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 현장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적폐위원장', '이효성 씨', '이효성 교수', '방통위원장이라고 하는 분' 등으로 비하해 논란이다. 여당 의원들이 즉각 시정을 요구했으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사실상 이를 거부했다.

13일 방통위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방통위원장을 향해 모욕적인 언사를 남발했다. 박대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질의 과정에서 "방통위원장이라고 하는 분에게 묻겠다"라며 "언론노조 MBC본부를 만난 적 있나?"라고 물었다. 이효성 위원장은 "저를 지칭하는 것 같지 않아 답변하지 않겠다"고 답변을 대신했다. 그러자 박대출 의원은 이번에는 "그러면 이효성 씨, 이효성 교수라고 하면 되겠느냐"라며 이후 질문에서 '위원장'을 '교수'로 호칭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박대출·김성태 의원과 대한애국당 조원진 의원이 발언신청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도 오전 질의에서 이효성 위원장을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적폐청산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데, 방통위원장이라고 앉은 사람이 적폐위원장"이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 시간 이후로 모든 질의에 (이 위원장을)적폐위원장이라고 명명해 부르겠다"고 선언했다. 실제로 김 의원은 이후 "적폐위원장께 질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성 위원장은 "적폐위원장이라고 규정하는데 제시하는 근거가 없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여당의원들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호칭비하를 즉각 비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의원은 "계속 적폐위원장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대단히 귀에 거슬린다"며 "적폐위원장이라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법적으로 임명이 되신 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호칭비하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지금 위원회가 이효성 방통위원장 상대로 질의를 하는 것 맞지 않나"라며 "'방통위원장이라는 분', '이효성 교수'같은 말에 대해 적절한 조치 해주시길 바란다"고 신상진 위원장에게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위원장은 말그대로 위원장"이라며 "왜 호칭을 가지고 인격을 모독하고 깎아내리는 걸 반복하나"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에 대해 '방통대군'이라고 불렀나? 위원장이라고 꼬박꼬박 말했다"며 "위원장이 호칭에 문제가 없도록 분명하게 제재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칭비하 발언을 한 박대출 의원은 "동료의원의 그런부분(발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계속하면 맞대응 할 수 밖에 없다"며 "동료의원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 지침을 내리는 것은 뭔가"라고 해 사실상 요구를 거절했다.

발언을 아끼던 유승희 민주당 의원은 "지금 이효성 방통위원장을 적폐위원장이라고 규정하고 문재인 정부가 언론을 장악한다는 것으로 공격하는데 이런 적반하장이 어딨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의원은 "언론의 독립성·중립성·공정성이 문제되니 특별단속 하자고 했지만 무력화시킨 게 어느 당인가"라며 "지금은 적폐청산을 해야한다. 방송적폐를 청산해야하는 위원장의 의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이정현 홍보수석이 세월호 사건을 은폐하려고 KBS에 전화하고, 최시중 임명해서 정연주 찍어내고, MBC에서는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고통받았나"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 부끄러운 줄 알라"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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