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0일 월요일 MBC <생방송 화제집중>의 한장면이다.

저녁 시간 TV는 다이어트의 적이다. 분명 TV가 저녁시간에 많이 먹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말한 것같지만 시치미떼고 음식을 권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외식'이고, '외식'은 자연스럽게 '과식'으로 이어진다. 마치 이 정도 유혹을 견뎌야 날씬해 질수 있다며 강하게 훈련을 시키는 듯하다.

훈련은 저녁 5시가 넘으면 시작된다. MBC <생방송 화제집중>이 5시 20분, SBS <생방송 투데이>가 5시 35분, KBS <무한지대 큐>가 6시 10분이다. 이 세 프로그램은 엇비슷하다. 주로 그 주에 이슈가 되는 화제의 현장들을 찾는다. 나머지는 사실 음식정보로 채워진다.

나쁘지는 않다. 직장인이라면 매일 똑같은 회식을 하는 것보다는 TV가 소개한 색다른 음식점을 찾을 수 있어 정보가 된다. 가정에서는 제철 재료들로 저녁식탁을 차린다면 건강에도 좋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식당이 얼마나 많은가? 'TV에 나왔던 음식점'으로 생계에 도움을 준다면 환영이다. 단, 그게 매일이라면 좀 너무하지 않은가?

KBS <무한지대 큐>, MBC <생방송 화제집중>, SBS <생방송 투데이>의 지난주 방송내용과 10일 방송분을 비교해보자. 음식에 관한 정보가 들어간 코너만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KBS <무한지대 큐>(월~목) = '이 맛에 산다, 우리 마을 겨울 별미', '뜨끈뜨근 화끈한 맛, 가마요리 대령이요~'(3일), '살아있는 바다, 여수별미여행!', '오동통 겨울별미, 골뱅이', '건강한 변신, 웰빙 김장 비법 대공개'(4일), '제주야한마다 은빛대격돌 꽃멸치 VS 은갈치', '국물이 끝내줘요-겨울철 전골 납시오'(5일), '사극 전성시대! 궁중스타일이 뜬다', '쫄깃하게 씹힌다! 기찬 맛 수육', '한 잔에 겨울을 담는다! 팔도 술 이야기', '추억의 공간! 신다락방 열전'(6일), '짜릿한 겨울의 맛, 넙치와 볼락', '추억이 있어 좋다! 호떡 이야기'(10일).

▲ MBC <생방송 화제집중>(월~금) = '어(漁)! 말려야 커진다?', '뽑고 늘리고 누른다! 음식의 전설 국수'(3일), '굴맛이 꿀맛?! 지금 통영은 굴천하', '제주도 겨울별미 총집합'(4일), '겨울 남도 별미 송어 vs 누치'(5일), '겨울바다 접수한 못난이! -물메기', '바다 해초의 매력 속으로~모자반 & 한천', '낙안 손두부 할머니의 두부는 내 운명'(6일), '남해바다진객! 청어 vs 볼락', '사연이 있는 밥상 어머니와 고등어'(7일), '추위,게~물렀거라! 대게 완전정복', '맛 파파라치! 최고의 맛을 찾아라 굴요리'(10일).

▲ SBS <생방송 투데이>(월~금) = '겨울 스페셜 오징어가 몰려온다! 대포알 오징어 VS 갑오징어', '유령 식당의 비밀'(3일), '추적! 소문난 맛집'(4일), '일년을 기다렸다! 동해 박달대게!', '12월이 맛있다! 반값 가족외식', '겨울 최강! 길거리음식의 大변신!'(5일), '바다의 귀족, 대구가 돌아왔다', '시장통! 대박식당의 비밀'(6일), '대학로에 가면 0000을 꼭 먹어야 한다?!'(7일), '유령식당의 비밀', '남해 바다의 보물을 낚아라! 거제 호래기 VS 통영 감성돔'(10일).

밥은 매일 먹어야 하니 음식정보가 매일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비슷한 시간대에 나오는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이제 식상할대로 식상하다. 제철음식이 프로그램에 따라 다를리 없고, 음식유행도 비슷하다보니 지루하기도 하다.

균형을 좀 맞췄으면 좋겠다. 안그래도 인터넷에 음식점 정보는 넘쳐난다. 그 속에서 홍보글과 순수 음식점평을 구분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매일같이 TV에서 식당 밥상위에 가득차 있는 음식을 보고 있자면, 식사는 꼭 저렇게 상다리 휘어지게 차려놓고 많이 먹어야 맛인가라는 의문도 든다.

요즘 지상파 방송사들의 저녁시간대 편성경쟁이 치열하다. 드라마나 시트콤을 파격편성하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기존 프로그램부터 변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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