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4월호의 김우룡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인터뷰로 인해 MBC의 인사개입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언론 및 시민사회단체들이 “청와대가 직접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반발했다.

MBC사수시민행동과 미디어행동은 1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권은 YTN, KBS 등 주요 언론기관에 낙하산을 투하했고 마지막으로 MBC에서 완전한 방송장악을 고지에 앞뒀지만 거꾸러지고 말았다”며 “큰집의 핵심관계자는 나와서 자백하라”고 촉구했다.

▲ 19일 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MBC 조인트 깐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밝혀라' 기자회견의 모습ⓒ권순택

“청와대가 가리려고한다면 더 큰 저항 부를 것”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정권의 사주를 받아서 MBC를 장악해 갔다는 김우룡 이사장의 막말이 도를 넘었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짐작했던 것들이 김우룡 이사장의 입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며 “MBC를 정권의 세력다툼 및 장기집권의 먹잇감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분통 터진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쪼인트를 까였다는 김재철 MBC 사장을 비롯해 낙하산 인사들을 즉각 MBC에서 몰아내는 일만이 이 사건을 바로잡는 길”이라며 “이 사실을 헤아리지 못하고 청와대가 가리려한다면 더 큰 저항과 반발만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수호 민노당 최고위원도 “KBS를 장악해 들어올 때부터 이 정부가 어떻게 독재를 구축할 것인지 봐왔다”면서 “김우룡 이사장이 본인의 입으로 밝힐 줄은 몰랐다. 솔직히 이야기 한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명박 정부의 음모를 그대로 묵과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성균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은 “정권이 KBS에 이어 MBC 마저 접수하려고는 하지만 MBC 내부에서는 아직 정권의 부당함에 싸우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또 정권은 KBS를 접수했다고는 하지만 새로운 KBS 노조가 출범하는 등의 저항의 움직임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MB는 질 수밖에 없는 싸움을 하고 있고 제 무덤을 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만약 김우룡 이사장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파면시켜야”

김영호 미디어행동 대표는 “김우룡 이사장의 <신동아> 인터뷰는 양심고백 같은 소리로 볼 수 있다”며 “‘큰집’은 청와대를 지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우룡 이사장의 'MBC 좌파 대청소' 발언과 관련해 “이 시대에 차지철이 있는지 도대체 이게 웬말이냐? 어떻게 언론인들을 좌빨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MB 정권의 쪼인트 사건은 진실 전말이 밝혀져야 한다”며 청와대를 향해 “만약 김우룡 이사장이 거짓말을 했다면 그를 파면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어제(18일) 오후 ‘김우룡’이 포털 검색어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이번 사건은 온 국민들에게 알려진 일”이라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MBC 청문회는 반드시 성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장소에는 평소보다 많은 경찰병력이 배치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기자회견의 사회를 본 허경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간사는 “최근 언론장악의 배후로 청와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말이 있는데 그것을 반증이나 하듯이 경찰들이 나와서 무언의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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