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회 방송을 하기 어려우니 마지막회로 예정되어 있던 '태사기스페셜'을 방송하겠다."

지난달 29일 MBC <태왕사신기> 23회 방송을 앞두고 김종학 프로덕션 측에서 한 이야기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위원장 박성제·MBC 노조)는 지난 6일 발행한 노보에서, 김종학 프로덕션이 11월 중순경 제작시간 부족을 이유로 이 같은 요구를 했다며 "참으로 무책임하고 오만한 요구가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 12월6일 발행된 MBC 노보.
결국 이날 <태왕사신기>는 평소보다 20분 가량 지연된 밤 10시15분부터 방송됐다. 드라마 시작 때까지 편집이 덜돼 <뉴스데스크>와 <스포츠뉴스>를 늘려 방송한 것은 이미 알려진 얘기다.

MBC 노조는 "회사는 이런 파행 편성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사전 고지조차 하지 않아 정해진 시간에 프로그램을 보고자 했던 많은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MBC 노조는 이번 '파행방송' 사태에 대해 김종학 프로덕션 측이 시청자들에게 사과 한 마디 하지 않고 있다며 '오만'을 지적했다.

"430억 원의 대작이기 때문에, 아니면 부상투혼을 불사른 욘사마의 출연작이기 때문에 결방되지 않고 방송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야 한단 말인가? 너무나 오만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방송사에 대한 끊임없이 제작사의 권리를 주장하는 그들이 방송프로그램 제작진으로서 시청자들에게 지고 있는 의무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깊은 성찰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MBC 노조는 MBC 임원진에 대해서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태사기'에 대한 실질적인 관리를 부사장과 제작본부장이 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사전전작을 표방하고 나선 드라마가 당일 방송시간도 지키지 못한 웃지 못할 촌극이 일어날 지경까지 회사 임원들이 무기력하게 끌려 다니기만 했다면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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