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MBC가 KBS 김경민 이사의 사퇴 소식에 대해 "정권개입 의혹이 제기됐다"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개입의혹을 제기한 KBS노동조합 입장을 받아 전했다. KBS노동조합은 주로 방송기술직 구성원들이 소속돼 있는 조합으로 사측과 교섭을 진행 중에 있다. 현재 KBS총파업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이끌고 있다.

MBC는 11일 메인뉴스 '뉴스데스크'를 통해 김경민 KBS이사 사퇴 소식을 전하며 "KBS 내부에서는 정권 실세의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뉴스데스크'는 "한양대 출신인 임종석 비서실장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KBS노동조합의 입장을 전했다.

MBC뉴스데스크 10월 11일 <김경민 KBS 이사 돌연 사퇴…"정권실세 개입 의혹"> (MBC뉴스데스크 캡처)

'뉴스데스크'는 "KBS이사 중 1명의 이사가 더 물러나면 KBS 경영진이 교체될 수 있다"며 상황을 가정했다. 이어 "민주노총산하 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은 지난달 김 교수가 근무하는 한양대학교까지 찾아가 사퇴요구 집회를 열기도 했다"면서 "대학캠퍼스에까지 와서 이러는 건 대단히 부당한 상식을 넘는 침해행위"라고 밝힌 김 이사의 입장을 전했다.

KBS노동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권력 개입에 의한 사퇴라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며 "김경민 교수의 갑작스러운 사퇴가 한양대 출신 정권실세가 개입한 결과물이라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KBS노동조합은 "각종사퇴압박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김경민 교수가 갑자기 사의를 표명했다"는 입장만을 전할 뿐 해당 의혹이 누구로부터 제기됐는지, 근거는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KBS노동조합은 "'민주당 언론장악문건'이 김경민 교수의 사퇴로 현실화됐다"고 결론지었다.

'뉴스데스크'는 '정권실세 개입의혹'을 제기하고 "민주당 언론장악 문건대로 진행된 결과"라고 발표한 KBS노동조합의 입장에 대해 별도의 사실확인 없이 보도자료 그대로를 인용보도했다.

MBC뉴스데스크 9월 8일 <'공영방송 경영진 교체' 문건, 왜 만들었나?> (MBC뉴스데스크 캡처)

앞서 MBC의 경우 지난 달 7일 구 여권추천으로 선임된 방송문화진흥회 유의선 이사가 사퇴했다. '뉴스데스크'는 당시 유의선 이사의 사퇴 소식을 '민주당 문건'과 연결지었다. 뉴스데스크는 '민주당 문건'에 "공영방송 야권 추천 이사들의 부정과 비리를 부각시켜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며 "실제로 유의선 방문진 이사가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화여대 교수이기도 한 유 이사에 대해 사퇴 압력이 가해졌다면 명백한 불법 행위로 처벌 대상이라는 말도 있다"면서 '언론장악음모'라는 자유한국당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KBS와 마찬가지로 39일째 총파업 사태를 맞고 있는 MBC가 KBS에서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자 공영방송 총파업 사태에 대해 '언론장악' 프레임을 씌우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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