심한 인간들은 이런 현상을 무어라 설명할 것인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메이져리그와 트리플에이를 오가면서 4시즌 간 빅리그 통산 3패의 초라한 기록만을 남긴 채 바다를 건넜던 토마스였다.

그런 토마스의 가능성을 보고서 선발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대단하지만, 오늘 구원등판에서 처음 상대했던 타자가 누구던가? 조 마우어다.
5회 초에는 선두타자 짐 토미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후속 3타자를 깔끔하게 요리했고 6회 초엔 선두타자 하디에게 2루타를 맞고도 실점하지 않았다.

토마스에게는 승운도 따라줘서 6회 말 팀 동료들이 대거 6득점을 뽑아 미네소타 투수진을 두들겼다. 야구에서 우연은 결코 없다.

투수가 공격적이고도 스피디한 승부로 야수들의 수비부담을 덜어주고자 애쓴다면 반드시 동료 타자들은 힘을 내게 되어 있다.

비록 호주출신 용병이었던 한 투수의 어쩌면 별 볼 일 없는 단순한 1승일지도 모르지만,

그가 한국에서 활약했고 한국에서 야구를 배워갔으며 한국팬들에게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주었던 선수인지라 더욱 정감이 간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디트로이트의 롱릴리프 역할을 수행중인 브래드 토마스에게 신의 가호를, 가족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이젠 어느 누구도 한국야구, 한국축구, 한국농구 등 대한민국 스포츠를 평가 절하하는 외국인들은 없다.

다만 진정 자신들이 우물 안 개구리인 줄도 모르면서 자국 스포츠를 욕하고 폄하하는... 우리 가까운 주변의 돌머리들은 곧잘 볼 수 있음이 안쓰럽다.

한국인이여, 한국 스포츠에 자긍심을 갖자~!

좋아하는 스포츠를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 프로토... 토사장이 독점회사인게 아쉽긴 하지만...
( 無名冬客 http://blog.daum.net/gleehong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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