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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김형곤을 떠올리게 하는 장동혁 사건[블로그와] 자이미의 베드스토리
자이미 | 승인 2010.03.25 10:16

80년 신군부가 들어서며 핏빛으로 물들인 정권을 희석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선전전이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펼쳐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3S가 명명된 대중의 관심을 극대화할 수 있는 주제들이 사회 전반을 감싸며 총을 든 정권은 뒷짐진채 자신의 권위를 만끽하던 시절이 다시 돌아오는 듯해서 섬뜩합니다.

   
 

시사풍자 김형곤을 떠올리게 하는 장동혁

성과 스포츠와 영화를 대중들을 호도할 가장 중요한 도구로 사용한 정권과 현재 우리의 모습을 보면 무척이나 닮아있습니다. 뉴스를 꾸준하게 보셨던 분들이라면 새로운 3S가 재림하며 더욱 강력해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과거 언론 통폐합을 주도하던 군사 정권처럼, MB정권도 언론 장악은 정권의 목적이자 절대 가치였습니다.

그렇게 낙하산과 '쪼인트'로 자신들의 권세를 자랑하던 그들의 바람처럼 언론 장악은 현실이 되었고, 여기저기 자신의 치적을 알리는데 혈안이 된 인사들로 넘쳐나는 대한민국입니다. 연일 보도되는 내용들을 보면 기겁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 넘쳐나니 과연 2010년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2006년 3월 11일 숨진 김형곤은 우리나라에 시사코미디의 진수를 알려준 코미디언이었습니다. 그의 시사 풍자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신군부의 통치가 극에 달했던 80년대에 보여 졌다는 것일 겁니다. 전두환을 닮았다는 이유만으로도 방송출연 정지를 당하던 시절에 사회를 풍자하는 코미디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닐 수 없었지요.

   
 

1980년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KBS의 <유머 일번지>에 출연했던 김형곤이 자신의 역작이자 최고의 작품들이었던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탱자 가라사대'를 통해 사회를 신랄하게 풍자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었습니다. 스스로 회장님이 되고 탱자가 되어 늘어놓는 입담들은 촌철살인으로 돌아와 풍자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가르쳐 주었었지요.

그러나 그런 시사 풍자는 독재자의 심기를 건드릴 수밖에는 없었고 당시 최고 인기였던 프로그램은 폐지되어야만 했습니다. 감히 각하의 심기를 건드리는 김형곤은 눈엣가시였으니 말입니다. 그가 세상을 떠나며 시사풍자의 맥은 끊기고 더 이상 촌철살인 같은 코미디가 사라진 상황에서 김형곤의 후배들이 다시 한 번 시사풍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공개 코미디였던 <유머 일번지>의 뒤를 이어 롱런하며 사랑받고 있는 <개그 콘서트>에 동네 형으로 등장해 대중들은 알지만 정작 소수의 권력자들만 알지 못하는 상식에 대해 일갈하는 '동혁이 형은 김형곤의 부활'처럼 풍자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런 장동혁에게 포퓰리즘이라 명하며 비판하던 수구세력들은 나아가 KBS 사장마저 움직이게 만들었습니다. MB의 마음을 세기고 이를 공표하면 낙하산들이 직접 일을 수행하는 그들만의 시스템이 이번 사건에서도 여실히 보여 지고 있습니다.

   
 

KBS 사장으로 있는 MB맨 김인규는 "앞으로 '동혁이형'을 관심 있게 보겠다"며 봄철 개편에 대한 가이드라인까지 정하며 장동혁 제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절대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KBS에서 MB를 노하게 할 만한 내용을 늘어놓는 개그맨을 단속하지 못한다면 그게 이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듣기 싫은 소리들일지 모르지만 틀린 말 없는 동혁이 형의 샤우트는 일요일 저녁의 즐거움입니다.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는 일주일간 우리 사회의 중요한 사건을 동네 형이 사설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권력의 시녀 혹은 권력을 삼킨 괴물이 되어버린 언론에서 하지 못하는 논평이나 사설을 개그맨이 재미있게 시청자들에게 이야기해주는 것에 심통 나셨나요?

설마 자신들은 쓰지도 못하는 내용을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동혁이 형에게 자리라도 빼앗길 거 같아 두려우셨나요? 80년대 시사 풍자를 했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야 했던 김형곤이 만약 살아 있었다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웃음마저 거세당한 사회가 민주 사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노무현 정권시절 대통령을 비하하고 욕까지 해대던 그들이 자신들의 정권이 들어섰다며 총칼보다 무서운 돈으로 국민들을 우롱하고 바보가 되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중세유럽의 암흑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2010년 대한민국. 이젠 웃음마저도 그들 입맛에 맞아야 하나 봅니다.

영화를 꿈꾸었던 어린시절의 철없는 흥겨움이 현실에서는 얼마나 힘겨움으로 다가오는지 몸소 체험하며 살아가는 dramastory2.tistory.com를 운영하는 블로거입니다.
늘어진 테이프처럼 재미없게 글을 쓰는 '자이미'라는 이름과는 달리 유쾌한 글쓰기를 통해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도록 노력중입니다.


자이미  mfmc8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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