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이준상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김장겸 사장의 삶을 ‘기회주의 외길인생’이라고 평가했다. 현장 기자로 일하는 동안 단독 보도는 없고 리포트 수는 적은 ‘별 볼일 없는 기자’였지만 정권 실세들과의 인맥을 통해 ‘무소불위의 실세’ 자리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총파업’ 3일째를 맞은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6일 오전 9시30분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1층 로비에서 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서 언론노조 MBC본부 남상호 민주언론실천위원회 간사는 이날 ‘흥미진진 부역자 인물열전’이란 코너에서 김장겸 사장의 삶을 소개하고 비평했다.

발언하는 김장겸 MBC 사장(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고용노동부의 부당노동행위 혐의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장겸 MBC 사장이 5일 오전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에 출석하며 발언하고 있다2017.9.5 saba@yna.co.kr (끝)

1987년 MBC에 입사한 김 사장은 20년 간 현장 기자로 일했다. 이 기간 동안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에서 540개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1년에 27개, 월 평균 2.2개에 꼴이다. 리포트 유형별로는 국제 28.7%(155개), 국제-런던특파원 22.4%(121개), 사회 22%(119개), 정치 16.5%(88개) 순이다. 남 간사는 “월간지 기자도 아니고, 이쯤 되면 회사에 놀러다니는 수준”이라면서 “단독은 한 건도 없었다. 20년간 단독을 한 건도 못하는 건 쉽게 상상되질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총파업 특보에서 “김장겸은 ‘별 볼일 없는 기자’였다는 동료들의 평가를 받았다”면서 “빌 게이츠 사망’이란 대형 오보, 특파원 시절 교민 사회와 관련해 잘못된 보도를 한 뒤 피해자에게 오히려 ‘MBC가 우습냐’고 협박한 일화도 알려져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런던 특파원에서 귀임한 직후인 2008년 보도국 사건팀장을 시작으로 2013년 5월 보도국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연이어 보직을 맡았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첫 보직인 사건팀장 시절, 2008년 6월 촛불집회 당시 전경이 여대생의 머리를 군홧발로 밟는 영상이 화제가 됐지만 이 보도를 가로막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가 6일 발행한 총파업 특보.

언론노조 MBC본부는 이밖에도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네트워크 부장이던 김 사장은 봉하마을 취재진의 보고를 묵살하고 리포트 수를 줄였다. 이밖에도 ‘내곡동 사저 매입 누락 축소’,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왜곡 편파 보도’ 등의 공정보도 말살 행태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보도국장 당시 편집회의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해 "완전 깡패네. 유족 맞아요"라는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했고, 팽목항 상황과 관련해선 "누가 글을 올린 것처럼 국민 수준이 그 정도", "(정부 관계자의)무전기를 빼았아 물에 뛰어들라고 할 수준이면 국가가 아프리카 수준"이라는 등의 막말을 퍼붓기도 했다. 또한 보도본부장 시절에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축소 보도하고, 탄핵을 요구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축소, 태극기 집회 여론은 확대 보도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사장은 기자 2년차였던 1988년 12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 대학원에서 ‘집권자의 이미지메이킹을 위한 언론의 역할-제5공화국·서울신문의 이데올로기적 기능을 중심으로-’란 제목의 석사논문을 썼다. 75쪽에 달하는 논문에는 전두환 정권을 미화한 언론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남 간사는 “만일 권력자에 대해 피지배자 대부분이 정통성도 인정하지 않고 폭력적 억압으로만 인식하게 된다면 권력은 외관상으로 강력하게 보일지라도 실제로는 굉장히 허약한 것”이라는 김 사장이 논문에 쓴 내용을 언급하며 “이 말을 그대로 김 사장에게 돌려드리고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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